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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91197145186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5-04-09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네가 아는 그 사람이 L 선생님의 얼굴을 뭉개 버릴 수 있겠지만, 그런다고 내 인생이 바뀌지 않아.”
MK는 폭발을 느끼고 싶었다. 귀까지 아드레날린이 넘치도록 느끼고 싶었던 건 그녀였다.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확실해.”
카를로스가 확신했다.
“그럼 찾아보자.”
둘은 말없이 바라보다 다시 키스했다.
“너는 폭탄이 터지기를 원하고 있어…….” 카를로스가 속삭였다.
“내 아래에서.” MK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불을 붙이는 순간 되돌릴 수 없어.”
‘나는 쓰레기야, 쓰레기, 쓰레기 같아…….’ 살아오는 내내 수도 없이 반복했던 말이었다. 그런데 또다시 그걸 느꼈다. 쓰레기 더미 속에 녹아드는 것 같았다.
적어도 위로받으려고 시도는 해 보았다고 생각했다. 비록 그 전쟁은 무척 불평등했고 무척 부당했지만 말이다. 결코, 전쟁을 찾은 적도 없고 원한 적도 없었다. ‘한 사람이라도 원하지 않으면 싸울 수 없다’는 말도 맞지 않았다. 왜 원하지 않는데도 싸워야 할까? 왜 부모님은 아주 작은 애정 표현만 해 주어도 기뻐할 거라는 사실을 알지 못할까? 열여섯 살이 된 지금 부모님과의 유일한 소통이 매 맞는 것이라는 걸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오전이 끝나갈 무렵 마리아 호세 선생님과 약속이 잡혀 있었다. 심리 치료사는 한 번 더 그녀의 집으로 왔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이제부터는 MK가 그녀의 진료실로 와야 한다고 했다. 또한 외출을 시작하고 삶의 주도권을 쥐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설명했다.
MK는 그 표현에 대해 한참 생각했다. ‘삶의 주도권을 쥔다.’ 삶의 주도권을 쥔다는 말은, 틀림없이 삶을 이끌고 조절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항상 반대로 느꼈었다. 그녀가 주도권을 쥔 것이 아니라 삶이 주도권을 쥐고 그녀의 의견이나 바람과는 상관없이 내 키는 대로 그녀를 끌고 다녔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