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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7441127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2-12-3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가장 밑바닥 직업’의 실태
제1장 안전유도원의 다난한 일상 ------13
화장실 청소 - 「 경비업법 위반을 대원에게 강요하는 대장의 약점 」
통행금지 - 「 안전유도원은 지장보살이 아니다 」
여장부 - 「 남자 못지않은 그녀의 드센 파워 」
돈 이야기 - 「 안전유도원의 리얼한 주머니 사정 」
의욕 없음 - 「 현장에서 꽁무니를 뺐던 다 큰 사내 」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 「 아내에게 구박받은 나의 구차한 변명 」
최고령 안전유도원 - 「 엉큼한 영감은 멋진 인격자 」
제2장 안전유도원의 기쁨과 슬픔, 때때로 차오르는 분노 ------79
일본의 엘도라도 - 「 똥오줌을 둘러싼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전말 」
대실패 - 「 사인을 거부한 감독의 사정 」
불꽃축제 - 「 나가오카 불꽃축제 안전유도원 2박 3일 기행 」
자존심 - 「 대학을 나와서 안전유도원을 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가? 」
씩씩한 이방인 - 「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교류 」
파친코 가게 안전유도원 - 「 감시 카메라가 있어서 설렁설렁할 수 없다 」
업무 방치 - 「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섰을 때 」
인정받고 싶은 욕구 - 「 안전유도원의 기쁨은 무엇인가요? 」
야근이 끝나고서 벌어진 일 - 「 구렁텅이에서의 범죄 유혹 」
제3장 애를 써도 좋아할 수 없는 사람 ------139
유도 실수 - 「 도로안전유도원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 」
고작해야 인사 - 「 인사를 안 하는 사람은 왜 미움받는가 」
주차장 안전유도원 - 「 운전자의 예기치 못한 항의에 눈물겨웠다 」
좋아할 수 없는 사람 - 「 ‘괴롭힘’일까 ‘사랑의 매’일까 」
안전유도원의 치아 상태 - 「 치과에 갈 시간이 없는가, 돈이 없는가? 」
통보받은 사람 - 「 이런 행동을 하는 안전유도원은 실격! 」
제4장 일 잘하는 안전유도원, 일 못하는 안전유도원 ------179
보블헤드 인형 - 「 안전유도원은 2초 간격으로 고개를 좌우로 계속 흔들어야 한다? 」
커뮤니케이션 능력 - 「 안전유도원 중에 외국인이 적은 것은 왜일까?」
일 못하는 안전유도원 - 「 여기에도 능력의 격차는 존재한다 」
가택 수색 - 「 세금 미납으로 집을 수색받다 」
샛길 지옥 - 「 경비 능력을 뛰어넘는 현장 」
나오며 - 길고 긴 후기 ------214
리뷰
책속에서
'통행금지' 중에서
나한테 교통정리를 할 권한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도로 사용 허가를 받은 장소에서 교통을 유도하고 부탁하는 일뿐이다. 눈앞에 차가 밀려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교통정리를 하다가 접촉사고라도 나면 당연히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상황을 내 멋대로 정리했다간 운전자가 자신의 책임은 나 몰라라 하고 "안전유도원이 유도했으니까"라며 책임을 회피할 게 눈에 선했다.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상황을 보고 나는 그만 유도등을 들고는 교통 지도를 시작했다. 모퉁이에 배 가판대가 자리한 주차장이 있어서 내가 움직이면 어떻게든 정체되는 상황은 해소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자 뒤차 운전자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욕설이 날아왔다. "더 앞으로 가서 교통정리를 했더라면 이렇게 안 밀렸을 거잖아. 이 멍청한 자식아!" 선의로 한 일이 부정당하는 것만큼 속상한 일도 없다.
'파친코 가게 안전유도원' 중에서
손님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할 때가 자주 있다. 어느 날 연배가 있는 손님으로부터 "경비하시는 분은 파친코 안하슈?"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예전에 가구라자카에서 사무실을 차렸을 때는 바로 근처에 파친코가 있어서 자주 했는데, 파친코를 하기 시작했다 하면 나도 모르게 일을 소홀히 하게 돼서 관뒀어요. 벌써 30년 이상이나 안 했네요"라고 대답했다. 그 러자 그 손님은 "허어, 가구라자카라니, 꽤 근사한 곳에 사무실을 차렸군요. 그게 지금은……" 하고 말하다 입을 다물었다. 그 손님에게 악의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안전유도원은 역시 밑바닥 일인 듯했다.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업무 방치' 중에서
자전거가 통과하기를 기다렸다가 좌회전한 스기우라는 재차 나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당신 말이야, '왼쪽 오케이'를 안 해도 될 때는 하고 필요할 때는 안 하잖아. 왜 자전거가 지나가는데 주의 환기를 안 하는 거야. 영감, 노망난 거 아냐?" 스기우라의 지적이 타당한지 아닌지 그 시점에서 나는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노망난 거 아냐'라는 스기우라의 비웃음에는 분노를 느꼈다. 이런 작업기사와 일어나는 마찰은 경비 일을 하는 한 피할 수 없지만, '노망'이라는 말은 안전유도원의 인격을 부정하는 말이지 않을까. 나는 '노망'이라는 말을 듣고서 의외로 심한 말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이 나이가 될 때까지 타인으로부터 얼굴을 맞대고 그런 말을 들은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나는 굳이 항의하지 않았다. 말싸움이 벌어지면 그 이후의 일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