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6518189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20-12-20
책 소개
목차
1. 도화 꽃 _ 15
2. 백합꽃 여인 _ 43
3. 홍홍 _ 69
4. 원죄를 찾아서 _ 97
5. 까만 눈 _ 123
6 처음 가는 길 _ 149
7. 징검다리 _ 177
8. 교집합 _ 209
9. 파도타기 _ 241
10. 마음의 덧 _ 267
11. 아내의 묘(墓) _ 295
12. 참을 수 없는 사랑 _ 333
13. 너를 버리는 동안에 _ 359
14. 붉은 장미 _ 383
15. 천지신명 _ 407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틀 후, 두 번째 사망 사건으로 김석태가 그녀를 찾아왔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었지만 흔한 얼굴이 아닌 오뚝한 콧날, 선이 예쁜 쌍꺼풀, 날렵한 턱선을 따라 민정아의 본능이 꿈틀거렸다.
그가 세 번째 L의 사망 사건을 조사하러 민정아를 찾아왔다. 어제 첨산에서 시신 한 구가 또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변사체 신원이 L이었음을 밝히자, 민정아의 눈에 물기가 내렸다. 사체로 발견된 L은 민정아와 지리산 둘레 길로 다녀온 다음 날 등산객에 의해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S기업 사원인 그를 만난 것은 한 달 전 오싱 나이트클럽에서였다. 민정아가 L에게 부킹을 청했다. 훤칠한 키에 유명 연예인을 닮은 모습이 가슴을 휘저어 본능 깊은 골은 안달이 났다. 농한 눈빛을 흘리며 프러포즈를 유인해도 썸만 탈뿐 넘어오지 않았다.
형사는 가위로 자른 흔적을 보여주면서 민정아를 다그치더니 문자 내용을 보여줬다. 민정아가 M과 K에게 성폭행 합의금을 주겠다고 만나자는 문자를 보냈고, L에게는 진달래꽃에서 한 번 더 불사르자는 문자를 보낸 것이었다. 문자가 전달되고 세 시간 전후가 사망 추정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민정아는 파랗게 질려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머리를 의자에 기대고 눈을 감습니다. 하나둘 셋, 하나둘.’
여자가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가며 난파선 조각처럼 흩어진 기억을 더듬고 있다. 시야에 먹빛이 걷힐수록 그녀가 살아오면서 겪었을 무수한 흉터가 바람 소리를 내고 있다. 사막 같은 상념을 들추자 여자의 눈앞에 남자의 형체가 떠다닌다. 여자는 남자를 유심히 바라보다 어린 시절 읽었던 책 속의 악마 모습을 기억해 내고는 몸을 파르르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