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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머문 자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새들은 머문 자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이화인 (지은이)
우리詩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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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머문 자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새들은 머문 자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8688729
· 쪽수 : 121쪽
· 출판일 : 2024-05-25

책 소개

이화인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1부 〈봄〉에 18편, 2부 〈여름〉에 18편, 3부 〈가을〉에 18편, 4부 〈겨울〉에 18편 5부 〈다시 봄〉에 18편 등 총 5부에 90편의 시가 실려 있다. 시인의 섬세한 감각을 통해 정제되고 상징화된 사물과 사유들이 은유로 표출된 것들이다.

목차

시인의 말 •5

제1부 봄

꽃이 피어야 봄은 온다 •13
낙화 •14
용서 •15
기도의 힘 •16
눈부처 •17
개불알꽃 •18
입춘 •19
환상의 조화 •20
길일 •22
얼레지꽃 •23
사랑도 •24
그것은 사랑이다 •25
냉이꽃 •27
난감하다 •28
구원의 기도 •29
실패 •30
꽃자리 •31
갈매기의 꿈 •32

제2부 여름

사랑론 •37
무인도 연가 •38
벼랑에 •39
은총 •40
시인 •41
동자꽃 •42
더덕 넝쿨 •43
터럭 •44
불쏘시개 •45
하찮은 풀꽃조차 •47
난들 어쩌겠어요 •48
비양분교 •49
임산부석 •50
꽃게 •51
가시를 바르며 •52
조계사 회화나무 •53
천상화 •54
둥글다 •56

제3부 가을

낮달, •60
꽃노을 •61
먹을 만하다는 말 •62
화살나무 •63
구두쇠 •64
어머니의 무명수건 •65
어미 •67
매미 •68
인생 별곡 •69
비스듬하다 •70
우리가 꽃이라면 •72
눈먼 파랑새의 기도 •73
잡초 •75
거시기 •76
개밥바라기별 •78
돌무덤 •79
갈매기 •80

제4부 겨울

첫눈이 오면 •83
꽃의 전령 •84
극락전 •85
헐벗은 몸으로도 •86
미황사 •87
민달팽이 •88
막사발 •89
인생은 똥 볼이다 •90
곡비 소리 •91
너라는 별 •92
살 만한 세상 •93
잘난 서열 •94
깃발 •95
아빠는 나를 알아보실까 •96
너를 만나기 위해 •98
작은 천국 •100
이 겨울 또한 지나가리라 •101
극락강 건너 만평장례식장 •103

제5부 다시, 봄

봄은 오고 싶을 때 온다 •107
부처꽃 •108
고해苦海 •109
사는 일 •110
무지렁이로 산다 •111
경칩, 청개구리 •112
악귀로 산다 •113
무불사無佛寺 •114
새들은 머문 자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115
주둥이 •116
때 •117
진여眞如 •118
무소유 •119
배웅 •120
수석 •121
크리킨디 벌새 •122
내 가슴에 응달진 옴팡집 한 채 •123
시절 인연 •124

저자소개

이화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라북도 김제 출신(1951) 전북대학교 기계과 졸업, 한양대학교 대학원(석사) 2003년 《현대시문학》 시 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 『그리움은 오늘도 까치밥으로 남아(2004)』 『길 위에서 길을 잃다(2007)』 『묵언 한 수저(2016)』 『가벼운 입술소리(2019)』 수필집 『쉰여덟에 떠난 Nepal 인도(2011)』 수상 임화문학상, 현대시문학상, 제주4.3기념일작사상, 전국禪詩공모수상 제주4.3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기념곡을 만들기 위하여 노래 가사 전국 공모에서 응모한 『빛이 되소서』가 지정곡 작사로 선정되어 2014년부터 기념곡으로 불리고 있음. 경력 : 한국토지주택공사 정년퇴직, 강릉영동대학교 출강(전),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2004~현), 불교중앙박물관 자원봉사자 회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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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불립문자不立文字와 시詩

선禪은 언어와 언어에 따르는 사고작용을 부정한다. 오로지 객관적인 깨달음만 수용한다. 이 깨달음의 섬세한 느낌을 전달하는 데에는 시詩만 한 것이 없다. 설명적 기능을 최대한 억제한 비언어적인 언어가 바로 시이기 때문이다. 선禪은 깨달음을 강조하는데, 시詩 역시 깨달음을 핵심으로 본다. 동질의 성격이 만난 것이 선시이며, 선시적이라는 것은 시가 최대한 절제되고 압축되어 군더더기가 없고, 시인의 주관적인 깨달음이 객관적으로 잘 표현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시는 비언어를 강조하는 선과 언어를 매개로 하는 시의 이상적인 만남이다. 이화인 시인의 『새들은 머문 자리를 기억하지 않는다』는 선시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는, 시적 완성도가 높은 역작이다.

