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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476501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1-05-22
목차
ontents
009 - 프롤로그
part1 감각적으로
013 - The scent of page
020 - 만지고 싶은
025 - 책의 온도
029 - 신간이 좋아
part2 책의 몸
035 - 몸을 회복할 때
037 - 위대한 캐츠비의 몸
041 - 몸을 쓰는 기쁨
047 - KINFOLK
053 - 책을 선물한다면
058 - 책베게
060 - 귀한 몸이지만
067 - 사과 한 개의 무게
072 - 784 페이지
075 - 가정백과
079 - 큰 키의 곤란함
082 - 몸을 업데이트하다
087 - 책을 보는 방법
093 - 책벌레를 보았다
part3 탐색하다
099 - 탐독이 아닌 탐색
101 - 책 진열법
107 -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11 - 등이 없는 등
115 - 책배와 들뢰즈
119 - 외투와 스카프
125 - 표지를 다시 한 번
129 - 월간디자인
133 - 종이 수집가
139 - 어중간히 드러내기
143 - 100가지 화이트
146 - 금박의 매력
153 - 광택의 선택
part4 시간의 존재
159 - 활자의 깊이
162 - 왠지 좋은 것들의 비밀
164 - 얼룩을 받아들이기
168 - 반납하지 못한 책
173 - 시간의 존재
176 - 쟁여두는 마음
183 - 하찮은 것의 전망
186 -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책은 아름답고도 흥미로운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멋진 책을 만나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지요. 넘쳐나는 책들로 심플 라이프는 꿈도 못 꾸지만 이럴 바에야 책이라도 실컷 사보려고 결국 책방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서점 주인은 책을 읽고 손님에게도 권해야 마땅한데, 저는 책을 펼치고 냄새 맡는 것을 좋아하니 내용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지만 책의 몸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서는 주절거릴 수 있겠습니다.
도서관 문을 통과하면 나는 묵은 책 향기는 커다란 공유지식이라는 은유로 우리를 압도한다. 과거의 깊은 지혜의 향기라고나 할까. 이에 반해 대형서점의 냄새는 늘 새로운 신간들로 넘쳐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의 메타포로 코를 자극한다. 책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도 고서와 신간, 각각의 것이 나름대로 혼합된 형태를 책 냄새라고 정의하고 있을 것이다 .
나는 행실이 나쁜 소비자다. 로드샵에 전시된 물건들도 꼭 만져보고, 백화점에 걸린 옷들도 쓰다듬어 질감을 확인한다. 예쁜 커피잔을 발견하면 들었다가 놓기라도 해야 하고, 심지어 미술품을 걸어놓은 전시장에 가서도 만지고 싶어 안달인데 억지로 참는 모양새로 관람을 한다. 서점의 책은 오죽하랴, 이 책 저 책 넘겨보고 속지는 손가락 사이에 끼워 질감과 두께를 꼭 확인하고, 후가공이 특이하면 정체를 밝혀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습관의 소비자 때문에 ‘만지지 마세요’ 라고 쓰여 있거나 비닐로 싸인 책들도 있다. 그러면 왠지 마음이 삐딱해져 구매하지 않는다. 나쁜 심보다. 책방 주인이면서 그런 생각을 하다니 놀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촉각에 대한 나의 욕구가 강하다는 의미로 이해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