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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01213682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16-10-20
책 소개
목차
1 시작은 그렇게 파리의 어느 골목에서
2 그냥 기다리고 있어
3 사랑한다는 것
4 행복, 보이지 않는
5 우리랑 같이 있는 거죠?
+ 주석
+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머리카락 자라는 속도로 드시네요.” 루크가 말했다 .
“무슨 뜻이에요?” 니콜이 물었다.
‘그건 남은 인생을 당신과 함께 보내고 싶다는 뜻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당신 머리가 하얗게 센 후에도 함께 있고 싶다는……’이라고 말하지 않기 위해 의지와 노력이 필요했다. 루크가 실제로 한 말은 이랬다. “모르겠어요. 그냥 그런 것 같아요.” 그의 접시는 이제 비었다. 그는 그녀가 먹는 모습을, 그 머리칼을 바라보았다. 나한테 빠진 거야, 라고 니콜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마치 키스를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루크는 자기 잔에 와인을 더 따랐다.
“모스크에 앉아서 민트차랑 달콤한 하리사를 먹는다는 거지. 벌써 한 잔 더 주문하고 싶네.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루크가 말했다. “한 잔 더 주문한 다음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여자가 바클라바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거지.”
그중에서도 특히 루크는 니콜이 뭔가를 씹을 때 턱뼈가 움직이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녀는 입술에 묻은 부스러기를 냅킨으로 닦았다. 루크는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말은, 일단 입 밖에 나오고 나면, 한때 그 말이 담고 있던 감정을 다시는 담지 못했다. 그럼에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갈망이 더 압도적이었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혼잣말하듯이, 온 힘을 다해 말했다. 사랑해, 사랑해.
“하고 싶은 게 뭐야, 루크?”
“무슨 뜻이지?”
“인생을 어쩔 거냐고?”
“지금 하고 싶은 거 하고 있어.”
“나중에 말이야.”
“나중에도 계속 이렇게 살고 싶어. 계속 이렇게. 그러니까, 내 인생. 내가 자기 핵심에 닿았다고 했지? 나도 같은 느낌이야. 내 인생의 중심, 핵심에 다가가고 있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