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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7983139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3-07-24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첫 번째 브릿지 | 북부 미시간에서 온 소녀
두 번째 브릿지 | 진짜 코스모폴리탄
세 번째 브릿지 | 가장 보통의 친구
네 번째 브릿지 | 나의 구원자, 나의 멍페이, 나의 명희
다섯 번째 브릿지 | 사랑은 사랑일 뿐
나가는 글 | 한 사람이 여는 세계
이 책에 실린 사진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대학 졸업 이후로는 줄곧 하고 싶은 대로 삶을 주도해 온, 그야말로 독립적이고 활동적인 개인주의자가 아닌가. 누구의 간섭도 없이, 가고 싶은 곳을 거침없이 다니던 자유인이자 도전하는 사람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나 자신을 스스로 증명할 수 없는 새로운 장소에서, 나는 동반인의 서류와 함께여야 증명될 만큼 희미한 존재였다.
나의 지난날을 긍정해 주는 친구들과 만난 덕에 나는 내 과거를 받아들이게 됐다. 그들은 과거의 나와 현재를 연결해 주는 통로이자 앞으로 갈 길을 알려 주는 이정표였다. 내 머릿속에 사어(死語)처럼 남은 구호들을 끌어내는 산파였다. 연수, 너는 맞는 방향으로 온 거야, 그러나 거기 머물러서는 안 돼, 우리와 함께 더 나아가자. 우리의 삶이 맞닿을수록 나의 코끼리 지식은 다리에서 허벅지로, 옆구리로, 조금씩 넓어졌다. 사십 대의 나는 여전히 젊음의 기쁨과 괴로움을 감각하며, 이십대에 찾아 헤매던 가치를 발굴했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경작했다.
나는 이 미드웨스트 출신의 백인 소녀에게 작은 대학 동네에서는 쉽사리 먹지 못하는 이국적이고 새로운 음식을 경험시켜 주고 싶었다. 한국 사람조차 여기서는 쉽게 먹지 못하는 그런 음식들을 차려 놓고 팸의 눈이 동그래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주말에 다른 친구들이 맨해튼의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저녁을 먹고 돌아왔을 때, 한 달에 한 번쯤은 이렇게 큰소리칠 수 있도록 말이다. “얘들아, 내가 오늘 뭘 먹었는지 알아? 내 친구가 나를 초대해서 한국 음식을 요리해 줬어. 그것도 비건으로 말이야. 정말 특별했지.” 나는 요리를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