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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지은이), 오유리 (옮긴이)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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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사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88931026528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5-12-25

책 소개

일본 문학의 대체 불가능한 작가 다자이 오사무. 그의 생전 가장 큰 인기를 누린 작품 《사양》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무너져가는 귀족 집안과 시대 의식을 그린 소설이다. 이 작품은 《인간 실격》에 앞서 1947년 문예지 《신초(新潮)》에 연재되었고 같은 해 출간되었다.

목차

사양

작품 해설
다자이 오사무 연보

저자소개

다자이 오사무 (지은이)    정보 더보기
본명은 쓰시마 슈지. 1909년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에서 부유한 집안의 십일 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다. 자신의 집안이 고리대금업으로 부자가 된 신흥 졸부라는 사실에 평생 동안 부끄러움을 느꼈던 그는 도쿄 제국 대학 불문과에 입학한 후 한동안 좌익 운동에 가담하기도 했다. 1935년 맹장 수술을 받은 후 복막염에 걸린 그는 진통제로 사용하던 파비날에 중독되었다. 같은 해에 소설 「역행」이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지만 차석에 그쳤다. 그는 이 심사 결과에 불만을 품고 당시 심사 위원이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항의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듬해 파비날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데, 자신의 예상과 달리 정신 병원에 수용되자 커다란 심적 충격을 받았다. 첫 창작집 『만년』은 감각적 문체와 실험적인 기법으로 일본 문단에 그의 존재를 알리기에 충분했다. 결혼과 함께 안정기에 전개된 중기 문학은 『옛이야기』를 통해 유머 넘치는 이야기꾼 다자이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1945년 일본이 2차 세계 대전에서 패망한 후, 그의 작품은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그는 사카구치 안고, 오다 사쿠노스케 등과 함께 ‘데카당스 문학’, ‘무뢰파 문학’의 대표 작가로 불리게 되었다. 1948년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다마강 수원지에 투신해, 서른아홉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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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리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성신여자대학교 일문과를 졸업하고 롯데 캐논, 삼성경제연구소에 재직하는 동안 번역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 소노 아야코의 《긍정적으로 사는 즐거움》, 시게마쓰 기요시의 《오디세이 왜건, 인생을 달리다》, 《소년, 세상을 만나다》, 《안녕 기요시코》, 요시다 슈이치의 《워터》, 《일요일들》, 《파크 라이프》,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사양》,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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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뱀 알 태우는 것을 보곤 어머니가 틀림없이 뭔가 불길한 예감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나도 갑자기 그런 짓을 한 게 영 꺼림칙해졌다. 이 일로 어머니께 어떤 나쁜 재앙이 내리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그런 불안은 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마음속에서 지워버릴 수 없었는데 오늘 아침 식당에서 곧은 사람은 일찍 죽는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입에 올렸다가 나중엔 다시 주워 담지도 못하고 결국 울어버리고 말았지만 아침 설거지를 하면서 문득, 뭔가 내 가슴속 깊은 곳에 어머니의 생명을 옥죄는 불길한 작은 뱀 한 마리가 들어앉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한 마음은 더욱 커졌다.


석양이 어머니의 얼굴을 비춰 어머니의 눈이 검푸르게 빛나고, 두 눈 속에 희미한 분노의 빛이 스쳐 그 얼굴은 와락 달려들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아아, 어머니의 얼굴은 조금 전 그 쓸쓸하고 슬퍼 보였던 뱀과 닮았다. 그리고 내 가슴속에 있는 살무사처럼 꿈틀거리는 흉측한 뱀이, 이 슬픔에 사무쳐 차라리 아름다운 어미 뱀을 언젠가 잡아먹어버리지는 않을까, 왠지, 무엇 때문인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나는 어머니의 가냘프고 우아한 어깨에 손을 얹고 까닭 모를 몸서리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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