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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

(나를 짓누르는 삶의 중력을 거슬러 은총으로 나아가는 길)

시몬 베유 (지은이), 한소희 (엮은이)
구텐베르크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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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 (나를 짓누르는 삶의 중력을 거슬러 은총으로 나아가는 길)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9438439
· 쪽수 : 262쪽
· 출판일 : 2026-02-04

책 소개

안락한 엘리트의 삶을 뒤로하고 르노 자동차 공장의 쇳가루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 시몬 베유. 베유는 고통과 노동이라는 삶의 거친 필연성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고통과 함께 피어나는 구원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그 경험과 통찰을 엮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을 위한 철학』은 이 무기력한 시대에 의지적 멈춤이라는 낯선 제안을 던진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당연했던 명제가
이 책을 통해 처음부터 다시 의심스러워질 것입니다."
우리의 무기력을 마주하는 시몬 베유의 철학 수업


끊임없는 성취에 대한 압박은 현대인의 내면을 포화 상태로 만든다.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불안은 영혼을 쉴 새 없이 기동하게 하며 이는 결국 존재의 고갈로 이어진다. 안락한 엘리트의 삶을 뒤로하고 르노 자동차 공장의 쇳가루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 시몬 베유. 베유는 고통과 노동이라는 삶의 거친 필연성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고통과 함께 피어나는 구원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그 경험과 통찰을 엮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은 이 무기력한 시대에 의지적 멈춤이라는 낯선 제안을 던진다.

이 책이 말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욕망과 편견이 개입할 틈을 차단하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주의’의 상태이자 진리가 들어올 수 있도록 내면을 진공으로 만드는 기다림의 상태이다. 저자는 자아라는 불투명한 벽을 허물어내는 ‘탈창조’ 작업을 통해 우리를 아래로 끌어당기는 중력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위로부터 내려오는 은총의 빛을 포착하는 영적 상승의 원리를 규명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필연에 복종함으로써 도달하는 완전한 자유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6부의 구성은 비움에서 충만으로 나아가는 영혼의 상승 궤적을 그려낸다. 1부 ‘주의에 대하여’는 닫힌 원처럼 견고한 에고에 균열을 내어 타자와 신의 실재를 수용하는 인식의 개방을 촉구한다. 이어지는 2부 ‘고통에 대하여’와 3부 ‘노동에 대하여’는 자아의 확장을 저지하는 외부의 압력을 회피하지 않고 실재와의 접촉면으로 전환시킨다. 4부 ‘탈창조에 대하여’에 이르러 불투명한 자아의 벽은 붕괴되며 피조물은 창조주의 부재를 모방하여 스스로를 소멸시킴으로써 신의 빛이 통과하는 투명한 매개체로 거듭난다. 5부 ‘중력과 은총에 대하여’는 하강하는 자연적 필연성과 상승하는 초자연적 은총 사이의 역학 관계를 규명하고 6부 ‘뿌리 뽑힘에 대하여’는 부유하는 현대인이 존재의 근거를 회복할 수 있는 윤리적 토대를 정립하며 논의를 완성한다.

성과의 압박 뒤에 짓눌려 있던 삶의 본질을 구원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20세기의 순수한 지성이 남긴 이 기록은 시대를 거스르는 영혼의 필독서가 되어줄 것이다.

자아의 포화를 걷어내는 공백,
필연성의 하강을 거슬러 도래하는 은총의 역학


존재론적 결핍이 추동하는 맹목적 기동은 주체를 소진시킬 뿐 구원을 담보하지 않는다. 행위를 통해 실존을 증명하려는 과잉된 의지는 오히려 내면을 불투명하게 차단하여 외부의 빛을 산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욕망과 사념이 밀집된 내재성의 공간에서 영혼은 고립되고 삶의 무게는 기계적 필연성에 따라 하강한다. 따라서 현시점의 인간에게 절실히 요청되는 과제는 가속도가 부여하는 현기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의지적 정지를 통해 내면의 심연을 직시하고 그 침묵으로부터 비로소 도래하는 은총을 포착해내는 실천적 방법론을 제시한다.

