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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9457157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5-11-28
책 소개
목차
이 작품에 쏟아진 찬사들 ‧ 6
더 레이디 인 더 밴 ‧ 11
책속에서
셰퍼드는 차량용 페인트와 일반 유광 페인트의 차이를 평생 인지하지 못했고, 그조차 제대로 섞을 생각이 없었다. 그 결과 그녀의 차량은 전부 잘못 만든 커스터드 크림이나 스크램블드에그를 덕지덕지 바른 꼴이 되었다. 그럼에도 셰퍼드가 정말로 행복해 보이는 몇 안 되는 순간 중 하나가 그렇게 페인트칠을 하는 때였다. 세상을 떠나기 몇 년 전 그녀는 삼륜차 릴라이언트 로빈을 갖고(그리고 거기에 자기 물건을 넣어두고) 싶어 했다. 릴라이언트 로빈은 원래 노란색이었지만, 그래도 덧칠 신세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다.
매일 아침 셰퍼드가 밴에서 등장하는 모습은 아주 극적이었다. 갑자기 아무런 경고 없이 뒷문이 열어젖혀지면 끔찍한 내부를 가리는 누덕누덕한 가림막이 내려온다. 잠시 뒤, 가림막 사이로 불룩한 비닐봉지 몇 개가 튀어나온다. 그리고 잠깐 사이.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실내화를 신은 건장한 다리 한 짝이 바닥을 더듬어본 뒤 다른 한 짝이 뒤따르면 그날의 의상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1984년 릴라이언트 로빈을 얻었을 때도 거의 비슷하게, 두 번째 차 겸 두 번째 옷장이었다. 셰퍼드가 이런 자동차들에 돈을 펑펑 쓸 수 있었던 건 우리 집 앞마당에 주차를 하면서 영구적인 주소가 있다는 뜻이 되어, 온전한 국민연금과 여러 수당을 받을 자격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외출이란 음식을 사는 것뿐이라 돈을 모을 수 있었고, 그 돈으로 핼리팩스 은행에 계좌도 개설하고 예금증서를 상당히 모았다. 나는 사람들이 지나가며 이렇게 말하는 것도 들었다. “저 할머니 백만장자인 거 알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