내가 꽃피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꽃이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일이다

내가 신에게 다가가는 가장 지름길이다.
- 「용서」 전문

수도의 길을 걷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고 말이다. 용서야말로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꽃이자 숭고함이고, 신께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이 짧은 시행에 얼마나 많은 말이 생략되어 있는가? 마지막 행에서 궁극적으로 시인이 추구하는 것은 신에게 향하는 길임을 알게 한다. 즉 수행을 통한 구도의 길인 것이다. 그러하니 그의 삶인들 오죽하겠는가? 그의 시 한 행 한 행이 수행이다. 시 행간이 그의 삶이고 인격이다. 사람 좋은 웃음을 늘 얼굴에 달고 사는 시인의 편안한 인상이 시에서도 느껴진다.

내 생애 몇 바퀴를 돌고 돌아서
전생에서 인연으로 너를 만나
우리는 비바람 치는 삶에
어둠을 등지고 바람의 길을 나서지만
오늘도 부서진 별을 안고 돌아오는 길
삶은 그리도 녹록지 않아라
하루하루가 꽃길이길 기도해도
돌아오는 길은 비바람 치는 너덜길
삶이 너무 외롭고 쓸쓸해도
처진 내 어깨를 짓눌러도
너와 가는 이 길은
하늘마저 외면한 버력더미 길
내가 가는 이 길이 너덜길이라 해도
나는 이 길을 가리
다음 생에서 너를 다시 만나
꽃길을 걸을 때까지.
- 「냉이꽃」 전문

이화인 시인의 시집 『새들은 머문 자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책 구성이 계절의 순환을 담고 있다는 것을 차례를 통해 보았다. 이는 불교의 윤회사상을 담고 있음도 쉬이 알 수 있다. 시인과의 대화에서 윤회사상을 시집에 반영하고 싶어서 구성을 그리 잡았다는 말을 들었다. 이는 시인이 철저한 계획 아래 오래 구상하고 반영한 것임을 알게 한다. 각 장마다 그 계절에 맞는 이야기들을 압축해서 실었는데, 아래는 바로 여름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생선 가시를 발라낸다

대들보처럼
제 몸에 큰 가시를 심어놓고
미움이 싹틀 때마다 더 자라지 못하도록
잔가시 하나씩 심었다

가시는
지키고 이겨내야 할 계율처럼
남을 공격하기보다
자신을 다스리는 저지선이었다

한때, 미움으로 가시를 키운 적 있다
가시는 무럭무럭 자라서
누군가를 찌르려 할 때마다
먼저 나를 찔렀다

그에게 주려던 아픔보다
더 큰 아픔이
내 안에 상처로 돌아왔다.
- 「가시를 바르며」 전문

시인은 생선 가시를 통해 우리가 가슴 속에 박아 놓은 가시는 무엇이며 어떠한 용도인지 생각하게 한다. 가시의 속성은 찌름이다. 즉, 가시의 상징성은 찔림, 피 흘림, 상처 입음이다. 그래서 대부분 가시를 공격형이나 피해형으로 진술하는 데에 쓴다. 그러나 시인은 자신을 다스리는 도구로 사용한다. 남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계율처럼 마음에 가시를 박아 놓고 자신을 찌르며 내 행동과 마음가짐을 경계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수행자로서 임하는 시인의 자세를 볼 수 있다.

