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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383112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3-09-22
책 소개
목차
prologue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PART 01 인생 3막, 내 사랑 골프
그래도 다시 앞으로, 골프의 매력 | 취미에서 국가대표로 | 골프 사랑의 시작 | 드디어 첫 버디! | Hole In One | 해외 어르신들과의 라운딩 | 나의 첫 팬심 | 첫 번째 챔피언 등극 | 일본 후쿠이에서 거머쥔 금메달 | 동료들의 응원을 모아 | 아름다운 샷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 셀프로더를 타고 골프장으로 | 골동품 아이언 | 9라운드, 27명의 동반자 | 필드가 약보다 좋다 | Come Back Home | 연습 또 연습 | 골프는 매너의 운동 |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모든 게 천운 | 핑계 없는 무덤 없다 | 습지로의 산책 | 전국체전 예선전에서 만난 멋진 골퍼들 | 공 친 날? 공친 날? | 내 인생의 복권 | 없어서 못 먹고, 안 줘서 못 먹고 | 나의 꿈이었던, 나의 꿈인, 나의 꿈일 | 나의 골프 과외 선생님 | 미남의 기준 | 내게 맞는 공을 찾아서 | 내 인생에 새겨질 소중한 추억 | 아모르 파티 | 골프는 나의 환상의 짝꿍 | 내가 만난 인생의 행운 | 운도 따라야 하는 골프 | US Adaptive Open 96명 리스트 발표 | 운동하니 건강해지고 건강하니 운동한다 | 텅 빈 트렁크를 보면서 | 선리치 CC에서의 추억을 마무리하며 | 더불어 함께 산다는 것 | 출국 준비 |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말자 | 나의 꿈의 무대로! | 선글라스의 인연 | 꿈에 남을 골프장 산책 | 배려가 무엇인지 새삼 깨달은 날 | 아름다웠던 날들 | 미국인 캐디와의 연습 라운딩 | 웃지 못할 영어 | 세계의 높은 벽을 오르기 위해 | 오늘의 경기는 어제의 나와 싸우는 것 | 가재가 노래하는 곳, 아우터뱅크스 | 워싱턴 댈러스 공항에서 | 12박 13일의 미국 여행을 마치며
PART 02 인생 2막, 나답게 산다는 것
포항 MBC ‘특급 이야기 쇼’와 건강한 경주 2002 | 머뭇거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 이젠 변화가 필요할 때 | 출근길에 마주하는 눈부신 아침 | 나의 사랑 나의 어머니 | 내가 지탱할 수 있었던 이유 | 첫눈에 반한 소국 그림 | 아무도 나에게 기대지 않는 삶, 거기서 오는 가벼움 | 구멍 난 바지 | 책에서 길을 묻다 | 프리마돈나 조수미 | 자신을 치유하는 방법 | 인생에서 닮고 싶은 분, 이 회장님과의 인연 | 섬세함에 대하여 | 지키지 못한 약속 | Occupational Diseases | 가족 여행 | 나의 영원한 반쪽과의 여행 | 여행, 낯섦에서 나를 찾는 시간 | 김천의료원과의 작별 인사 | 다시 찾은 일상의 여유 |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 한 번은 만나야 할 사람
PART 03 인생 1막, 더 이상 외면하지 않는다
내 어린 날의 꿈 |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 기억하고 싶지 않은 6월 어느 날 | 진급을 위해 필요한 80점이면 충분합니다 | 자동차, 나의 동반자 | 그대를 만나고 | 상처는 아물고 내일은 웃을 수 있다 | 싸워야 할 대상은 나 자신 | 죽음에 관한 치열한 생각
저자소개
책속에서
모든 경기가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 앉아 대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의아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내가 우승자였다. 일본어로 행사가 진행되다 보니 내 이름을 불러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것이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우승하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는데 또다시 행운의 여신은 내 손을 들어 주었다. 아니, 내 노력이 만들어 낸 튼튼한 계단이 내가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게 도와준 것이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내 목에 금메달이 두 개나 걸렸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다. 뿌듯했고 감사했으며 힘들었고 즐거웠으면서 노곤했지만 행복했다. 그간 흘린 땀이 메달 안에 모두 응축된 것만 같았다. 이제 US Adaptive Open에 참여할 수 있는 확률이 한층 더 높아졌다.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채를 크게 휘두르지 않으면 공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홀컵을 향하지 않으면 절대 공은 그곳까지 도착하지 않는다. 첫 퍼트는 엉망이어도 마지막 퍼트는 절대 처음과 같지 않다.
