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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159601
· 쪽수 : 39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소설가의 ‘일’이란 무엇인가
1부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나는 독자를 보았다
저술 노동자의 몸 관리
조지 오웰과 술과 담배
집필실과 레지던시
우리가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해피엔딩이 좋은데
고유명사를 어찌할까요
표절 공포
프로 거짓말쟁이의 걱정
작가님, 이 작품의 의도는 무엇인가요
동지애와 꿀팁을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 두꺼비는 수컷인가요
영상의 은밀한 유혹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소설가들은 어떻게 친해지나요
세계 모든 작가들의 습성이란
작가님은 이 글을 못 읽으시겠지만
퀀텀 점프!
2부 소설가의 돈벌이
내 책은 얼마나 팔리는 걸까
4쇄는 5,000부? 아니면 2만 부?
소설가와 강연
강연료는 얼마로…?
입금 잊지 말아주세요
추천사 쓰기
요즘엔 별걸 다 해야 돼요
계약은 어려워
표지 정하기
제목 정하기
소설가의 자기소개
소설가의 사진
2020년대 한국 소설가와 영화 판권
출간 계약을 해지하며
정부 지원과 한국문학
우리가 사라지면
3부 글쓰기 중독
청소의 도(道)와 선(禪)
전업 작가의 일상
한국 소설가와 문학 편집자
문학은 나에게
재현의 구조, 재현하려는 구조
‘거대하고 흐릿한 적’과 작가들의 공부
차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들
현대 추리소설을 쓰는 법
타자조차 되지 못한
임성순의 ‘회사 3부작’
우리의 적의에 대한 당신의 응답
작가와 리뷰어
주 작가의 독서량과 집필량이라면
품위냐, 종잣돈이냐
나아질 수 있을까요?
작가의 말 나의 사생활과 한국문학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소설가는 어떤가. 소방관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굉장히 매력 있는 직업이다. 신문사와 건설사에서 길고 짧게 일해본 경험과 비교하면, 적어도 내게는 분명히 그렇다. 원고 작업은 가장 괴로운 순간에도 내 삶을 갉아먹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라고 느낀다. 그 힘은 돈벌이, 밥벌이와는 관련 없는 측면에서 나온다.
소설가라는 직업이 불쉿 잡이 아닌 이유를 몇 가지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우선 주체적으로 일한다. 원고 안 풀린다며 머리 쥐어뜯을 때에도 그는 자기 일의 주인이다. 그는 매번 매 순간 새로운 도전을 하고, 그건 만만찮은 모험이라서 꽤 흥분된다. 드물지만 상쾌한 몰입의 순간도 찾아온다.
그는 자신의 개성이 듬뿍 담긴, 스스럼없이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결과물을 생산하며, 어떤 순간에는 틀림없이 온전한 보람을 맛본다.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고, 그걸 스스로 느끼고, 가끔은 다른 사람도 그렇게 평가해준다. 희박한 확률이라도 대박을 꿈꿀 수 있고, 그래서 전망을 품을 수 있다. 거대한 의미의 흐름에 참여함을 느낀다. 부속품이 되는 것과 다른, 기분 좋은 감각이다. 헌신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확신이 든다. (프롤로그 중에서)
근육, 식사, 커피, 술 등 관리해야 할 대상들을 적다 보면 거꾸로 내가 어떤 경주에 참여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 그것도 울트라 마라톤이나 투르 드 프랑스 같은 초장거리 경기다. 그렇게 관리를 해가며 내가 매달리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하고 내 업(業)의 본질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글쟁이’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한다. 아무 글이나 쓰는 건 내 일이 아닌 것 같아서다. 책이 될 글을 써야 한다. 나는 ‘단행본 저술업자’라는 표현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