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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9274600
· 쪽수 : 126쪽
· 출판일 : 2025-06-30
책 소개
목차
[붙잡아둔 삶의 조각들]
자존감이 높아지는 순간을 경계해
내가 달력을 만드는 이유
나는 아직 사진을 잘 모른다
게으른 나를 보는 게으른 나
상대방의 서운함과 마주할 결심
달력을 늦게 넘기는 이유
필름 성적표
매일 쓰던 향수
네가 운전을 잘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 양보해 준거야
처음부터 플랜 B로
마음세탁소가 필요한 날이 있다
삶의 방식
연필로 쓴 글
사람 때문에 기분이 굉장히 나쁠 때
동전 줍기
취사선택
급점선면
내가 사진을 지우지 않는 이유
느림의 미학. 게으름의 미학.
실체가 있는 걱정
기한이 지나버린 사소함
강화유리도 유리다
감정의 이관작업
바닥을 치고 올라왔는데 지붕이 내려앉았다
꿈의 그림자
[조금은 낯간지러운 가족의 조각들]
좋아하는 꽃
어렵게 시작해서 더 깊게 남은 것들
아빠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서 좋아
공휴일인건 몰라도 1월 4일인 건 알아
[움찔했던 사랑의 조각들]
사랑의 이해
취미
좋은 이별은 있다
이별은 딱지
고민의 끝
그런 사람
[첫 책에 담지 못한 비행과 여행의 조각들]
가우디, 메시, 혹은 츄러스
몽골로 떠난 첫 직원항공권 여행
야간비행
백야에 잠드는 법
출근길, 천사를 만나다.
두브로브니크에서는 모닝 맥주를
파리의 공기는 와인향이 났어
KLM 아니고 우리 비행기인데?
본캐인지 부캐인지 모를 생소함
저를 아시나요?
저자소개
책속에서
상대방의 서운함과 마주할 결심
나이가 들다보니 인간관계에 대한 정의가 조금은 달라졌다.
나와 인연을 맺고 있는 모든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 관계가 끊어져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강박에 사로잡혀 산 시간이 꽤나 길었다.
주기적으로 만나야하는 모임이 있고, 주기적으로 연락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리스트가 늘어났다. 명절이면 연락을 돌리느라 뜨거워진 휴대폰이 좀처럼 식을 줄 몰랐으며, 연말의 송년회와 연초의 신년회는, 서로의 만남과 술자리를 합리화하기 위한 좋은 핑계였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노력에도 어느 순간 틈이라는 게 생겨버렸고 그 틈에 끼어 소외당한 인연들은 나에게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 서운함을 마주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어떻게든 그상한 감정을 풀고, 다시 나의 인연으로 만들기 위해 없는 시간을 또 쪼개서 관계를 봉합했다.
그렇게 봉합한 관계는 당연히 오래가지 않았다.
그렇게 틀어질 관계는 그다지 깊은 사이가 아니었다.
평생 함께할 것 같던 관계가 벌어지는 건 순식간이었으며, 내 삶에서 그들이 잊히는 것도 자연스러운 퇴화 과정의 하나였다.
지금 나는 그 서운함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감정을 주고받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의 인연을 찾아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