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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60510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4-01-25
목차
책머리에/ 5
시드니 김(KMS) 형/ 11
어린 생명/ 16
아직도 세월호냐?/ 16
종교/ 17
바나나꽃/ 18
고향/ 18
길고양이/ 19
흡연 구역/ 21
김포공항/ 22
영화(YYH)야/ 23
방콕에서/ 25
병원/ 26
인제 김(KHJ) 형/ 28
5등분/ 30
담배/ 31
저작권/ 32
아름다움/ 34
선생님/ 35
정책/ 37
운 좋은 날!/ 38
계산법/ 40
계단/ 40
Peter M. 박사/ 42
82년생 김지영/ 46
교육과 떡잎/ 47
관심과 도움/ 49
만분의 일?/ 51
만평/ 51
손흥민과 이강인/ 52
은인 김(KHJ) 형/ 53
반달가슴곰/ 54
고조선 후기 강역도/ 55
책벌레 한(HSH) 박사/ 56
평판/ 59
야생동물을 보살피는 김(KJT) 형/ 61
원칙과 주관이 뚜렷한 이(LYJ) 형/ 63
소주와 BTS/ 65
동네 병원/ 67
진부 김(KCR) 원장님/ 68
Singaporean 오(Aw UL) 형/ 73
천사/ 75
일 중독자 이(LSI) 형/ 76
횡성 이(LKU) 형 부부/ 79
전주 강(KEJ) 형/ 80
세월호……/ 82
제주에서/ 82
야밤의 뻥튀기/ 85
티 내지 않는 최(CDH) 형/ 86
유튜버/ 90
그레타 툰베리 vs 막럼프/ 91
노블레스 오블리주/ 92
자신의 삶을 개척한 천(CSK) 교수/ 92
여자축구 벨 감독/ 93
코로나 19(COVID-19)/ 94
쥐베의 민낯/ 95
누구한테?/ 96
정은경 본부장/ 96
대구시/ 97
이탈리아 ‘아미’ 안젤라 풀비렌티/ 97
세월호 바이러스들/ 98
‘공존’이란 제목의 벽화/ 99
노무현, 노회찬. 두 분이 그립다/ 99
학문의 자유?/ 100
바보 노무현 님/ 100
잘했다!/ 101
천사 홍정복/ 102
용인 이(LTJ) 원장님/ 103
파렴치한 셀프영웅 백선엽/ 105
백영심 간호사/ 106
노회찬 님/ 107
우리나라 기부왕들/ 108
성영철 포스텍 교수/ 110
명쾌함과 적확함/ 111
우리에겐 왜 긴즈버그가 없냐고?/ 112
귀한 인재들/ 113
거대 여당의 횡포?/ 114
상계동 슈바이처 - 김경희 원장님/ 115
청년들의 죽음과 이소선 님/ 116
철저한 삼권분립?/ 117
간호사님들, 감사합니다!/ 118
대구 키다리 아저씨/ 119
전주 ‘얼굴 없는 천사’/ 120
끝 모를 코로나 19와의 사투/ 121
세월호 7년 - 무혐의?/ 122
이민진의 ‘파친코’/ 123
기재부 나라?/ 125
세월호 - 북한 테러 가능성?/ 126
무재칠시(無財七施) : 재물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127
법정 스님의 오관(五觀)/ 127
헐버트와 김동진 님/ 128
교수와 학문의 자유/ 129
애국가 작사자, 도산 안창호/ 131
왜(倭)에 대한 북한의 언급/ 132
백기완 선생님 영면/ 133
동북아역사재단?/ 133
생전 장례식/ 134
바이러스의 제물/ 135
이제서야 무죄/ 136
명예 회복?/ 138
세월호 의인 김동수 님/ 139
홍익인간과 신축12적/ 140
윤여정 님/ 141
식민사학 고발 - 이덕일 소장/ 141
왜(倭)의 잔재/ 142
세월호 특검 출범/ 142
BTS와 사우디/ 143
광주의 ‘해 뜨는 식당’/ 144
호랑이/ 146
대책 없는 『미친놈』, 라카이코
리아/ 147
‘롤링스톤’ 표지의 BTS/ 148
생명/ 149
가관이다/ 149
재팬부: 강제노역 손배소 각하/ 150
간송해례본 – 전형필 님/ 152
이한나 님, 영면하소서/ 153
사진작가 김동우·현효제 님/ 154
김동식 구조대장님/ 154
노무현 님이 그립다/ 155
칼럼니스트?/ 156
미군은 점령군?/ 157
또 세월호를……/ 158
제인의 골든 버저/ 159
사학계만?/ 160
앎/ 161
김연경 주장/ 162
염치와 자존감/ 164
575돌 한글날/ 165
『미친놈』이 그리운 요즘/ 166
헝가리/ 166
프란치스코 교황/ 167
2030 관람청취불가?/ 167
이재명 사퇴?/ 168
여론조사 결과?/ 169
요소수/ 169
블랙 코미디/ 170
기레기? 쓰레기자!/ 171
반장 선거?/ 171
유아진(11, 왜관초 5학년)의
손편지/ 172
댁이나 잘하세요/ 173
서울대 장학기금 이순난(90)
할머니/ 174
입법 독주?/ 175
경북대 의대 교수/ 176
김구 선생님의 기쁨/ 177
언론의 기능?/ 178
아리랑/ 179
적확한 비유/ 179
고귀한 박춘자 할머니/ 180
독일 역사학계의 ‘한민족’ 연구/ 182
영국 학계/ 184
