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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7127038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1-04-17
책 소개
목차
바틀비, 월 스트리트의 한 필경사 이야기 | 4
영어 원서 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Street | 76
허먼 멜빌 연보 | 146
편집부 후기 | 150
그린이 후기 | 154
리뷰
책속에서
지금까지 내가 보고 들은 사람들 중 가장 특이한 필경사, 바틀비의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 다른 필경사들의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필경사라면 그들 생애 전반에 대한 글을 쓸 수도 있겠지만, 바틀비의 경우에 그건 불가능하다. 그의 완전하고 만족스러운 전기를 위한 그 어떤 자료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문학에 있어서는 회복할 수 없는 큰 손실이다. 바틀비는 기본적인 자료를 제외하곤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었고, 그나마 그 기본적인 것도 아주 적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내가 직접 본 것만이 내가 아는 전부였고, 그 외 엔 뒤에 이야기할 모호한 기록만이 있을 따름이다.
나는 나와 함께 짧은 문서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그런데 바틀비는 자신의 자리에서 나오지도 않은 채 아주 부드럽고 단호한 목소리로 “저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의 놀라움과 실망감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일요일이면 월 스트리트는 페트라처럼 폐허가 되어버린다. 매일 밤, 그곳은 텅 비어버린다. 이 빌딩 역시 주중이면 부지런함과 생기로 활기가 넘치지만 밤에는 완전한 공허만이 울려 퍼지고, 일요일은 내내 버려진다. 그리고 바로 이곳에, 바틀비는 그의 집을 만들었다. 그는 북적이는 사람들이 있던 곳의 스산한 풍경을 보는 유일한 관객이었다. 카르타고의 폐허를 바라보는, 무고하고 변질된 마리우스의 모습 같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