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91195706501
· 쪽수 : 612쪽
· 출판일 : 2016-03-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 7
1. 카포러! _ 19
2. 약탈혼 _ 30
3. 사랑의 도피 _ 65
4. 흑마 설상비 _ 103
5. 추문 _ 133
6. 난투전 _ 163
7. 하얀 천막 _ 212
8. 도망자와 살인자 _ 250
9. 동행 _ 268
10. 기약 없는 도망의 길 _ 304
11. 쑹화강에서 _ 327
12. 맹세 _ 356
13. 거대한 마구간 _ 383
14. 시험 비행 _ 400
15. 이리의 추격 _ 427
16. 환송식 _ 447
17. 뎬시 대반격 _ 483
18. 전출 _ 506
19. 사랑의 씨앗 _ 530
20. 두 가지 부탁 _ 545
21. 투얼지의 사명 _ 565
후기 _ 605
책속에서
9년의 라마승 생활과 2년의 군인 경력은 서로 너무나 큰 차이가 있어 늘 투얼지를 괴롭혔고 항상 마음을 졸여야 했다. 그의 사적인 일은 시캉에서 함께 입대한 고향 친구들 중에서도 아는 이가 드물었다. 불교도와 군인을 비교한다면, 그에게 전자는 고기를 먹지 않고 불경을 읽으며 모든 생명과 함께하는 착한 사람이며, 후자는 총을 들고 사람을 죽이는 전사였다. 물과 불처럼 서로 섞일 수 없는 둘을 영혼 속에 한꺼번에 담고 있자니 그의 생명 역시 혼란과 무질서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무질서 속에서 그는 자신의 용맹함과 지혜를 바탕으로 군대를 떠나지 않으면서 동시에 선행을 할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을 찾았다. (중략)
그 후 관(關) 사단장의 배려로 투얼지는 의무병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선택이 받아들여져서 대단히 기뻤다. 이 선택으로 그는 살상무기인 총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또 불교 신앙을 지키고,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고, 부상당한 전우들을 고통에서 구해줄 수 있으니 일석삼조였다.
-프롤로그 중에서
마이탕 초원. 그곳에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아직 어슴푸레한 하늘과 초원은 점차 어렴풋이 두 가지 색으로 구분되었다. 그 순간의 마이탕 초원은 유난히 고요했다. 심지어 무릎보다 높게 자란 피감초(披?草)는 모두 가지런히 풀끝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공기를 움직이는 사자(使者)인 바람이 여전히 졸고 있는 게 분명했다.
바람은 시간의 품속에 누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앞을 향해 서둘러가는 시간은 하늘 위쪽의 색을 밀어내고 천천히 짙은 푸른색으로 물들여가고 있었다. 아래쪽의 색은 여전히 암흑이었다. 이 두 색이 결합한 부분은 어두컴컴한 빛과 그림자의 경계선으로, 희미하고 깊숙함 속에서 모든 초원의 생명체를 암시하고 있었다. 시간은 판에 박힌 듯하지만, 시간을 엄수해 고요함 속에서 새로운 하루로 나아가고 있었다. 초원의 민첩한 낮이 곧 시작될 것이다. (중략)
마이탕 초원의 지평선이 흑백의 빛과 그림자로 분명히 나뉘는 때, 궁부의 가족들이 사는 검은색 천막의 문이 걷히고 빛 한 줄기가 새어 나왔다. 그 빛은 근육이 잘 발달되어 튀어나온 궁부의 가슴팍과 오른팔 위를 비추고는, 팽창된 근육 위에 짙은 갈색의 금빛을 칠해놓았다. 그는 밤색 말의 고삐를 끌어당기고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얼굴을 양가죽 짱파오의 털 깃에 바싹 갖다대고는 인내심을 가지고 조용히 기다렸다. 뒤에 있는 말 세 필의 윤곽은 그와 천막의 윤곽과 함께 밝아오는 초원의 여명 아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치 탕카(티베트족의 독특한 두루마리 그림-역주) 화가가 선을 그릴 때의 간략한 스케치 같았다.
-1. 카포러! 중에서
삽시간에 “건헤이헤이, 건헤이헤이!” 하고 외치는 함성과 지축을 울리는 말발굽소리가 유목민족의 호방한 기질과 뒤섞였다. 기병들이 적들의 진지를 향해 공격하는 것 같았다. 말들을 응원하는 힘찬 고함이 초원 위에서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천지를 뒤덮은 함성에 궁부는 번뇌가 싹 가셨다. 그는 우승에 대한 열망을 불태우며 번뇌를 떨쳐버린 채 결승점을 향해 돌진했다. (중략)
약동하는 말발굽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면서 유목민족의 호방함과 야성적인 매력, 섬세함과 따뜻함도 잘 드러났다. 설상비는 시작부터 소년 기수가 모는 흰색 말과 함께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푸른 들판에서 달리니 흰색과 검은색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두 말은 나는 듯이 질주하며 말머리를 나란히 하여 우열을 가릴 수가 없었고, 나머지 말들이 그 뒤로 바짝 따라붙었다.
- 4. 난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