침묵하는 언론?/ 185
무승부? 전문가?/ 186
‘이슬람’의 진짜 이야기/ 187
국토전략TV/ 187
민초의 힘을 믿는다!/ 187
망상일까?/ 190
시작도 전에 하는 짓거리가/ 192
바이올리니스트 손수경/ 193
외과의 이국종 교수/ 193
피아니스트 임윤찬/ 194
참전국 에티오피아/ 194
공병우 박사님/ 197
호머 헐버트와 안중근, 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 197
매일유업 창업주 김복용 회장/ 198
금상/ 199
SPC그룹?/ 199
조선의 재활용/ 200
임재식 단장/ 200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간의
고통’/ 201
김주혜의 ‘작은 땅의 야수들’/ 202
전국 한마음 엄마들/ 202
노회찬이 그립다/ 203
기괴한 가관?/ 204
한국사 최악의 빌런 5인/ 205
우리 역사상 최고의 지도자
5인/ 206
최고 지도자 최종 5인에 들지 못한 세 분/ 207
일본인?/ 207
패러디(parody)/ 208
웃어야 하나?/ 208
쓰레기통인가, 똥통일까?/ 209
망나니/ 209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211
David John Seel/ 212
38(설훈여덜?)/ 213
코미디/ 213
BTS 리더 RM/ 214
출발선의 두 사람/ 215
자식은 있으려나?/ 216
29만원의 손자 전우원/ 216
김여정의 막말/ 219
양회동 열사 유서/ 220
인프레쉬(INFRESH)/ 222
책 속의 책 - 한 멍청이의 푸념/ 225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드니 김(KMS) 형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다 좋은 것일까? 전산 분야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으로 두 번째 입사했다. 동료 중에 나보다 한 살 적은 김(KMS) 형은 내게 과할 정도로 깍듯하게 형님 대접을 했다. 본부에 같이 근무하다가 사이트로 파견 나가면서 둘이 근무했다. 내가 전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었던 반면, 그는 전공도 했고, 다른 곳에서 몇 년을 일해온 터라 전문가였다.
프로그래밍을 알아야 했기에 당시 주로 사용하던 포트란(FORT- RAN)과 코볼(COBOL) 입문서를 풀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야말로 프로그래밍의 첫걸음마였다. 포트란으로 간단한 수식을 이용한 표를 출력하기도 쉽지 않았으나, 한 걸음씩 나아가는 배움의 기쁨도 컸다. 하나둘 새로운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막히는 부분은 옆에 있는 김(KMS) 형에게 물어가며 꽤 열심히 공부했다. 조금씩 난이도가 높은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기쁨이 꽤 쏠쏠했다.
그러다 며칠을 해봐도 원하는 답을 구하지 못한 문제를 김(KMS) 형에게 물어보니, 잠시 보다가 자기도 모르겠다고 하기에 그런 줄 알았다. 또다시 며칠이 흘렀으나 해법을 찾지 못해 헤맸고, 김(KMS) 형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달리 그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아니었다.
사무실에 보고서를 출력했던 이면지가 많았기에 퇴근길에 한 묶음 가지고 퇴근하여 늦은 밤까지 그 문제에 몰두했지만, 답을 구할 수 없었다. 자면서 꿈에서도 그 문제에 매달렸다. 이면지를 머리맡에 펼쳐두고 연필을 둔 채로 잤다. 잠결에 일어나 불을 켜고 연필을 쥐었더니, 꿈속에서 찾은 그 해법은 불을 켜는 순간 하얗게 날아가 버렸다.
그래서 머리맡에 어질러진 이면지에 연필도 여기저기 둔 채로 잤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손에 잡히는 연필을 찾아 쥐고 생각한 해법을 끄적였다. 그러나 불을 켜니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나다 보니, 이젠 어둠 속에서 쓴 글씨도 해독이 가능할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다음 날 사무실에서 컴퓨터에 넣었으나 정작 답이 프린팅되지 않는 오류였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나를 보면서도 정작 김(KMS) 형은 외면한 채 나 몰라라 하는 것에 화도 났다.
