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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일어 나이

나의 독일어 나이

(베를린에서, 그날의 생활)

정혜원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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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일어 나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나의 독일어 나이 (베를린에서, 그날의 생활)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218002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1-09-13

책 소개

베를린에서 살게 됐지만 독일어를 하지 못하는 저자는, 듣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입과 귀 대신 눈이 하루하루를 기록한다. 저자가 포개 놓은 풍경을 독자는 다시 본다. 저자는 독일어를 시작한 지 일 년 반 된 초보 베를리너이다. 아이가 언어를 배우듯, 베를린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목차

프롤로그
활주로에서
첫날
독일어를시작하는사람
평온하고밝은방
봄이오고있네요
열쇠
새로운내방
여기자주와요?
유럽식일요일
…… keine ……
그얼굴앞에서
프리다
같이사는사람들
햇님, 베를린
생일
잘자
비오는날
그곳에서
백그라운드
ME, DOG, WEED
아침식사
기차에탄사람들
베를린의밥상
정류장에서
베를린자연사박물관에서
그릇된조합
다시꺼낸겨울코트
불꽃놀이
환상
세개의편지
그대화에서
무례함과무지사이
이상한날들
평범한하루
Leave No One Behind
나의독일어나이
다시그곳에서

저자소개

정혜원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한국의 서점, 온라인 매거진에서 에디터로 일하며 사람을 만나고, 사물과 사건을 들여다보았습니다.2018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살아갈 환경을 바꾸고 싶어 베를린으로 갔습니다.독일어를 모른 채 모르는 사람들과 사물, 사건의 사연을 상상하며 베를린에서 1년 넘게 지냈습니다.2020년부터 독일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어를 배우듯 도시를 새롭게 알아가며 여전히 베를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펼치기

책속에서

걷고 걸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둘러보는 일, 이것은 내가 모르는 도시에 참여하는 방법이었다. 도시의 모르는 곳을 걸을 때의 쾌적감을 느끼며, 모르는 사람들, 모르는 사물들의 사연을 상상했다. 해가 터질 듯 타오르는 여름날, 책으로 얼굴을 덮고 들판에 누워 있는 타인을 보면서 그 사람이 기대하는 여름의 이미지를 상상해 보거나, 바람이 쌀쌀한 밤에 가만히 울고 있는 타인의 훌쩍이는 소리를 들으며 그 삶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는 날도 있었다. 그들의 생김새와 자취를 내 방식대로 바라보며, 사람들이 모여 있다 떠난 자리에 돌아와 먹이를 주워 담는 참새를 보며, 계절에 따라 변하는 나무들을 보며, 스쳐 지나가는 것들에게 혼자 말을 걸었다.
_<프롤로그>에서


"베를린엔 언제 왔어요?"
"6일째예요."여행을 많이 안 다녀 봤다는 여자는 나를 대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가 나에게 베를린에 왜 왔는지 물어본다. 그러니까 여기까지 왜 왔더라.
'저는 얼마 전까지 회사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가끔 허무했어요. 회사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내가 맡은 중대한 일이 없었어요. 시간을 어설프게 쓰고 있는 것 같았어요. 내가 많이 무력해져 있던 거죠. ......' 나는 다른 곳을 쳐다보며 지난 일들을 빠르게 생각했다. 복잡한 설명은 접어 두고 다시 여자를 보고 말했다.
"글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보고 싶었어요.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저도 이런 선택을 한 제가 낯설어요."
_<평온하고 밝은 방>에서


지하철역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 몇 번이고 다니는 길이지만, 아직도 휴대폰을 들고 출구 방향을 찾는다. 유리 벽에 비친 나를 보니 어깨가 어색하게 올라가 있고 목이 굽어 있다. 늦은 밤, 어둡고 조용한 길목에서 한 여자가 손에 휴지를 움켜쥔 채 눈물을 닦고 있었다. 콧물을 들이마시는 소리와 깊은 한숨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뻣뻣하게 굳었던 어깨가 이상하리만치 풀렸다. 차가운 밤의 온도가 올라갔다. 집에 거의 다 도착했다는 걸 알았지만, 나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천천히 걸었다.
_<그 얼굴 앞에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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