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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199386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3-02-10
목차
서문 8
수영은 명상이다 18
예삐가 죽었다 21
뭘 해도 안 되는 날이 있다 27
이대로가 좋아요 33
오월말의 수다 39
나의 아저씨 42
우리 집에는 바다가 있다 48
그때의 우리 지금의 우리 52
여름의 유성 57
39.7℃ 64
결국은 사람 70
장마가 시작했다 75
그에 대한 예의 79
소한 84
그라데이션 86
우울이 싫다 91
비비디 바비디 부 97
그의 별명은 미친개였다 100
나는 우유 104
5.22mm 107
백死장 116
연하고 투명한 얇은 막 121
어쩌다 크무시 126
따로 또 같이 130
그저 그런 열줄 소설 135
프림의 맛 140
클로버 점 145
스몰 토크 Small Talk 149
쓰는 사람 15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쓸 수 있는 언어로 쓸 수 있는 것만을 썼습니다. 때로는 감정과 사물에 휘둘리고 또 때로는 기억에 휘둘리다보니 각기 다른 모양의 글들이 모아졌어요. 순간을 나만의 감각으로 해석하거나 관계, 사물에 대한 기록이자 고백입니다. 쓰면 부끄러울 것들을 썼습니다. 헤어진 연인, 엄마의 과거, 피로한 일상, 코에서 빼버린 실리콘 같은 것들이요. 하지만 그러면 또 어때요.
누구에게나 뭘 해도 안 되는 날과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지요. 그래도 괜찮다는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말에 그는 말했다.
사람들은 말이죠. 그런 걸 궁금해해요. 유명한 작가의 생각이라던가 영화감독의 사생활이라던가, 혹은 의사나 철학가의 사상 같은 거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의 에세이를 읽고 싶어 합니다. 다른 세계나 차원에서 사는 사람들의 내밀한 삶을 염탐하고 싶은 욕구죠. 그런데 내가 사는 보통을 살고 있는 또 다른 보통 사람의 글이라, 음, 글쎄요.
그건 그저 개인의 기록, 일기죠, 일기.
그렇다. 피로한 일상에 굳이 시간을 쪼개어 타인의 글을 읽는다면 분명 그는 새로 막 발견한 행성처럼 후속 관측이 필요할 만큼 희소하거나 미혹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이 그저 쓰고 싶다는 열망만을 가지고 에세이를 쓰겠다니. 흥미진진한 사건도 남의 가슴이 다 설레는 로맨스도 없이, 공벌레 하루처럼 지루하고 평범한 일상을 적어 누구에게 보인다니. 도대체 누가 그걸 볼까?
글쎄, 누가 볼까라. 그렇다면 나는 누가 보기 위한 글을 쓰고 싶은 건가? 정련된 예쁜 돌멩이를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은 건가? 건네는 건가, 던지는 건가. 애초에 그 돌멩이의 역할은 무엇인가. 잡동사니 같은 불투명한 생각들이 술래잡기하듯 얼굴을 드러냈다가 숨는다.
음, 글쎄요. 그건 그저 개인의 기록, 일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