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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98288547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4-06-01
책 소개
목차
2. 병신년(1596년) 敎旨戰鬪催 임금님 교지는 전투를 재촉하는데
3. 정유년(1597년) 胸中無策濟生民 가슴 속엔 백성 구할 방책이 없네
4. 무술년(1598년) 刀匣凶斬劍 칼집엔 흉악한 도둑 벨 검 들어 있네
5. 무술년(11월 19일) 戰方急愼勿言我死 싸움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해가 떨어질 때 거제현령 안위, 마량첨사 강응표, 영등포만호 조계종, 사도첨사 김완, 여도만호 김인영이 왔다. 이들과 함께 떡국을 먹고 겸해 술도 마셨다. 거제현령과 사도첨사, 여도만호는 늦게까지 마시다 돌아갔다. 자리에 들었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시름이 겨웠다. 상산자석연에 물을 붓고 먹을 갈았다. 잠시 앉아 있다가 시 한 수를 지었다.
“십 년을 갈아 온 칼이 칼집 속에서 우는구나.
관산(고향)을 바라보며 때때로 만져 보니,
대장부의 위국공훈을 어느 때에 드릴 것인가.”
닭이 세 번 울 때 일어나 의관을 갖춰 입었다. 경상 앞에 좌정했는데, 예화가 들어와 허리를 굽혔다.
“오늘이 장군 생신입니다.”
나는 고개를 갸웃하고 물었다.
“오늘이 정녕 내 생일이란 말이냐?”
예화가 미소를 지으며 삽주차를 내려놓았다.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나는 찻잔을 집어 들며 말했다.
“생일을 챙길 정도로 한가롭지는 않다.”
예화가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그래서 미역국만 끓였습니다.”
나는 경서에 눈길을 던지며 중얼거렸다.
“굶어 죽는 백성들을 보면 그것도 호화스러운 것이다.”
잠시 후 기러기 떼가 밤하늘을 끼룩끼룩 울며 날아갔다. 공격을 재촉하는 임금의 교지는 추상같은데 날씨는 겨울로 치달았다. 한동안 앉아 있다가 자리를 펴고 누웠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거리니 온갖 생각이 일었다. 늦은 밤까지 시름에 잠겨 있다가 시를 한 수 지었다.
水國秋光暮 한 바다에 가을 빛 저물었는데
驚寒雁陣高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憂心輾轉夜 가슴에는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殘月照弓刀 새벽 달 창에 들어 활과 칼을 비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