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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91159923517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21-11-10
책 소개
목차
작가 서문
등장인물
1부
2부
옮긴이 주
책속에서
1973년에 오든이 사망했을 때, 내게는 그의 죽음이 시문학의 상실 — 시는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 — 이라기보다는 지식의 상실이라고 여겨졌다. 오든은 그 자신이 도서관이었는데, 이제 그 도서관 안에 들어 있던 모든 것들 — 읽을거리, 분류, 그것들의 조합 — 이 그 위대한 목록 작성자, 잿빛의 거한과 함께 사라져버린 것이다. 오든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들의 상당 부분을 강의나 서평의 형태로 쓰고 출판했지만, 그것들 말고도 얼마든지 더 있었다. 그의 사망과 거의 동시에 쏟아져 나온 회고록과 시인 자신의 기억, 그가 했던 말들, 그의 삶에 관한 증언들뿐만 아니라 그가 대화과정에서 내뱉은 지혜의 편린들 — 그리고 무지함들까지 — 을 수습해보려는 시도들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브리튼과 오든의 작품들은 두 사람의 생애보다 더 고상했다. 오든은 이렇게 썼다. “진짜 예술가들은 좋은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의 최선의 감정들은 작품으로 가고, 실제 삶에 남은 것은 찌꺼기뿐이다.
브리튼에게 있어서 검열이란 아주 익숙한 것이었고, 브리튼한테 항상 붙어 있는 경찰관은 절대로 쉬는 법이 없었다. 무대검열 그 자체는 내가 처음 작품을 발표한 1968년에 폐지되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내가 심각한 불편을 겪은 적은 없다. 불편을 겪기는커녕, 내 경우에는 검열의 폐지로 인해서 희곡작가의 무기가 상당히 줄어든 것 같아 매우 유감이다. 검열이 있을 때에는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 선이 분명히 있었고, ‘작가가 얼마나 노골적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가’ 하는 관심 때문에 그 선에 가까이 갈수록 긴장이 높아졌더랬다. 저 사내들이 입을 맞출 것인가, 아니면 저 여자들이 서로를 애무할 것인가? 하는 따위 말이다. 검열이 폐지되고 나자 극작가들은 스스로 긴장을 만들어내야 하게끔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