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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01082288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08-06-1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왜 혼자 길을 떠나는가
맨발로 가라, 백팔번뇌 길_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찾아가는 산마루_대관령
그곳에서는 바다가 길이 된다_양양 조산리 앞바다
상상하라, 바다 위를 달리는 말들의 형상_말무리반도
그곳에는 아직도 단종이 산다_청령포
백두대간을 마주보는 기쁨이 있나니_만항재
나를 방랑시인이라고 부르지 마라_김삿갓 계곡
마음을 품은 반도, 마음에 품은 반도_태안반도
섬 사이에 섬이 있다_용유도
자유로에는 자유가 없다_자유로
에필로그_나로부터 다른 나에게로 가는 길
작가후기_혼자 가는 길의 매력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곳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동안 나는 매번 잃어버린 나를 만나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물론 그때의 충전에도 일정한 유효기간이 있다. 또다시 세파에 시달리며 살다 보면 거기서 만난 나는 점차 희미해지고 세속적인 나가 어느새 자꾸만 키를 높여간다. 그런 시간이 늘어나면 본래의 나가 슬슬 세속적인 나의 눈치를 살핀다. 그러다가 이때가 기회다 싶으면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불쑥 길을 나선다. 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나, 잃어버린 나를 만나러 또다시 달려가는 것이다. 내가 나를 부르는 곳, 내가 나를 만나는 곳, 내가 나를 되찾는 곳……. 내가 그리울 때마다 나는 그곳에 간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중에서
만항재의 첩첩한 안개에 갇혀 있는 동안 나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공포심을 느끼면서도 내 존재를 객관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는 기이한 영감을 얻은 때문이었다. 내가 선 그곳이 우주의 중심이고, 그것은 너무나도 작고 하찮은 하나의 점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자각! 세상은, 그리고 우주는 그와 같은 점들의 무한 합집합이었다. 안개 속에 갇혀 있는 동안 나는 높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위성시각으로 나를 보았다. 하나의 점으로 존재하는 나. 그러자 자연의 일부인 나, 안개의 일부인 내가 확연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나의 뇌리를 스쳐간 건 엉뚱하게도 ‘호연지기’라는 말이었다. 그 순간 왜 그런 말이 떠오른 것일까. -「만항재」 중에서
태안반도는 충청도를 벗어나고 대한민국을 벗어나 세계의 태안반도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 태안반도는 태안반도에 없다. 바다 속으로 스며들고, 모래 속으로 스며들고, 개펄 속으로 스며든 원유로 중병이 들어 우리의 마음으로 옮겨져 병구완을 받는 중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비관적인 전망과 검사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태안반도를 마음에 품은 사람들은 끝까지 치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 이틀 만에 치유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니 언제까지건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오직 사랑, 그리고 보살핌뿐이다. 그 생명체가 다시 ‘크게 편안’해질 때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오직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태안반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