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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25539317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0-08-13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노인은 일순 동작을 멈추었다.
일이 터지겠구나,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노인이 그 생각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총소리가 울렸다. 자동소총이었다. 총소리가 스타카토처럼 빠르게 울렸다. 귀를 찢을 듯 파열하는 소음 속에서 지프가 둔탁하게 울부짖고 있었다. 마치 총알로 치명상을 입은 당사자인 것처럼. 군인들이 고함을 지르고, 사방은 흙먼지로 자욱하다. 피어오르는 짙은 먼지에서는 휘발유와 화약 타는 냄새, 그리고 피 냄새가 났다.
갑자기 지프의 엔진 소리가 멈추었다.
최후의 총소리가 마지막으로 한 번 울려 퍼졌다.
그런 다음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그러나 조금 전과는 다른 종류의 정적이었다.
이 정적 속에는 손에 총을 든 채로 낮은 담장 너머로 몸을 일으키는 오마르와 타렉의 모습이 있었다.
이 정적 속에는 울음을 터트리는 어린 아이가 있고,
이 정적 속에는 세계가 침몰하고 있다,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바람 냄새를 맡는 거예요, 도?”
도는 고개를 들었다. 어둠 속에서 그의 이빨과 눈의 흰자위만이 하얗게 빛났다.
“지금 바람 속에서 풍겨오는 이 냄새가 아프리카의 냄새인 거죠? 말하자면 사하라 사막의 냄새 말이에요. 뜨거운 모래의 사막. 아니면 울창하게 우거진 정글의 냄새인 건가요?”
도는 모자를 벗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씁쓸한 표정으로 웃었다.
“토미, 네가 진짜 아프리카 냄새를 맡게 되면 아마도 악취 때문에 토하고 싶을 거다.”
“하지만 분명 이 바람 속에는 색다르고 독특한 기운이 느껴진단 말이에요, 도. 난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이 바람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아프리카의 냄새는 이것과 달라, 토미. 아프리카는 굶주림의 냄새가 진동하지. 그건 죽은 아이들의 냄새야. 썩은 오물과 진창의 냄새. 피와 고름이 흐르는 상처의 냄새. 그런 게 아프리카의 냄새란다.”
“너희가 가진 물건이 전부 군인들 거라면, 그 빌어먹을 군인놈들은 내가 아니라 너희가 분명하군!” 하고 검은 그림자는 잔뜩 비꼬는 투로 말했다.
“우린 군인이 아니야. 우린 큰 강 계곡으로 가는 중이야. 거기로 가면 블랙 샤크와 어떻게든 줄이 닿을 테니까.”
“블랙 샤크?”
“그래. 우리는 정의를 위해 투쟁하려고 블랙 샤크를 찾아가는 중이란 말이다.”
“정의를 위해 투쟁한다고? 너희가? 도대체 누구를 상대로 투쟁한다는 거지?”
“우리의 앞을 막는 거라면 뭐든지 다 투쟁의 상대로 삼겠어! 우린 오직 하나의 법만 따르기로 했어. 바로 블랙 샤크라는 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