노동의 현상학을 통해
고통을 실재의 감각으로 치환하다


시몬 베유는 강단의 안락을 배반하고 르노 자동차 공장의 가혹한 환경으로 침잠했다. 그녀의 지성은 육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노동의 현장에서, 관찰자가 아닌 당사자로서 날카로운 실재성을 획득했다. 금속성의 마찰음과 피로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마모시키는 산업 기제의 위압감은 그녀에게 철학을 관념이 아닌 육화된 진리로 정립하는 토대가 되었다. 베유는 고통을 회피해야 할 불행이 아닌 실존의 밑바닥에서 길어 올린 물성을 지닌 사유의 결정체로 재해석한다. 독자는 베유의 경험과 통찰에 기반한 이 저작을 통해 고통을 승화시키는 인식론적 틀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탈창조를 향해 나아가는
여섯 단계의 변증법적 구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을 위한 철학』은 혼탁한 자아를 정화하고 영적 상승을 도모하는 과정을 여섯 단계의 사유 체계로 축조했다. 비움에서 존재의 충만으로 나아가는 영혼의 필연적 궤적을 논리적으로 해명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

1부 ‘주의’는 폐쇄된 에고에 균열을 내어 타자와 신의 실재를 수용하는 인식의 개방을 촉구한다. 이어지는 2부 ‘고통’과 3부 ‘노동’은 자아의 확장을 저지하는 외부의 압력을 실재와의 접촉면으로 전환시킨다. 4부 ‘탈창조’에 이르러 불투명한 자아의 벽은 붕괴되며 피조물은 창조주의 부재를 모방하여 스스로를 소멸시킴으로써 신의 빛이 통과하는 투명한 매개체로 거듭난다. 5부 ‘중력과 은총’은 하강하는 자연적 필연성과 상승하는 초자연적 은총 사이의 역학 관계를 규명하고 6부 ‘뿌리 뽑힘’은 부유하는 현대인이 존재의 근거를 회복할 수 있는 윤리적 토대를 정립하며 논의를 완성한다.

무위란 능동적 수동성이 빚어내는 기다림의 정수다

베유가 설파하는 ‘행하지 않음’은 나태나 행위의 결여와는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고유한 성격을 지닌다. 그것은 기계적인 반사 작용과 욕망의 투사를 유보하고 진리가 임재할 수 있도록 내면을 절대적 진공 상태로 유지하는 고밀도의 정신적 수행 즉 ‘주의’의 발현이다.

작위적인 행위의 중독에서 벗어나 멈춤을 선택할 때 소진되었던 내면에는 비가시적인 은총의 질감이 감지된다. 스스로를 비워냄으로써 역설적인 존재의 충만에 이르는 이 신비적 체험은 현상계의 혼탁함을 걷어내고 영혼의 본질적 투명성을 회복시킨다. 이 저작은 필연의 중력에 종속된 인간이 초자연적 은총의 세계로 비상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엄격하고도 정교한 형이상학적 지침이다.

