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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이야기/사진가
· ISBN : 9791195950805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6-11-25
책 소개
목차
[창간사] 잡지는 가볍게 바다를 가르고 _ 김현호 _ 006
[포토에세이 01] 키스, 눈을 감고 혹은 눈을 뜨고 _ 황현산 _ 008
[포토에세이 02] 사진을 읽는다는 것 _ 서동진 _ 012
특집 [폐미니즘 : 반격하는 여성들]
[큐레이션 01] 지속된 항변 _ 김신식 _ 024
[에세이] 셀피 페미니즘: 소녀취향, 그 핑크빛 코쿤에 관하여 _ 어경희 _ 032
[클래식] 수전 손택, '사진은 의견이다. 아니, 의견이 아닌가?'에 침입하기 _ 김정현 _ 045
[비평] 한국적 정신성이라는 낡은 용광로 _ 오경미 _ 063
[큐레이션 02] 너와 나 사이의 심호흡 _ 박지수 _ 070
[화보] 당신이 언젠가 했던 말 _ 한국여성민우회 _ 108
[레포트] 사진계 성폭력 사례 설문조사 _ 편집부 _ 116
[토크] "너님들이 둔한 거임!" _ 신선영, 이서연, 정운 _ 122
[사진이야기] 핀업 걸 마를린 먼로의 웃음과 눈물 _ 김현호 _ 134
[사진집 아나토미] <빛의 회랑> : 나라하라 잇코/스기우라 고헤이 _ 정병규, 유지원 _ 140
[사진전 셔틀] 당신의 베스트, 나의 베스트 _ 김익현, 이기원, 박지수, 홍진훤 _ 156
[포토 로망] 이브 _ 김인정 _ 176
[마감 후기] 메일, 링크, 칼럼 _ 박지수 _ 19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것은 유쾌한 이야기다. 우리는 새로운 사진 잡지를 만들어 세상에 내보낸다. 이 잡지는 한국의 사진 지형에 어떤 깊은 균열을 낼 것이고, 이 작은 세계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세계는 우리에게 일상적인 절망을 충분히 공급한다. 그러므로 포기하거나 도망칠 이유는 언제나 풍부하다. ‘사진계’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것의 제도적 기반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잡지는 컨텐츠를 팔아서 존속할 수는 없으니 독자보다는 광고주의 이익에 복무해야 한다는 오래된 셈법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VOSTOK 매거진은 더 나은 세계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사진학과와 상업 갤러리, 비엔날레와 예술 기금이라는 토대로 구성된 이 작은 공간 외부에도 유의미한 작업을 하는 젊은 작가들의 생태계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동시대의 출판 환경에서 충분히 지속가능한 자생력과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사진 잡지의 가능성을 바라본다. VOSTOK 매거진이 다루는 것은 사진과 현대미술, 디자인, 독립출판 등이 맞닿아 있는 경계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지식과 예술이다. (p.6 김현호, <창간사-잡지는 가볍게 바다를 가르고>)
키스하는 연인은 한 개의 섬과 같다. 한 연인의 의식은 다른 연인의 의식속에 삼켜진다. 의식이 의식 속에 들어갈 때 한 개 의식은 다른 한 개 의식의 은폐막이 된다. 그들은 비평의 시선이 닿지 않는 자리에 있다. 그들에게는 감시도관찰도 없다. 그러나 사진 속의 그들은 사실 카메라 앞에 있다. 관찰자의 눈앞에서한 개 의식은 다른 한 개 의식 속에 삼켜지지 않는다. 그들은 저 관찰자의 시선으로 서로를 보고 자신을 보고 키스하는 자신들을 본다. 키스하는 자신들을 보고 키스를본다. 눈을 감으면서 동시에 뜨고 그들은 사랑의 행위를 하는 자신들을 본다.키스는 없고 키스하는 사람만 있다. 아니 키스하는 사람은 없고 키스만 카메라에 들어온다. 빛이 터진다. 또는 터진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키스는 여전히 날카롭다.(p.11 황현산, <키스, 눈을 감고 혹은 눈을 뜨고>)
이 사진들은 무엇일까. 현실의 비판적 분석과 읽기를 위해 제작된 이 잡지에 실린 지나치다 싶으리만치 도열한 사진들을 보고 나는 또 가벼운 멀미를 느낀다.이것은 읽기를 위한 텍스트라기보다는 어떤 분위기 혹은 기분으로서의 세계를 나타내는 것 아닐까. 철학자 하이데거는 객관적 세계를 읽는 주체의 이성이라는 구분에 저항하며, 주체도 객체도 아닌 것으로서의 세계를 말하기 위해 존재라는 개념을 고집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에 따른다면 우리는 현실을 읽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stimmung, mood)로 체험한다. 그렇다면 사진은 분위기를 전달하는 힘의 전동벨트일까.
아마 오늘날 사진은 그런 합의에 이른 듯이 보인다. 사진은 세계에 대하여 말하기보다는 세계를 ‘열어-밝히는’ 존재의 기분을 전하려 애쓰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여전히 사진과 현실의 변증법을 존중하는 내게 그런 합의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연히 서가에서 끄집어낸 책에서 세쿨러의 분위기 없는 그러나 명철한 사진을 읽으며, 세상을 떠난 그가 그립다.(p. 15 서동진, <사진을 읽는다는 것: 앨런 세쿨라(Allan Sekula)를 그리워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