바람이 불면 나무는 전생을 기억한다
비바람이 치는 날이면
나무는 전생의 기억을 기록한다
바람의 힘을 빌려 경전으로 기록하지만
해독하는 사람은 없다
전생을 다녀온 사람이 전생을 기억하고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이 경전을 기록한다
나는 오늘도 포장마차 불빛 아래에서
바람의 경전을 기록한다
늦은 밤 포장마차에서 별을 찾는 사람만이
별들도 외롭다는 것을 안다
별들도 전생을 기록하는 것을 안다
별들이 어둠 속에서 깜박이는 것은
전생의 기억 속에서 헤매기 때문이다.
- 「바람의 경전」 전문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말한 시인이 있었다. 이는 시인이 바람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이화인 시인은 「바람의 경전」에서 “바람이 불면 나무는 전생을 기억한다”라고 했다. “바람의 힘을 빌려 전생의 기억을 경전으로 기록”한다는 것이다. 나무의 전생은 무엇일까? 이 시에서 나무는 화자 자신이며 시인 자신이다. 시인은 바람이었을지도 모를 자신의 전생을 경전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이는 온몸에 경전을 기록하듯이 수행의 삶을 이어가겠다는 의미이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이 모두 시인이 애정하는 작품들이겠지만, 특히 시인은 애초에 이 시의 제목을 시집 제목으로 삼으려고 했다가 사정에 의해 현재의 제목으로 바꿨다는 점에서 시인의 관심이 깊은 시라는 생각이 든다.

너울너울 꽃 너울지는
화사한 꽃그늘에

사르락 사르락
은사銀絲 날개 밀잠자리

꽃불 타는 꽃노을 하늘빛
뽀얀 손톱 달이

사부작사부작 까치발로
먼 길을 떠난다.
- 「꽃노을」 전문

「꽃노을」은 〈가을〉 편에 있는 시다. “너울너울”, “사르락 사르락”, “사부작사부작” 등 의성어와 의태어를 써서 긴 설명을 하지 않고도 사물의 움직임이나 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의성어와 의태어는 너무 남발하면 자칫 시가 가벼워질 수도 있으나 적당한 차용은 시의 맛을 한껏 살려주고 압축미의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꽃 그늘에서 밀잠자리가, 꽃 노을 하늘빛에서 달이 먼 길을 떠난다는 표현이 압권이다. 짧은 시행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은 물론 길게 말하지 않아도 삶의 여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잠자리의 시간이나 달의 시간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이 장면은 아프게, 시리게 다가온다. 그러나 노을을 향해 가는 인생의 저녁이 쓸쓸하게 느껴지지만, 의성어 의태어를 사용하여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집을 나간 무더위가 얼어 죽었다는 부고장이다
가을이 끝물이라는 알림장이다
남아 있는 삶을 헤아려 보는 계산서이다
겸허하게 살겠다는 그날의 일기장이다.
- 「첫눈이 오면」 전문

「첫눈이 오면」은 4부 〈겨울〉에 실린 시다. 4행의 시에 장엄한 각오가 담겨 있다. 첫눈은 부고장이자 알림장이며 계산서이고 일기장이다. 즉 ‘첫눈=부고장, 첫눈=알림장, 첫눈=계산서, 첫눈=일기장’이라는 ‘일대다’ 관계를 맺는 은유를 사용해서 시적 완성도를 높인 시이다. 시인은 부고장이자 알림장이며 계산서이기도 한 첫눈을 보며 겸허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작은 입으로 폭포수를 쏟아내도
입술은 젖지 않고

불 화산의 격렬한 화염을 토해내도
입술은 타지 않는다.

한평생 애지중지 모아 놓은 재물도
눈감으면 티끌에 불과하고

하늘만큼 올려놓은 권세와 지위도
갈바람에 뒹구는 낙엽이다.

지는 꽃은 훗날을 기약하지 않고
새들은 머문 자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 「새들은 머문 자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전문

「새들은 머문 자리를 기억하지 않는다」는 5부 〈다시, 봄〉에 실려 있다. 살면서 어느 하나 내 것인 것 없고, 내 자리인 것 없고, 내 사람인 것 없다. “티끌”처럼, “갈바람에 뒹구는 낙엽”처럼 허무하고 허망한 것이 인생이다. 갈 때는 다 벗어 놓고 바람처럼 날아갈 생이다. 내가 앉은 이 자리로 돌아올 수나 있을지 언제 올지 기약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하니 욕심도 명예도 다 부질없다. 사랑하고 현실에 겸허하게 최선을 다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시인의 메시지를 본다.

달은 강물이 말라야
잠수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들풀은 무서리가 내려야
겨울이 다가왔음을 안다

자식이 눈 밖에서 맴돌 때
부모 굽은 등이 보이고

제법諸法은 변하지 않는데
만물萬物은 변치 않음이 없다.
- 「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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