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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25531564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09-02-02
책 소개
목차
우울한 해즈빈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 일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객센터, 이른바 ‘고충처리반’으로 발령이 났다. 누가 봐도 좌천이었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사교적으로 변했다. 부서 내 회식자리에도 가자는 말이 나오면 대개 참석했고, 그때까지는 피하기만 했던 동기 모임에도 한두 번 발걸음을 하게 되었다. 후배 직원 때문에 골치 아프다는 동기의 불평을 들어주고, 입사할 때는 정보처리 자격증이 하나도 없던 동기가 미국 출장 갔다 사가지고 온 기념품을 웃는 얼굴로 받아 들었다. 어쩌다 동기가 고객지원 업무는 어떻냐고 물으면 명랑하게 대답했다.
“너무 좋아. 6시에 칼퇴근할 수 있거든.”
신경정신과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그 무렵부터다. - 120-121쪽 중에서
구마자와는 내 허리에 자기 어깨를 살짝 부딪쳤다. 그의 어깨가 닿은 부위를 얼른 손으로 가리고 바짝 긴장한 채 서있는 나를 구마자와는 재미있다는 듯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내 눈에는 보인다. 너는 지금까지 말간 물속에서 살아왔겠지만, 아무리 봐도 행복한 얼굴은 아니거든. 어쩌면 나와 같은 부류일지도 모른다 싶었어.” - 47쪽 중에서
얼마 전 A반으로 올라간 나는 4층에서 내렸다. 5층에서 멈춘 엘리베이터 표시등을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으려니 나보다 더 우수한 부류가 있다는 현실이 무겁게 와 닿았다. 나이도 같은데. 저렇게 조그만 남자애가 할 수 있는 것을 내가 못 하다니. 분한 마음이 들었다. 난 아직 모자란다. 노력이 부족하다. 좀 더 분발해야 해.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해.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5층 표시등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한 달 후 S반에 입성했다. - 38-39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