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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6518103
· 쪽수 : 270쪽
· 출판일 : 2019-01-10
책 소개
목차
김은주_소녀의 행로……8
박신명_밀장2……70
이규정_새로운 탄생의 채화……86
이길순_비밀스런 동거……114
이미담_가로등……132
이송연_참을 수 없는 사랑……160
장진원_못난이의 반란……182
전정희_묵호댁……198
정선교_봉선화물……220
정재용_광야……246
한국소설창작연구회 정관 회칙……266
저자소개
책속에서
쌍꺼풀이 깊게 파인 크고 동그란 눈, 그 눈 속엔 밝은 흰자와 유난히 검은 동공이 대조를 이뤄 한번 깜박일 때마다 빛이 난다. 또 긴속눈썹은 눈을 떴다가 감을 때마다 부채춤을 추듯 예술이다. 순수함이 가득한 눈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때때로 건방져 보일 때가 있다. 검고 진한 눈썹은 그 아이의 인상을 더 뚜렷하게 만든다. 코는 어느 산을 옮겨다 놓았는지 높고 오뚝한 콧날이 얼굴 중앙에 중심을 잘 이뤄 질서를 잡게 한다.
(김은주_소녀의 행로)
먼 동쪽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서둘러 날이 밝기 전에 일을 마무리해야 하므로 모두들 분주히 움직였다. 어느 누구도 일꾼이 따로 없었다. 전문가가 무덤 속에서 조심스레 유골을 하나씩 추려내기 시작했다. 무덤 속 신미자의 시아버지 유골이 드러났다. 나무뿌리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중심부를 관통해서 뻗어 있었다. 이미 반 이상은 흙으로 변했다. 남아있는 유골을 위에서부터 차례로 추려서 위로 올렸다. 밖에서는 한지를 준비하고 위로 올라오는 유골을 받아서 한지로 고이 싸서 펜으로 명칭을 적은 후 박스에 담았다. 시아버지의 유골 수습이 끝났다. 그 다음은 시어머니의 무덤을 파기 시작했다.
(박신명_밀장2)
서로 약속이라도 했다는 듯이 똑같이 튀어나오는 대답이 또한 제법이나 요란스러웠다. 하찮은 말다툼이 멈추는 성구와 수호는 아무런 말없이 입안에 잡아넣는 오리백숙을 우물거리고 있었다. 제법이나 뜨거운 백숙을 삼키면서 휘둘러보는 사람들은 채화를 들먹거리는 이야기가 멈추지 않고 있었다. 시끄럽게 들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바라보는 산성에는 시퍼런 불꽃이 채화되던 모습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스쳐가고 있었다.
(이규정_새로운 탄생의 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