목차

깊이 읽기를 위한 시몬 베유 용어 사전
프롤로그. 나의 무기력에게 말을 걸다

제1부. 주의에 대하여
- 당신이 바라보는 것이 당신의 세계가 된다

제2부. 고통에 대하여
- 불행은 어떻게 진리로 향하는 문이 되는가

제3부. 노동에 대하여
-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영원을 만나는 법

제4부. 탈창조에 대하여
- ‘나’를 비워낼 때 채워지는 것들

제5부. 중력과 은총에 대하여
- 우리를 끌어내리는 힘과 들어 올리는 힘

제6부. 뿌리 뽑힘에 대하여
- 우리는 왜 이토록 불안한 존재가 되었는가

에필로그. 멈춰 선 그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법

저자소개

시몬 베유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09년 2월 3일 파리, 의사인 아버지 베르나르 베유(Berhard Weil)와 가칠리엔(현재의 폴란드의 한 지역) 출신의 어머니 살로메 라인헤르츠(Salomea Reinherz) 사이에서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노동운동가 시몬 베유가 태어났다. 1919년 리세(Lycee) 페넬롱에 입학, 1924년 리세 빅토르 뒤류에 전학하여 철학자 르네 르 센느 밑에서 공부한 후, 다음해 철학자 에밀 샤르티에(Emile Chartier)의 지도를 받으며 에콜 노르말의 입학을 위한 준비반에 들어간다. 1928년에 에콜 노르말 입학시험에 합격하여 샤르티에의 격려와 지도를 통해 데카르트, 플라톤, 칸트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에 열중한다. 1930년 에콜 노르말을 졸업한 후, 다음해에 철학으로 아그레가씨옹을 땀으로써 리세의 선생 자격을 취득한다. 르 퓌(1931~1932), 오세르(1932~1933), 루안(1933~1934), 부르즈(1935~1936), 생 캉탱(1937~1938) 등 여러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다. 직장을 자주 바꾼 것은 시위를 하거나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많이 먹기를 거부하거나 좌익잡지에 글을 쓰는 등 학교 업무가 아닌 과외활동으로 교육위원회와 자주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시몬은 사회주의 및 노동운동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여러 번에 걸쳐 농장에서 농부들 틈에 섞여 일을 하면서 노동의 뜻을 몸소 느끼고 배운다. 1933년에는 소련에서 추방된 트로츠키를 파리에 있는 그녀의 부모 집에 머물게 하였는데, 트로츠키와는 소련과 노동자계급을 주제로 열띤 논쟁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몬 베유는 힘겨운 공장 노동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면서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했다. 기계가 동료 노동자들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는 것을 보고 사회혁명에 대한 모든 희망을 버렸고, 늑막염에 걸려 공장의 일자리도 포기해야 했다. 1936년에는 스페인의 사라고사 근처에서 스페인 내란에 참전하기 위해 훈련하고 있는 무정부주의자 부대에 가담했다. 그러나 평화주의를 지지하는 그녀는 무기를 들 수 없어 부대의 취사병이 되었는데, 끓는 기름에 심한 화상을 입고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포르투갈로 갔다. 1942년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가담하기 위해 다시 영국으로 갔다. 그러나 프랑스 레지스탕스 지도자들은 낙하산을 타고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에 침투하고자 한 그녀의 소망을 저버렸다. 결국 시몬 베유는 후방에서 레지스탕스를 지원하며 집필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1943년 8월24일, 잉글랜드의 애슈퍼드에서 시몬 베유는 결핵과 영양실조로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시몬 베유는 유대인 태생이었지만, 역설로 가득 찬 그녀의 종교적 글들로 인하여 몇몇 비평가들은 그녀를 반(反)유대적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녀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교육제도가 지닌 억압적 성격에도 반대했고, 쇠렌 키에르케고르가 제시한 실존주의적 그리스도교를 지향했다. 사실 시몬 베유를 철학가라든가 사상가, 노동운동가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어떤 의미에서 시몬 베유라는 이름은 신화의 너울을 쓰고 울려 퍼지고 있지만, 프랑스 철학사에서 그녀의 이름은 모호하고 흐릿하다. 모호하고 흐릿하다는 것은 그 이름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그 이름이 한 곳에 가둘 수 없을 만큼 넓고 유동적이라는 뜻이다. 시몬 베유는 그녀의 작품을 통해서 혁명에 대하여, 마르크시즘에 대하여, 집단적 환상에 대하여, 기계 시대에 대하여, 믿음 없는 교회와 교회 없는 믿음에 대하여 던져놓은 수많은 발언들은 하나의 이름으로 정의되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불꽃에 달려들어 자신을 불태우는 나방 같은 삶을 살았다. 그녀의 불꽃은 공장과 전장이었지만, 그 싸움의 현장에서 그녀는 단지 노동운동가가 아니라 스스로 노동자였고, 단지 반파쇼 지식인이 아니라 스스로가 반파쇼 전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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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 (엮은이)    정보 더보기
프랑스 몽펠리에 3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통계와 진단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마음의 문제를 풀기 위해 철학으로 시선을 넓혔다. 이후 런던과 파리에 머물며 실존적 사유가 인간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심리적 기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귀국 후에는 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상담 현장에서 철학적 문답을 통해 내담자의 인지 오류를 바로잡고, 생각의 방향을 전환하는 교육 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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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처럼 기다림이란, 영혼이 도달할 수 있는 공백을 만들기 위해 예리하게 깨어있는 상태를 뜻한다. 비좁은 자아의 아집을 덜어내고, 그 빈자리에 진실이 흘러들 수 있도록 내면의 영토를 확장하는 수행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팽팽하던 의지의 끈을 놓고 일상의 쉼—산책이나 멍한 응시 같은 무방비한 순간—으로 물러설 때, 그토록 찾아 헤매던 실마리는 진공의 인력을 견디지 못한 듯 섬광처럼 우리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정답이 준비된 우리를 발견하고 찾아오는 것이다.

- 「1부 주의에 대하여」 중 <기다림의 기술>에서


‘불행’은 우리가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 세상이 합리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기대를 무자비하게 폭로하고 파괴한다. 내가 쌓아 올린 계획과 가치관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현실은 자기 자신의 자아를 갈가리 찢는다. 이 파괴는 끔찍한 경험이지만, 바로 이 처절한 무력감의 상태에서 뜻밖의 가능성이 열린다. ‘나’라는 견고했던 껍질에 균열이 생길 때, 그 틈으로 외부의 빛, 즉 진실이 스며들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2부 고통에 대하여」 중 <불행은 어떻게 진리로 향하는 문이 되는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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