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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01217642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7-06-30
책 소개
목차
第三部
1. 군주의 선택
2. 대비의 민낯
3. 짐꽃환의 서막
4. 가짜를 살린 진짜
5. 진실이 열리다
6. 가은의 처녀단자
7. 재간택 심사
8. 음독 사건의 범인
9. 질투
10. 벗겨진 가면
11. 피 묻은 칼날
12. 때늦은 후회
第四部
13. 뒤바뀐 세상
14. 화군의 서시(序詩)
15. 기적
16. 곤의 선택
17. 삐뚤어진 마음
18. 귀신 쫓는 나례(儺禮)
19. 태항아리
20. 진짜와 가짜
第五部
21. 사람을 살리는 길
22. 해독제
23. 불행한 예감
24. 청혼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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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가은아…… 정신이 드느냐?”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가은은 그의 얼굴을 마음에 새기기라도 하듯 빤히 바라보며 울먹였다.
“가은이 네가…… 날 구한 것이냐? 날 구하느라, 네 목숨을 잃을 뻔했다. 왜 물에 뛰어든 것이야? 어쩌자고 그리 위험한 짓을 해!”
“무서웠습니다. 도련님을 다신 못 볼까 봐…… 무서웠습니다. 제 목숨보다도 소중한 분을 잃을까 무서웠습니다.”
이렇게도 절실히 누군가를 연모할 수 있을까. 가은의 고백은 세자를 전율케 했다. 가슴이 벅차올라 주체할 수 없었다. (중략) 까맣게 어두운 강물에 달빛이 몸을 담그듯, 가은의 눈동자에 그의 얼굴이 가득 담겼다. 가은이 애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세자는 마음을 더는 숨길 수 없었다. 가은이 두 눈을 스르르 감으며 그를 허락했다. 세자의 입술이 천천히 그녀의 입술 위로 포개어졌다. 달콤하고 촉촉한 입맞춤이 길게 이어졌다.
“백성들과 함께하는 군주? 네가 그런 군주가 된다면, 백성들은 널 무섭지 않다 여겨 끊임없이 너를 비판하고 비난하고, 하나를 주면 둘을 달라 악다구니를 부려댈 것이다. 그 모든 비난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자신이 있느냐? 신의를 지키고, 자신의 권력에 책임을 지는 군주? 그런 군주가 이 나라 조선에서 살아남을 성싶으냐? 백성들과 위정자들의 뼛속까지 바꿔야 할 것이야. 그 모든 것을, 견뎌낼 자신이 있느냐?”
“스승님…… 그런 건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두려운 건, 제가 진짜라는 확신이 없다는 겁니다. 누가 진짜 왕이고, 누가 가짜 왕입니까? 역모를 꾸미고 형을 죽인 선왕의 아들인 제가, 진짜입니까? 내 대역이 되어 대목의 꼭두각시가 된 이선이가, 가짜입니까?”
그 누구도 함부로 답할 수 없는 문제였다. 오직 세자 스스로 답을 찾아야 했다.
정치란 무엇이고, 진정한 군주란 무엇인가.
옥새 함을 받아들고 옥좌에 오른 진짜 왕, 선(煊)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왕은 국가의 존망(存亡)이 달린 순간에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존재다. 왕이 잘못된 마음을 먹으면 나라는 망할 것이고, 바른 마음을 먹으면 나라는 흥할 것이다. 선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결심했다. 어떤 결정을 하던, 그 배후에는 ‘권력’이 아니라 ‘백성’을 둘 거라고. 권력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기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그의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수많은 대소신료들이 그를 향해 양손을 올리고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