연습과 연습을 통해, 끝없는 도전 정신을 통해 더 나은 샷을 몸에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집념과 꾸준함으로 나는 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나의 골프 역사를 한 줄 더 새겼다.
나이가 들수록 물건이든 사람이든 새로 접하는 것에 대해 이유 없는 거부감이 생기곤 한다. 어렸을 때는 무엇이든 따지지 않고 경험하고 도전해 보곤 했었는데,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는 게 분명했다. 30년 경력의 캐디 말 한마디가 뇌리에 깊게 박혀 한 번 시도해 보았던 것이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고민을 해결해 주었다. 그 계기가 없었다면 아직도 오래된 첫 아이언 채를 사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꼭 골프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전반적인 도전 정신이 생긴다. 변해야 한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니지만 익숙함에 대한 관성 때문에 벗어나기 쉽지가 않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게 찾아온 새로움에 푹 빠졌다. 그러면서 편하고 실용적인 것이 너무나 많은데 오랫동안 익숙함을 고집스럽게 붙들고 있던 마음을 반성하게 된다. 새로운 것 역시 사용하다 보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어렵고 낯선 것들도 가까이하다 보면 친근해지는 것이 당연한 절차이다.
오늘도 손에 클럽을 익히려고 연습에 매진했다. 그 새로운 느낌이 마음에 딱 든다. 새로움에 도전하는 것을 마다하지 말아야겠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그것마저 내 귀중한 경험의 자산이 될 테니까 말이다.
나의 20대를 기억하는 대학 친구들은 나의 사고를 직접 보았는데, 불행과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20대의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절망과 분노로 입을 꾹 다물고 슬픈 눈으로 바라보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을까. 타인이 보기에 나는 잔잔한 바다였을지 모르지만, 마음속은 어지럽게 흔들리는 폭풍 전야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브레이크 고장 난 불안감 그 자체였다.
나의 인생 감독을 자처하던 나는 스스로 분노와 슬픔에서 건져내는 영화 세트장을 만들었고, 예전에 가지고 있던 모든 습관과 성격을 버리고 다시 태어나야만 하는 그 무대 위로 올라갔다. 화려하게 재기하는 해피 엔딩을 결말로 적어 두고 자신과의 길고 긴 싸움에 도전했다.
지금 나의 삶이 모든 것을 이룬 성공적인 생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스스로 도전해야 할 기회가 아직 잔뜩 남은 진행 중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기회 중 하나가 지금은 골프다.
나에게 주어진 어려움이나 고통, 지루함을 회피하지 않으면서 어떤 역할이라도 흔쾌히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한 행운이다. 무엇이 나를 살게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서 세상을 헤매었고, 내 나름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누구보다 진지하게 삶을 받아들이고 겸허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생각한 대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주어진 경험이 나름대로 다양했기 때문일 것이다.
의사가 갈 수 있는 많은 길이 있었지만 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공직자의 길을 선택했다. 사람들은 열악한 환경, 박봉이라는 이유를 대며 나를 말렸지만, 나 또한 그런 것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점점 나에게 적합한 직업이라고 생각되어 더 이상의 갈등은 하지 않았다. 대신 시간과 자유가 더 많은 곳을 선택했다는 긍정적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겉보기에 화려한 직업보다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의미를 지닌 일을 하고 싶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질 수 있었던 경험과 노력이 나의 삶을 훨씬 더 풍부하게 만들었고, 그런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내게 대단한 행운이었다. 돈에 나의 시간을 파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나의 시간을 살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