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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25542638
· 쪽수 : 564쪽
· 출판일 : 2011-03-31
책 소개
목차
01 트렁크 뮤직
02 라스베이거스로
03 내부의 적
04 실종
05 막다른 길
06 덫
07 반전
08 비밀의 끝
09 복수
10 치유의 해변
리뷰
책속에서
보슈는 피해자의 으스러진 후두골 아래쪽에서 들쭉날쭉한 모양의 총알 관통 자국 두 개를 발견했다. 후두융기. 법의학 전문용어가 툭 튀어나왔다. 부검을 너무 많이 봤어, 그는 생각했다. 관통 상처 근처에 있는 머리카락은 총구에서 뿜어져 나온 가스 때문에 까맣게 탄 상태였다. 두피에는 화약 가루가 점묘 그림에 찍힌 미세한 점들처럼 다닥다닥 묻어 있었다. 총을 뒤통수에 바싹 들이대고 쏜 것이었다. 총알이 빠져나간 자국은 보이지 않았다. 보슈는 22구경이었을 거라고 추측했다. 22구경 총알은 빈 사탕단지 속으로 떨어지는 구슬처럼 통통 튀면서 몸안을 돌아다닌다.
보슈가 고개를 들자 트렁크 뚜껑 안쪽에 피가 튄 자국이 보였다. 그는 오랫동안 그 핏자국을 살펴본 뒤 뒤로 물러서서 허리를 폈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본 것들을 하나하나 되살리며 상황을 정리해보았다. 공터로 들어오는 도로에 핏자국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볼 때, 남자는 여기 공터에 도착한 후 트렁크 안에서 살해된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도 의문점이 많았다. 왜 이곳에서? 구두와 양말이 없는 이유는? 팔목을 묶었던 끈은 왜 풀었을까?
보슈는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와 카지노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그가 게임을 하러 가본 카지노장들보다 조용했다. 크랩 테이블에서 고함 소리나 환성이 들리지 않았고, 두 개의 주사위 조합이 7이 나오라고 기원하는 소리도 없었다. 여기서 도박하는 사람들은 수준이 다른가 보군, 보슈는 생각했다. 이 사람들은 돈을 가지고 왔고 얼마를 잃었든 돈을 남기고 떠난다. 이곳은 필사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곳은 지갑이 두둑한 사람들을 위한 카지노였다. …<중략>… 보슈는 5달러짜리 칩 한 개를 7번에 걸고, 룰렛 휠이 돌면서 작은 금속 공이 숫자들 사이를 굴러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조금도 흥분이 되거나 기대가 되지 않았다. 진정한 도박꾼들은 도박의 묘미는 이기고 지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대감에 있다고 말했다. 다음 카드에 뭐가 나오든, 주사위가 어떤 숫자로 떨어지든, 작은 공이 굴러가다가 어떤 숫자에 머물든, 도박꾼들을 흥분시키고 도박에 중독되게 만드는 건 기다리는 그 몇 초 동안의 기대감과 흥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보슈에게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