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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97915956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22-11-18
책 소개
목차
주요 등장인물
1장 되돌릴 수 없는 비극
2장 전면에서 입지 확보
3장 다면기 대국?
4장 욕망을 묻어 둔 사람
5장 적토마의 퇴장
6장 매듭지어야 할 일들
7장 악당으로 살아!
8장 늙은 사자의 선택
9장 오월동주
10장 깨어진 동맹
저자소개
책속에서
“넌 왜 순양그룹에 집착하지? 내 능력이라면 차라리 HW그룹에 전력을 다해. 10년, 20년만 지나면 순양에 버금가는 그룹이 되지 않을까? 아니, 지금이라도 네가 가진 순양의 지분으로 계열사 10여 개를 계열 분리해서 HW에 붙여. 그럼 단번에 재계 3위 안에는 들 거다. 20대 재벌 총수, 역사를 다시 쓰는 거야.”
틀린 말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내게 환생의 기회가 주어진 건 재계 순위 놀이나 하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실장님.”
“그래. 말해 봐.”
“덩치를 키운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순양처럼 되는 건 아니죠. 우성그룹 보십시오. 한때 재계 1위까지 찍은 대기업이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분식회계나 빚으로 덩치만 부풀린 우성과 널 비교하는 건 틀렸어. 모르긴 몰라도 HW가 순양보다 더 건실할걸? 넌 적어도 회삿돈을 빼먹지는 않을 테니까.”
“HW를 아무리 탄탄하게 키워도 순양을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어째서?”
“역사가 없으니까요.”
“역사?”
“네. 50년이 넘는 순양의 역사, 그 역사책 속에 기록된 사람들이 바로 순양입니다.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죠.”
이학재는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욕심은 회장님 못지않군. 직접 역사를 써 내려갈 생각은 없다는 말이지?”
“네. 그냥 그 역사를 가져 버리는 게 가장 안전하니까요.”
《재벌집 막내아들》4권 중에서
“다른 봉투도 꺼내 봐. 그것도 쓸 만할 게다.”
두 번째 봉투에는 통장과 카드, 열쇠 꾸러미가 잔뜩 들어 있었다.
“내 명의로 된 것은 여기저기 재단에 쭉 뿌릴 거야. 언론이야 내 개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나팔을 불어대겠지. 뻔한 꼼수라는 걸 아는 놈들은 욕할 테고.”
“그럼 이건… 차명입니까?”
할아버지는 머리를 끄덕였다.
“국내외 계좌들이다. 페이퍼 컴퍼니도 있고 위조 여권으로 만든 계좌도 있어. 국내 은행은 다 차명이다.”
“할아버지. 저 돈 많습니다. 쓸 만큼 있으니 이 돈은 딴 데….”
내가 통장을 다시 봉투에 주섬주섬 담으며 말하자 할아버지는 고개를 저었다.
“네 녀석의 그 피 같은 돈을 쓰레기 같은 놈들에게 뇌물로 쓸래?”
“네?”
“여기저기 찔러줘야 할 데 생기면 그 돈을 써. 추적하기 힘든 돈이니 안전할 거야. 그리고 그 계좌, 네가 계속 이어서 써. 이리저리 빼돌린 명찰 없는 돈 만들면 그 계좌에 넣어. 안전하다.”
드러나지 않게 관리해야 할 사람, 그 관리를 위해 필요한 돈과 계좌다. 나는 지금 이 순간, 할아버지의 힘 반쪽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의 가죽 커버를 쓰다듬었다. 과연 몇 명의 사람들이 등장하며 그들의 현재 위치는 어디일까? 20년도 넘었으니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자도 많을 것이고, 일선에서 물러나 모든 영향력을 잃어버린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 기록을 어떻게 다시 정리하고, 어떻게 써먹어야 하는지
머릿속이 복잡할 때 할아버지가 말했다.
“이걸 네게 주는 내 마음을 알아주기 바란다. 이것들은 바로 내가 누구에게도 보여 주지 않은 나의 어두운 기록이다. 내 회사의 주인이 되는 놈, 돈을 가져가는 놈, 땅을 차지하는 놈은 여럿이지만 내 치부를 고스란히 가져가는 건 바로 너다. 만에 하나, 네가 순양의 주인이 못되더라도… 넌 이 진양철을 잇는 유일한 후계자라는 징표가 바로 그것이다.”
참 낯간지러운 말이었지만, 이보다 더한 진심은 두 번 다시 듣지 못할 것이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절대 지워지지 않을 영원한 것으로 만들겠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4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