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죽었습니다

프롤로그 - 죽은 아들을 만나러 가다

1. 진달래 꽃밭의 두 소년
2. 살기 위해 지울 수밖에 없는 기억
3. 어둠에 얼어붙은 집
4. 끝나지 않는 악몽
5. 뜻하지 않은 곳으로의 여행
6.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
7. 어둡고 긴 터널 속을 지나며
8.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을 뿐
9. 고통에 중독되다
10. 가슴에 묻은 얼룩 같은 상처를 지울 수 있을까
11. 소년 A의 잔인한 변신
12. 가슴에 칼을 품고

에필로그 - 그들의 고통을 세상이 이해하게 되기를
옮긴이의 말 - 40년 전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것

엄마의 정신 나간 행동도 자기 방어 중 하나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단지 그렇게 이해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당시에는 그런 엄마를 볼 때마다 차라리 내가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엄마는 오빠가 생각나게 되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다른 인격을 드러냈다. - 본문 94쪽에서

오빠가 죽은 뒤로 나는 늘 '이 집에서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은 역시 오빠야. 어차피 난 필요 없는 아이야'라고 생각했기에 내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모님께 한없이 죄송스러웠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오빠에 대한 기대를 대신 짊어지는 것도 견딜 수 없었다.
친구들은 부모에게 구속받지 않고 즐겁게 사는데, 나만 엄마의 '기대'라는 보이지 않는 실에 친친 묶여 있었다. 엄마는 내게 기대를 거는 일에서 삶의 보람을 찾으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나로서는 거미줄에 걸린 나방 같은 기분이었다. - 본문 190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