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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신화/종교학 > 한국신화/전설/민담
· ISBN : 9791196379582
· 쪽수 : 243쪽
책 소개
목차
책을 열며 : 우리 문명의 풍부한 고대 신화 속으로
1. 전통 문명 시대, 하늘 숭배 사상의 보편성
2. 혁거세, 하늘의 나라 신라를 건국하다
3. 탈해, 신라에 하늘의 아들이 또 내려오다
4. 알지, 신라에 하늘의 아들이 세 번째로 내려오다
5. 신라 육두품의 시조도 하늘에서 내려왔다
6. 하늘의 나라 금관가야의 건국 신화가 살아남다
7. 주몽, 부여의 핍박을 뚫고 하늘의 나라 고구려를 건국하다
8. 중국의 역사서, 하늘의 나라 백제의 건국 신화를 전하다
9. 고구려가 부정한 부여도 하늘의 나라였다
10. 하늘의 나라 고조선의 건국 신화, 혈통을 뛰어넘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류가 하나의 종으로 탄생한 이후 농업 혁명, 그중에서도 집약 농업의 결과물인 도시 문명에서부터 하늘 숭배 사상이 나타났다. 세계 모든 문명권에서 인간 사회의 외적 존재 중 가장 높고 신성불가침의 권위를 갖고 있던 제1의 자연은 하늘이었고, 땅은 항상 두 번째였다. 신분제 사회의 조선에서 ‘아버지는 하늘, 어머니는 땅’이라고 한 것, 기독교에서 ‘하나님 어머니’가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라 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농업이 인간의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생산물을, 땅에 곡식을 심어 만들어내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보면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느 문명권이든 농업의 풍흉은 땅이 아니라 하늘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았다.
박혁거세도 사람이기에 사람 어머니와 사람 아버지의 결합으로 잉태되었을 것이고, 어머니의 뱃속에서 열 달 동안 편안하게 머물러 있다가 자궁을 통해 세상에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그에게 사람 어머니와 사람 아버지 모두를 부정해야 하는 천하의 불효자가 되어야 할 운명을 부여하였다. 이 얼마나 슬픈 운명인가. 신라의 건국 신화에서 박혁거세의 사람 어머니와 사람 아버지는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박혁거세는 사람 어머니의 뱃속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 보낸 보랏빛 알을 깨고 세상에 나왔다. 박혁거세의 아버지는 사람 아버지가 아니라 하늘이고, 그래서 여섯 마을의 사람들은 박혁거세를 하늘의 아들이라고 불렀다.
탈해니사금이 제4대 임금이었고, 그 자손인 석씨 계열의 임금은 제13대를 제외하고 제9대부터 제16대까지 7대나 이어졌다. 그런데 탈해니사금의 핏줄은 신라의 건국 시조 박혁거세에게 이어지지 않는다. 이쯤 되면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짐작되는 것이 하나 있을 법하다. 바로 최초의 석씨 임금인 탈해니사금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임금으로의 즉위 과정이 신화로 만들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