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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괜찮아

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지은이), 이진 (옮긴이)
  |  
2020-04-08
  |  
14,5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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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괜찮아

책 정보

· 제목 : 우린 괜찮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6624767
· 쪽수 : 288쪽

책 소개

안정 속에서 불안정할 것을 두려워하고, 아름다움 안에서 슬픔을 읽어내는 섬세함을 지닌 소녀 ‘마린’이 겪는 상실과 방황,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헤어진 연인, 멀어진 단짝. 그 어떤 단어로도 뚜렷하게 정의할 수 없는 마린과 메이블의 사이는 복잡 미묘하다.

목차

목차가 없는 상품입니다.

저자소개

니나 라쿠르 (지은이)    정보 더보기
데뷔작부터 시작해 발표하는 소설마다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다. 2012년 《더 디스인챈트먼트스The Disenchantments》가 미국 서평 잡지 <커커스 리뷰>의 베스트 청소년 도서로 선정된 이후 2018년 《우린 괜찮아》가 미국도서관협회에서 한해 가장 훌륭한 청소년 소설에 수여하는 프린츠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인정을 받았고,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으며 대중의 인기를 동시에 얻었다. 국내에서는 해당 도서가 2020년 청소년 교양도서로 선정되어 한국 독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우리가 있던 자리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들을 다루는 저자의 솜씨가 유감없이 드러난 작품이다. 미국도서관협회에서 수여하는 윌리엄모리스어워드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으며, 저자는 이 소설로 퍼블리셔스 위클리 플라잉 스타에 선정되었다. 카메라 렌즈로 삶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십 대 ‘케이틀린’이 단짝 친구의 죽음을 겪은 후 자신만의 트리하우스를 만들어 나가는 사계절을 담았다. 2009년 출간된 이후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2019년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사랑하는 아내 크리스틴, 그리고 딸과 함께 지내고 있다. ninalac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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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다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립학교 아이들』, 『열세 번째 이야기』, 『658, 우연히』, 『비행공포』,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빛 혹은 그림자』, 『어디 갔어, 버나뎃』, 『아서 페퍼』, 『죽음과 죽어감』,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외 10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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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 왔어.’
아직 6시도 채 안 됐는데. 적어도 30분은 더 있어야 하는데. 나는 메이블이 이 문자를 보내기 전에 보냈던 모든 문자들을 훑어보며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을 수 없다. 괜찮은지 묻는 문자. 내 생각을 한다는 문자. 젠장 대체 어디 있는 거냐고, 화가 난 거냐고, 얘기 좀 할 수 있냐고, 자기가 가도 되냐고, 자기가 보고 싶으냐고. ‘네브래스카 기억해?’ 문자들 중 하나가 그렇게 묻는다. 실행할 의사가 없었던 우리의 계획에 대해. 문자는 계속 이어지고, 내가 무시한 문자들이 나를 죄책감으로 감싸고, 그러다가 들고 있던 휴대폰이 울려 나는 퍼뜩 정신을 차린다.
나는 놀라며 전화를 받는다.
“야.” 메이블이 말한다. 모든 일이 일어난 뒤로 처음 듣는 메이블의 목소리다. “나 문 앞인데, 얼어 죽겠어. 문 좀 열지?”
나는 1층 출입문 앞에 선다. 우리는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있다. 잠금장치로 뻗는 나의 손이 떨린다. 금속판에 손을 댄 채 메이블을 본다. 메이블은 입김을 불어 손을 녹이고 있다. 잠시 후 고개를 돌린다. 그러다가 다시 나를 돌아보고 우리의 눈이 마주친다. 어떻게 내가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나는 잠금장치를 겨우 돌린다.
“이렇게 추운 데서 어떻게 사람이 사는지 모르겠다.” 내가 문을 열자 메이블이 안으로 들어선다. 여기도 얼어 죽을 정도로 춥다.
“내 방은 더 따뜻해.” 내가 말한다.
나는 메이블과 나의 손이 서로 닿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가방 하나로 손을 뻗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나는 그 가방의 무게에 감사한다.
복도를 지나는 시간은 고요하고 곧 내 방문 앞에 다다른다. 안으로 들어가자, 메이블이 가방을 내려놓고 코트를 벗는다.
여기 내 방에, 한때 나의 집이었던 곳에서 50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메이블이 있다.
내가 사놓은 과자들을 본다. 전부 다 메이블이 좋아하는 것들이다.
“그러니까.” 메이블이 말한다. “내가 와도 괜찮은 건가 보네.”