어느 날 새벽 불을 켜고 끄적인 것을 보니, ‘바로 이거다!’란 확신이 들어서 택시를 타고 사무실에 왔다. 컴퓨터를 켜고 작업을 한 뒤, 프린터를 보는데 찾던 정답이 출력되었다. 평소 소음이었던 프린팅 소리가 경쾌한 음악 소리로 들렸다. 그 한 장의 출력지를 보며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일찍 나오셨네요.’ 하며 사무실에 들어서는 김 형에게 ‘그 문제 풀었어요.’ 하니, 그저 무덤덤하게 ‘예, 해내셨군요.’ 하는 김 형에게 서운할 정도였다.
김 형에 대한 응어리로 내내 묻어두었던 그 사건을 6개월 뒤쯤인 연말 술자리에서 물어보았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겪는 몇 가지 단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반드시 자력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수준이 있는데, 형님에게 그 문제가 바로 그것인 것으로 보였기에 그랬습니다.’라고 답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의 가치는 무엇일까? 김(KMS) 형의 깊은 속뜻과 나를 위한 진정한 배려는 전문가이기에 가능했다.
나는 어땠나? 주변이나 후배들에게 알량한 것을 가지고도 ‘그것도 모르냐’는 면박을 주었다. 사회 초년병 시절에 김 형에게 배운 귀한 가르침을 정작 살면서 실행하지 못한 서푼짜리가 나였다. (2019.10.15.)
호주 브리즈번에 두 달 출장을 갔었다. 김(KMS) 형을 본 지도 오래되었기에 먼저 시드니로 가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목적지인 브리즈번으로 갔다. 김(KMS) 형의 아담한 정원이 있는 집에서 남매(KBG, KKD)를 둔 김(KMS) 형 가족과 해후를 할 수 있었다.
브리즈번 날씨가 하룻밤을 지낸 시드니와는 또 다른 것 같았다. 참 큰 나라다! 담당 파트너와 주로 지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의 초대를 받다 보니 답례로 가끔 식사를 대접하게 되었다. 대접하는 처지에서 약속하면 부인이나 동료도 같이 초대하게 되었고, 주로 한식당으로 갔다. 브리즈번에도 한식당이 있었고 꽤 비쌌다. 숙소도 좀 편한 곳을 잡았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 아직 체류 기간이 열흘도 더 남았는데, 내가 받은 돈으로는 부족할 것 같았다.
당시 호주 TV에는 IMF를 당한 한국의 ‘금 모으기 행사’가 연일 보도될 때였다. 국가 부도를 맞아 민초들이 줄 서서 돌 반지 등 금붙이를 내놓는 것이 그들 눈에는 신기할 정도였을 터였다. 담당 파트너에게 사정 얘기를 하면서 부탁을 했다. ‘아무래도 남은 일정을 지내기에 경비가 모자란다. 내 나라에서 저렇게 하고 있는데, 한 푼이라도 외화를 쓸 수는 없다. 날 시드니로 좀 보내달라.’고 청했다. ‘그곳은 왜?’ ‘거기서는 친구 집에서 지내면 되니, 돈을 절약할 수 있다.’ 내 취지에 공감한 그 친구가 일사천리로 어렵게 일정을 조정해주었다. 말레이시아 본부에서 승낙 통지가 왔다며 행복하냐고 묻기에 ‘그래. 정말 고맙다.’라는 내게 작은 귀국 선물을 주겠다고 했다. 당시도 호주의 대부분 공산품은 중국산이었고, 일정 조정 등으로 폐를 끼쳐 미안했기에 정중하게 거절했다. 공항에 데려다주며, ‘이건 호주산이다.’라며 작은 화병을 내게 주었다.
그렇게 뜬금없이 김(KMS) 형 집으로 갔고, 거기서 일주일을 지냈다. 며칠 안방에서 혼자 지내던 중 옆방을 보니, 네 식구가 한방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사이 이사를 해서 집이 바뀌었고, 방이 두 개밖에 없는 집인 걸 몰랐다.
민망했지만, 남은 며칠을 김(KMS) 형과 같이 지내고 귀국했다. 파트너의 고마운 배려 덕에 김(KMS) 형네 가족에게 큰 폐를 끼쳤지만, 함께 지낼 수 있었던 즐거운 소중한 추억이다. (2020.01.11.)
