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헤는 밤

1부 세월을 보는 일
세월을 보는 일
참을성 많은 존재의 미련함
흰 눈 사이로
부실한 마음
잠
호환마마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2부 위로의 털더미
창밖에 오늘이 있다
털 헤는 밤
폭풍전야
진짜 고양이
같은 이유로
수상한 배웅
위로의 털더미
엄마도 언니도 아닌 형아

3부 우리는 같이 살았다
숨는 마음
나보다 늙은 내 새끼
다른 대답
할머니와 초롱이
내 가족의 가족
다시 만나는 날
우리는 같이 살았다

4부 지켜보기

내 앞의 생이 끝나간다 해도 나는 옳은 선택을 했다고 믿고 싶다. 더 이상 현재의 책임을 과거로 전가하고 싶지 않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우리가 함께한 날들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매일 멀어져가는 삶을 쓰다듬으며 오늘도 나는 단단히 채비를 한다.
-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