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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01288284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4-10-11
책 소개
목차
1장 쿨리브리
2장 그랑부아
3장 손필드
작품해설
주해
리뷰
책속에서
우리 집 초록 앵무새의 이름은 코코였다. 코코는 말을 잘 못했다. 앵무새는 “거기 누구예요? 거기 누구 있어요?”라고 말하고는 제가 제 물음에 대답했다. “사랑하는 코코예요. 사랑하는 코코.” 메이슨 씨가 날개를 잘라버린 이후 코코는 성질이 고약해졌다. 저는 어머니의 어깨에 앉으면서 누구든 어머니 곁에 오면 날아가 발을 쪼아댔다.
나는 눈을 떴다. 모든 사람들이 위를 쳐다보고 있었다. 테라스의 쇠 난간 위에서 깃털에 불이 붙은 코코가 펄떡거리고 있었다. 코코는 날아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잘려나간 날개 때문에 땅에 떨어져 꽥꽥 소리만 쳤다. 코코는 완전히 불덩어리였다.
나는 울기 시작했다.
“보지 마라, 쳐다보지 마.”
코라 이모가 말했다. 이모는 몸을 굽혀 나를 안아주셨고 나는 얼굴을 가렸다.
바로 그때,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티아와 메일로트를 발견한 나는 티아를 향해 뛰어갔다. 왜냐하면 내 인생에서 남은 것은 오로지 티아밖에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우리는 똑같은 음식을 먹었고 나란히 누워 잤으며 같은 물에서 헤엄치지 않았던가? 티아를 향해 뛰면서 나는 생각했다. ‘티아와 함께 살아야지. 그리고 나는 티아처럼 될 거야. 쿨리브리를 떠나지 않을래. 결코 떠나지 않을래. 결코.’ 티아에게 가까이 갔을 때 나는 티아가 울퉁불퉁한 돌을 하나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렇지만 티아가 그것을 내게 던지는 것은 보지 못했다. 돌을 맞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단지 뭔가 축축한 것이 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다고 생각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티아의 얼굴이 갑자기 일그러지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마주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내 얼굴에서는 피가, 그리고 티아의 얼굴에서는 눈물이 흐르는 채로. 티아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는 내 얼굴을 보는 것 같다고 느꼈다. 마치 거울 속의 나를 내가 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