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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9341012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25-07-18
책 소개
목차
prologue 아무도 남지 않은 곳에서 5
01 12
끝은 흔들림을 외면한 순간 시작된다 13
이별통보 16
익숙함이 남기는 것 18
우리, 정말 괜찮은 거 맞지? 20
머문다는 건 23
SNS에 사진이 올라왔다 26
넘치지 못한 사랑 30
그림자 웃음 34
끝내 닿지 못한 마음 35
비명을 삼킨 정원 40
내가 더 서늘하다 43
02 46
사랑이 사라진 자리에서 들려오는 것들 47
끝내 전하지 못한 말 50
이해하지 못하겠어 51
카카오톡 숫자 1 53
괜찮아? 55
버린다고 가벼워지진 않아 59
다정함이 사라졌다 61
끝내 다 알지 못해도 63
그리움은 견디는 게 아니야 66
남겨진 사랑 69
아직 감각이 남았다 72
킨츠키를 아시나요 74
그녀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76
너는 멀어졌고 나는 깊어졌다 78
03 80
부재의 시간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81
연락하지 않는 이유? 사실은 그리워서야 84
왜였을까, 침묵의 이유는 86
사랑, 가장 먼 고요의 바다 89
이별연습 92
몇 번의 사랑, 몇 번의 이별 98
비추는 대신 비켜주고 싶었다 101
길을 잃은 게 아니라 나를 찾는 중입니다 104
이별은 내 안의 미련과 헤어지는 일 109
잊지 않았다고 사랑하는 건 아니야 112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114
04 118
무너진 마음 속에 내가 있었다 119
사랑을 건너다 나에게 도착했다 121
외로움은 나로 돌아가는 길 124
오늘도 결국은 잊혀지는 날 126
가장 가까웠던 멀어지던 순간 129
여는 사람과 머무는 사람 131
시절연인 133
내가 원한 건 사랑받는 나였다 136
억지로 견디지는 않기로 했다 139
당신은 끝까지 머물 수 있나요 141
이제, 존재하기로 했다 145
좋아함은 감정이고 사랑은 태도입니다 148
기억을 사랑할 수는 없다 152
기억이 추억이 될 필요는 없다 154
그림자는 등을 돌리지 않는다 159
붙잡아야 할 것과 붙잡혀선 안 될 것들 161
놓쳐버린 시간 165
끝내, 나만 남았다. 169
다정함도 제시간에 도착해야 한다 171
믿는다는 말은 의심의 시작이었다 173
05 176
고요 속에서 울고 있었다 177
오늘도 괜찮은 척 앓고 있다 180
누르다, 지우다, 그리다 182
오늘, 무너지기로 했다 184
그때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186
너는 멈춰 있었고 나는 끝냈다 190
다시 젖고, 다시 엉키고 192
후회하지 않는 침묵 194
보내야 할 사랑 196
그 길의 끝엔 아무도 없었다 197
견디는 척, 괜찮은 척, 살아가는 척 201
절정 206
만취 208
지워지지 않는 기억 210
고요 속에서 울고 있었다 212
독백 215
06 220
다시 나로 살아가기 위해 221
혼자인 것이 끝은 아니야 224
잊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228
지우고 싶은 그 마음까지도 231
머물던 곳은 이제 기억이 되었다 233
나는 향수를 모은다 235
닫았지만 열리고 싶었다 238
남은 것들로 나를 다시 짓는다 243
나를 깨운 맛 245
먼저 웃고 늦게 우는 사람 247
흔들리는 자리 252
가장 오래 남는 것 254
변산 바람꽃 257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 260
혼자만의 사랑 265
손에 쥐지 않아야 남는다 266
당신이어서 다행이었어요 270
삶은 아직 실행 중입니다 272
흔들릴 수 있어 274
이팝나무에 꽃이 피면 276
07 280
빛이 보이지 않을 땐 잠시 눈을 감고 기다리면 돼 281
빛은 어둠을 통과한다 284
다시, 나로부터 287
살아 있다는 건 끝내 견딘다는 뜻 289
사랑받지 못해도 괜찮아 292
만나진 않았지만 이미 그리운 사람 293
나를 붙잡아준 건 결국 나 297
글을 쓴다는 건 다시 살아내는 것 302
용서: 그 사람은 너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 306
빛은 어둠을 통과한다 309
노을은 새벽을 준비하는 빛 312
별은 사라진 후에도 빛을 남긴다 315
우리는 다시 누군가의 별이 되어 빛난다 319
어둠이 깊어질수록 새벽은 가까워진다 322
빛이 보이지 않을 땐 잠시 눈을 감고 기다리면 돼 325
<Epilogue> 329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별통보
퇴근길 전철역을 나오자마자 굵은 빗줄기가 후드득 우산을 두드렸다.
집으로 걸으며 습관처럼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상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동안처음으로 그녀의 목소리에서 낯선 기색이 스쳤다.
나는 그저 그런 날이겠거니 별일 아닐 거라고 생각하며 내 안에 고개 드는 불안감을 애써 달랬다.
몇 주가 지나고그녀에게서 짧은 문자가 도착했다.
‘이제 전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익숙한 인사처럼 미련 없는 마지막 문자처럼마침표 하나 남기지 않은 이별 통보였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방 안의 공기는 낯설 만큼 무거워졌다.숨을 쉬는 것조차 어색했다.
눈을 감았다.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녀의 모습과 함께 나누었던 모든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무도 모르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텅 빈 방 안에 홀로 남겨진 순간문득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은 오래전부터 내 안에 머물러 있었다.몇 번의 연속되는 배신과 좌절, 땅에 붙어버린 자존감.
해가 뜨는 아침이 괴로웠다.모두가 잠든 어두운 밤이 오히려 편안했다.이대로 영원히 잠들어 깨어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삶을 포기하는 마음이 아니라내 영혼이 살아남으려는 마지막 본능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끝내 사라지지 못한 이유는그 순간들을 그녀가 곁에서 함께 버텨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가 떠났다.아니, 그랬던 그녀마저 떠나갔다.
나 혼자 남았다. 나도 이제 그만 사라지고 싶다는 마음을 마주했지만나는 나를 아직 견디고 있었다.
아직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건어딘가로 가야 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하지만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
빛이 보이지 않을 땐 잠시 눈을 감고 기다리면 돼
겨울밤숨마저 서늘해지는 공기 속에서세상은 내게서 조금씩 멀어졌다.
말은 닿지 않았고 시간은 멈췄다.살아 있다는 감각마저 희미해졌다.
빛이 사라졌다고 믿은 날들이사실은 내가 가장 깊이 살아 있던 순간이었다.
흔들렸다고 여겼던 시간들이오히려 내가 가장 단단하게 버티고 있던 때였다.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은 밤이 있다.소리도 온기도,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마저 지워지는 밤.길을 잃고 방황하는 내가 낯설어진다.
사람들은 말한다.
“더 강해져야 한다고.” “잊고 지나가야 한다고.”“곧 괜찮아질 거라고.”
하지만 어떤 말은 상처보다 오래 남고어떤 밤은 새벽보다 길다.
그럴 땐 억지로 보려 하지 않는다.눈을 감으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되살아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