김(KMS) 형의 또 다른 큰 가르침을 실행하지 못한 것이 있다. 김(KMS) 형이 나와 같이 입사한 친구들과는 달리 실무 경험도 많은 데다가 능력도 있어 김(KJS) 상무 등 윗분들의 신뢰가 컸다. 하루는 김(KJS) 상무 방에 불려가 한참 있다 내려온 김(KMS) 형이 날 더러 상무님이 찾는다고 해서 올라갔다. 하나의 결정사항에 대해 내 의견을 달라고 말씀하셨다. 별로 큰 사안은 아니었으나,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내 결정에 따르시겠다는데 많이 난감했다. 말씀하신 A와 B, 두 사안 중 A로 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리니, 그렇게 추진하라 하셨다. 김(KJS) 상무의 방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안 타고, 계단으로 내려오면서 전문가인 김(KMS) 형이 왜 날 골탕 먹이냐는 짧은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방에 와 김(KMS) 형에게 물어봤다. ‘A로 추진해야 할 것 같아 상무님께 A로 말씀드렸는데, 맞나요?’ ‘예.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김(KMS) 형이 말씀 안 드리고, 날 찾게 했나요?’ ‘그런 결정사항은 형님이 하셔야죠.’ 김(KMS) 형은 별 쓸모없는 내 존재를 부각시키려고 그랬던 것이다.
연말에 부서 내 신 부장과 홍 이사가 내게 사장 표창을 받으라고 했다. ‘전 한 일이 없습니다.’ ‘우리 부서에서 상을 받는다면, 당연히 김(KMS) 형이 받아야지요.’ 같은 소리를 또 하니, 두 분이 짜증을 냈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김(KMS) 형의 공을 가로채 사장 표창장을 받았다. 그런데 공적 조서를 본인에게 쓰라는데, 참 멋쩍었다. 이후로는 상을 피했고, 동료들에게 상을 받게 하려고 애썼다. 아울러 그들의 공적 조서는 늘 내가 써주었다.
7~8년 후, 본사 회장님 직속 부서에서 전화가 왔다. 우리 회사에 회장상 추천자를 의뢰했는데, 내 옆에 있던 친구가 자길 찾아왔더란다. 그 친구가 ‘우리 회사의 일은 모두 자기가 했다.’라며 ‘상은 자기가 받아야 한다.’라고 했단다. 평소 일을 추진하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자주 접촉해서 잘 아는 그 양반에게 그랬으니, 내게 전화한 것이었다. 그때 그에게 ‘예. 이왕이면 좀 큰 상으로 바꿔주세요.’ 했더니, ‘저도 그러고 싶은데, 전체 틀이 이미 잡혀서 그건 좀 곤란합니다.’라며 난처해하는 그와 웃고 말았다.
‘상’이란 것이 별것도 아닌데, 김(KMS) 형은 동급자나 마찬가지인 내게 모든 공을 돌리려 애썼다. 김(KMS) 형처럼 상급자에 대한 예우와 응당 지켜야 할 것들이 있음에도 나는 그러지 못했다. 매우 예리한 잣대로 상사들을 분석했고, 내 평가 기준에 미흡한 상사들에겐 은연중에 반감을 드러냈다.
부장 승진 시험을 통과한 후 부장 때였다. 나름 미친 듯이 일을 하기도 했다. 어떤 때는 일주일을 사무실에서 쪽잠을 잤다. 그때는 요즘과는 다른 세상이었다. 주요 사안은 중역들의 간부 회의에서 결정되었는데, 부장은 발언권도 없이 그저 회의록이나 작성했다. 중역들의 황당한 말들을 들으며, 회의 테이블 뒷자리에 앉아 그들의 말을 메모했다. 결국, 내 뜻대로 되었지만, 긴 회의시간 동안 엉뚱하고 황당한 말들을 들으며 갑자기 뱃속에서 뭐가 터지는 것 같더니, 통증이 심했다. (중역분들도 소관 업무와 무관한 일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임에도 못 참는 무식한 나였다. 해도 주관 부서장의 말에 쓸데없는 토를 달며 공전하는 것은 잘못이라 생각했다.)
내일 결재를 올려야 되는 사안이라 내 자리로 돌아와 회의록을 작성하다가 화장실을 들락거리는데, 하혈이 그치질 않았다. 곧바로 빈혈이 와서 걷지도 못했고, 그렇게 야밤에 입원했다. 급성 십이지장궤양 장 출혈. 다음 날 오전 동료 전(JSJ) 형에게 내 서랍 속의 업무일지를 가지고 와달라고 했다. 전(JSJ) 형을 앉혀 놓고, 급히 회의록을 마무리해주면서 다음 조치사항들을 모두 써서 주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전(JSJ) 형이 자주 들락거리며 내 빈자리를 채울 수밖에 없었다.
이후로도 모난 돌인 내 건방진 행태는 바뀌지 못했고, 점점 더 조직 부적응자가 되어버렸다. 김(KMS) 형의 큰 가르침은 까마득하게 잊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