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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7227509
· 쪽수 : 486쪽
· 출판일 : 2020-11-18
책 소개
목차
#1 클락헨-Origin. 단 한 마리의 돌연변이
#3 닭.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닭
#5 닭의 진화 ?‘인간선택’
#6 클락헨 연구소의 성과
#15 클락헨-Genesis
#18 동종포식(同種捕食)
#21 신임 연구소장 리처드와 클락헨-Noah
#22 제1회 클락헨 연구소 디너파티
#27 클락헨-Noah의 아종 분화. (셈, 함, 야벳)
#36 클락헨과 GMO 옥수수
#41 위기
#56 클락헨의 전 세계 보급과 인류의 번영
#123 닭. Gallus gallus horologicus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산란일이 새겨진 달걀을 낳는 닭이 출현했다. 사람들은 그리 놀라지 않았다. …(중략) 모니터 화면에 구골(Googol; 10100)개의 점을 무작위로 찍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화면이 꽉 채워지면 결과물을 종이에 출력한다. 그리고 다시 빈 화면에 새로운 세션을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을 구골의 속도로 구골 번 반복 실행한다. 쏟아져 나온 출력물의 대부분은 의미 없는 그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중 몇 개는 반 고흐의 해바라기나 베토벤의 악보가 될 수도 있으며, 셰익스피어나 성경의 한 구절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생물의 유전자 지도나 난해한 수학 방정식의 해가 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자신과 똑같이 무작위로 점을 찍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은 허무맹랑한 공상이 아니라 존재 가능한 확률의 이야기이다. 그 결정적인 증거가 어떤 한 점으로부터 진화해온 바로 우리, 지금의 인류다.
무정란은 정자와 수정하지 않은 난자가 배출된 것으로, 인간 여성으로 따지면 ‘매달’ 하는 생리에 해당한다. 즉 암탉은 배란과 생리를 ‘매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생리로 배출된 난자가 아이가 될 수 없듯이, 무정란은 병아리로 부화할 수 없다. 지금 지구상에 살아 있는 닭의 수는 약 200억 마리로 추정된다. 시시각각 살아 움직이는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매일 부화하는 병아리와 매일 죽어 나가는 닭이 수십억 마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움직임이 없는 죽은 숫자로 살아 있는 닭의 수를 가늠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죽은 숫자 중 하나는 ‘500억’으로 전 세계에서 1년 동안 도축되는 닭의 수이고, 다른 하나는 ‘1조 2,000억’으로 한 해에 인류가 먹어 치우는 달걀의 수다.
나는 2살 때 난황낭 종양이라는 희귀 난소암 진단하에 양측 난소를 모두 적출하는 수술을 받았다. 사춘기에 접어들 무렵, 대학병원 의사는 평생 매일 오후 5시에 복용해야 할 여성 호르몬 알약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약 덕분에 나는 이차 성징을 겪는 또래의 친구들처럼 가슴도 커졌고, 생리도 시작했다. 어머니가 챙겨 주신 파우치 안에는 호르몬 약과 생리대가 늘 함께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출혈과 지혈을 동시에 지니고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