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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9281004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5-06-20
책 소개
목차
prologue 불화에서 환대로 가는 몸의 여정을 기록하다
1장 나는 사람이 아닌 ‘아토피’였다
그날 이후, 모든 걸 감추기 시작했다
‘보통’이길 갈망하는 자책과 부정의 목소리
외출은 용기가 아닌 일상이다
나를 혼낼 권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
환자의 가족은 왜 죄인이 되나
한 움큼의 평화를 위한 밤의 의식
비장애와 장애의 경계인으로 산다는 것
내겐 너무 어려운 ‘아프다’는 말
그들은 치료라 했지만 나는 죽음을 생각했다
나에게 내미는 서툰 화해의 손길
2장 우울증, 마음속 우물에서 헤엄치기
고장난 나를 고칠 수 있을까?
저항이라는 파도를 넘은 뒤 찾아온 고요함
환상을 버리고 생애 처음 만난 엄마
당신 딸이 여기에 있어요
빛나는 삶을 위해 사랑을 멈추지 않겠다
우울과 함께 살아가기
“나는 유진 씨를 생각해요”
3장 그래도 살아 있어 참 다행이야
버려진 나를 구원한 글쓰기
계속 ‘쓰는 사람’이고 싶다
나를 일으켜 세운 100일의 과제
떠오른 기억, ‘임신중단’의 경험
몸을 ‘개방’하자 일어난 일
여자들은 싸우면서 치유된다
‘내추럴 본 탈코르셋’ 인간의 고백
우리는 보이지 않지만 함께 존재해
나처럼,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
혼란스러운 사랑을 이해한다는 것
내가 가장 잘한 일
행복에 눈뜰 때
epilogue Dear my Body, Dear mySelf
저자소개
책속에서
부모가 투사한 자책과 부정이 내면화되어, 나는 지난 수십 년간 내 몸을 그 두 가지 틀 안에서 바라보고 인식해왔다. 내가 몸을 돌보지 않아서 아프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상태는 내(가 원하는) 몸이 아니다, 아토피가 완치되어야만 비로소 나는 온전한 내가 될 수 있다… 그리하여 내 몸과 나라는 존재는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서 고립된 채 유령처럼 둥둥 떠다녔다.
거리에 나가면 나와 다른 얼굴, 나보다 나은 몸들이 먼저 보였다. 원하는 대로 화장할 수 있고, 맨살에 까끌까끌한 니트를 입을 수 있고, 맨손으로 무엇이든 만질 수 있고, 흉터가 없어 수영장에서 맨몸을 당당히 드러낼 수 있고, 뜨거운 햇볕에 태닝을 하고 짠내 나는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 몸, 몸, 몸들. 그런 선택에 어떤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상상해본 적 없는, 그래서 아무런 주저함 없이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나는 부럽고 비참하고 화가 났다. 그 ‘보통’의 몸들 앞에서 자주 초라해지고 남몰래 더 작아졌다.
만나는 사람마다 ‘아토피 박사’를 자처하며 나를 구원해주고 싶어 안달이다. 그들은 아토피 환자가 먹으면 안 된다는 음식을 늘어놓거나, 반대로 먹으면 아토피가 낫는다는 음식을 소개하곤 한다. 그들의 말을 일일이 들어주기엔 너무 지루하고 짜증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제발 닥쳐!”라고 말하기엔 내가 아직 교양과 이성을 잃지 않았으므로 최대한 입꼬리를 올리려고 노력하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뿐이다. 가끔, 아주 가끔, 도저히 더는 들어줄 수가 없어 “고맙지만 그냥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 정도는 몇 번 해본 것 같다.(상대가 상처받을까 봐 이 말도 웃으면서 했다. 진저리나는 이놈의 ‘친절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