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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8710413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4-04-2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_낯선 만큼 매혹적인, 그 이야기의 숲길로
1장 쌍년이 되는 건 해법이 아니다
2장 소년이 걸어야 하는 자기 몫의 황무지
3장 아무 데도 가지 않아도 세상을 바꾸는 여자
4장 용은 왜 공주만 잡아갈까?
5장 탑에서 나와 광야를 걷는 여자
6장 자식은 죽여도 아버지는 못 죽인다
7장 백설공주 계모 왕비의 거울 뒤, 그놈 목소리
8장 이제는 인간으로 변신할 시간
9장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10장 뜨개질하는 여자를 두려워하라
에필로그_숲에서 돌아 나오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야기는 들려줄 때마다 달라진다. 기억의 한계 탓도 있지만, 이야기를 듣는 이들과 상황에 맞추느라 그렇다. 그 와중에 이야기하는 사람의 소망과 갈망이 슬그머니 끼어들곤 한다. 물론 기득권의 힘도 개입해서 입맛에 맞게 바꾸려 든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꾼에게 재갈을 물릴 수는 없다. 그래서 언제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은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되었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던 시절에 이야기의 힘은 더욱 강력했다. 사람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빚어가고, 동시에 다른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드러낸다. 이야기밖에 못 한다며 무력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가장 오래가고 근본적인 변화의 힘이 아닐까.
성애의 대상이 되는 것이 여신의 제단에라도 오르는 일인 것처럼 착각해서 낭만화의 허구에 빠지면, 백설공주 꼴이 난다. 착하고 어질게 순종하면서 자신의 욕망도 모르고 욕망의 주체가 되어보지도 못한 채 사는 여성은 백설공주의 어머니 왕비처럼 쓸모없다. ‘착하면 호구’라는 세간의 표현은 여기에도 딱 들어맞는다. 사실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것만큼 인간에게 치명적인 대우는 없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키우지 못하고 남자들의 시선을 가치의 기준점을 삼는 백설공주의 계모 왕비 같은 삶은 비참하다. 여성을 오로지 살덩어리로 여기는 남성들의 가치관에 따르면, 언제나 살덩어리는 새로운 살덩어리, 더 어리고 예쁜 살덩어리로 대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