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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25554976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14-12-26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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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난 심호흡을 했다. '넌 끝내주는 여자야.' 썩 믿어지지 않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끝내주는 여자야. 넌 정말 끝내주는 여자라고.' 우리 엄마가 이 말을 들었다면 좀 겸손해지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겸손은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블리스 에드워즈, 넌 미치도록 탐나는 여자라니까.'
그런데 어째서 나는 스물두 살이 될 때까지 섹스 한 번 해 보지 못했을까? 내 주위엔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드라마 <베이사이드 얄개들>과 <가십걸> 사이의 어디쯤에서 여자가 섹스 한 번 못하고 대학을 졸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가끔 난 데스데모나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정말 그렇게 순수한 인물일까 싶어요. 남자들이 자기 때문에 애가 타는 걸 알고 그들이 질투하는 걸 즐겼을 수도 있지 않나?"
나는 그제야 그와 눈을 맞추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뜯어보았다. 나 역시 초조함을 억누르고 그를 뜯어보았다.
"오셀로가 너무 강해서 겁을 먹었을 수도 있죠. 그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을 거예요. 사실, 대화는 굉장히 중요한 거잖아요."
나는 켈시를 흘끗 보고는 그 애의 시선을 따라 앞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토록 힘겹게 찾아낸 연필이 내 손에서 떨어져 굴러가다가 결국 계단석 아래의 심연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모두가 박수를 치고 있었으므로 새로운 교수는 손을 흔들거나 적어도 미소를 지어야 마땅했지만 대신 그는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이미 커피를 내려놓은 게 너무도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새로 온 교수는 불과 여덟 시간 전에 내 침대에 발가벗고 누워 있던 그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