메이블은 보도에 있었고 검은 머리카락이 뜨개 모자 밑으로 흘러내렸다. 장갑을 낀 두 손은 맞잡고 있었다. 나는 스웨터 위에 파카를 입고 지퍼를 올렸다.
“너 꼭 에스키모 같다.” 메이블이 말했다. “그렇게 껴입고 나오면 내가 널 따뜻하게 해줄 수가 없잖아.”
우리는 웃었다.
“네가 원하면 가서 벗어놓고 올게.” 내가 농담을 건넸다.
“얼른 올라가서 그 재킷 벗어놓고 할아버지 위스키나 들고 나오지 그래.”
“아, 위스키를 가져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나는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을 가로질러 주방 쪽으로 난 간이 문을 지나 진열장 안에 있던 위스키 병을 챙겼다.
나는 위스키 병을 재킷 속에 넣고 밖으로 나왔다. 한밤중에 해변으로 걸어가는 여자애 둘만으로도 눈에 띄는데 버젓이 술병까지 들고 있으니, 대놓고 경찰을 부르는 꼴이었다.
새벽 3시가 가까워지고 있었고 온 동네는 고요했다. 바닷가까지 네 블록을 걷는 동안 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 굳이 횡단보도까지 걸어갈 필요가 없었다. 우리는 보도에서 곧장 백사장으로 향했고 모래 언덕을 넘어 검은 물가에 다다랐다. 나는 눈이 어둠에 적응하기를 기다렸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고 결국 포기해야 했다.
“전에 우리 키스 연습하던 거 기억나?” 술병 뚜껑을 열며 내가 물었다.
“2학년 되기 전에 기필코 선수가 되자고 했지.”
“선수.” 내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술을 한 모금 마셨고 타는 듯한 느낌에 깜짝 놀랐다. 슬쩍 빼낸 맥주를 마시거나, 친구네 집 찬장에 있는 음료가 무엇이건 그것과 보드카를 섞어 마시는 것에 익숙한 우리였다. “자,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마셔.” 거친 목소리로 내가 말했다.
메이블이 한 모금을 마신 뒤 기침을 했다.
“그때 우리 엄청 깔깔거리고 긴장했잖아.” 나는 신입생 시절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했다. “고등학생이 된다는 게 뭔지도 몰랐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무슨 얘기를 해야 하는지.”
“진짜 재밌었어.”
“뭐가?”
“전부 다. 그거 한 번 더 해보자.” 메이블의 손이 어둠 속에서 병을 찾아 더듬었고 병을 잡는 순간 나는 손을 놓았다. 메이블이 고개를 젖히고 흐릿한 달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내게 술병을 돌려주었다. 나는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번엔 좀 낫네.” 그 말이 옳았다. 한 모금씩 들이킬 때마다 술을 넘기기가 수월해졌다. 머지않아 몸은 무거워졌고 머리는 빙빙 돌았다. 메이블이 하는 모든 말이 우스워지며 떠올리는 추억마다 의미심장해졌다.
그때 한동안 잠자코 있던 메이블이 자세를 고쳐 앉았다.
“연습한 지 너무 오래됐다.” 그러더니 우리의 코가 서로 맞닿을 때까지 내 쪽으로 기어오기 시작했다. 목 안쪽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그 순간 메이블이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에 댔다.


“난 네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 줄 알았어.”
나는 고개를 젓는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너를 도와주는 줄 알았어.”
“아니.” 내가 말한다. “거기선 나 혼자였어.”
메이블의 표정에 변화가 있다. 나에 관한 모든 추측이 일련의 사실들로 대체된다. 나는 정보를 더 주고 싶다.
“옆방에 울부짖는 여자가 있었는데.” 내가 말한다. “지나가는 차들에 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고 울부짖었어. 내가 처음 체크인을 하고 들어갔는데, 그때부터 몇 시간을 내리 울부짖더라.”
“그 여잔 뭐가 잘못된 거야?”
“나도 몰라. 꼭 늑대 울음소리 같았어. 난 계속 궁금했던 게, 실은 지금도 궁금한 게, 그 여자가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던 순간이 있었을까? 그러니까 여자의 내면에서 말이야. 여자의 내면에서 자기 자신이 빠져나가고 뭔가 새로운 게 스며드는 순간. 그걸 막을 수도 있었는지, 아니면 그냥...... 그렇게 되어 버린 건지. ≪제인 에어≫ 생각이 나더라. 기억 나?”
“그 미친 여자. 로체스터의 첫 번째 부인.”
“거울 속에서 그 여자를 본 제인이 된 기분이었어. 난 두려웠어. 밤마다 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는데 때로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도 있을 것 같았어. 내가 그 여자처럼 될까 봐 무섭더라.”
여자가 처한 현실도 두려웠지만 나의 현실이, 여자와 똑같은 방에서, 여자와 똑같이 혼자인 나의 현실이 가장 끔찍하게 두려웠다. 우리 사이엔 벽 하나가 있을 뿐이었고, 그나마도 그 벽은 너무 얇아서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제인도 유령과 함께 방에 갇혔다. 우리가 박하향이 배어나는 숨결로 잠옷을 입고 잠들었다가 다음 날 아침 늑대로 변해 눈을 뜰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도 끔찍했다.
“네가 요즘 책을 많이 안 읽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예전엔 그냥 이야기일 뿐이었어. 그런데 지금은 자꾸만 한꺼번에 되살아나고 더 끔찍하게 느껴져.”
메이블이 고개를 돌린다. 납득할 수 없는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일까. 어쩌면 내가 너무 과장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쩌면 정말 그런지도. 그러나 내가 예전에 세상을 이해하던 방식과 지금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르다. 나는 이야기를 읽고 눈물을 흘리고 책을 덮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지금은 모든 것에 울림이 있고 가시처럼, 종기처럼 도무지 떠날 줄 모른다.
“넌 혼자였구나.” 메이블이 말한다. “그 시간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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