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25538211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10-05-10
책 소개
목차
1. - 7
2. - 17
3. - 35
4. - 47
5. - 61
6. - 70
7. - 81
8. - 97
9. 밀라 - 110
10. - 115
11. - 133
12. - 148
13. 밀라 - 160
14. - 176
15. - 192
16. - 203
17. 밀라 - 213
18. - 226
19. 밀라 - 241
20. - 254
21. - 264
22. - 276
23. - 295
24. - 309
25. - 322
26. - 331
27. - 344
28. - 354
29. - 370
30. - 382
31. - 395
32. - 403
33. - 414
34. - 425
35. - 439
36. - 453
37. - 460
38. 밀라 - 468
옮긴이의 말 - 475
리뷰
책속에서
내 이름은 밀라, 내 여정을 기록한다.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릴 적 살던 먀젤 지방 세르바크 강기슭의 크리비치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여덟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이나 열두 살 때 아버지가 이웃 사람의 트럭 바퀴에 깔린 날부터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곳에 온 날, 그러니까 내 고향 벨라루스와는 멀리 떨어진 멕시코 사막에 도착한 날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곳에서 나는 순결을 잃었다. 바로 그곳에서 내 꿈도 죽어버렸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세 번째 비닐 백을 열었다. 비닐이 갈라지면서 젊은 여자의 창백한 얼굴이 드러났다. 머리는 검은색이고 입술은 파랗게 변해 있었다. 지퍼를 끝까지 열어보니 축축한 블라우스가 하얀 살갗에 들러붙어 있고, 이슬이 맺힌 피부는 반짝거렸다. 그녀는 여자의 블라우스를 벗겨 젖가슴과 가느다란 허리가 드러나도록 했다. 몸통은 아직 병리학자의 칼이 닿지 않은 상태였다. 손가락과 발가락은 보라색이었고 두 팔은 파리하게 굳어 있었다.
마우라는 여자의 목에 손가락을 대보았다. 피부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입 쪽으로 몸을 숙여 숨결이 느껴지지 않는지, 희미하게나마 공기가 새어나오지 않는지 확인했다.
순간, 시체가 눈을 떴다.
또 한 번 자궁이 수축되었다. 그녀는 잔뜩 긴장하며 생각했다. 맙소사, 지금은 안 돼. 이제 곧 지옥 같은 상황이 시작될 거라고. 그녀는 소파 쿠션을 잡고 수축이 정점에 달하기를 기다렸다. 고통이 커다란 파도처럼 그녀를 집어삼켰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쿠션을 잡고 참는 것뿐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번 통증은 정말 심할 것 같아. 정말 끔찍할 거야.
그러나 통증은 결코 정점에 달하지 않았다. 갑자기 자신이 움켜쥔 쿠션이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았다. 아래쪽으로, 달콤한 잠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몸이 점점 마비되면서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 남자들의 외침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게이브리얼의 목소리. 무언가로 입을 막은 듯한 그의 목소리가 아주 멀리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이제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무언가가 그녀에게 와서 부딪혔다. 부드러운 무언가가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손길. 희미하게 빰을 어루만지는 손길이 느껴지더니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해할 수 없는, 나직하고 다급한 목소리가 문 두드리는 소리, 문을 부수는 소리에 파묻히고 있었다. 제인은 생각했다.
‘비밀이야. 여자가 내게 비밀을 털어놓고 있어.’
“밀라. 밀라가 알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