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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88925558479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16-02-15
책 소개
목차
서문··············p.4
본문··············p.8
영문··············p.94
옮긴이의 말·····p.157
책속에서
이 나이에 이르러 되짚어보니/내 인생에서 기억나는 건/소소한 자갈이 아니라/둥글고 커다란 바위라네./
지나간 생애에 고통도 겪었지만/상처는 절로 아물어/이제 난 해마다 신록으로 자신을 뒤덮는 나무가 되었다네./슬픔 위를 거닐 있었건만/지금 내가 기억하는 것은/나른한 가을 햇살./
물론 인생을 비참하게 만드는/사건들도 있었지./하지만 세상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상실의 노래에는/귀 기울이지 않았어./오히려 들판과 냇물을/자식처럼 키우는 대지로/나가 보는 걸 더 좋아했어./그러면 대지는/내 노래의 완전함을/메아리로 화답해 주었지.
오늘은 죽기 좋은 날./모든 생명체가 나와 조화를 이루고/모든 소리가 내 안에서 합창을 하고/
모든 아름다움이 내 눈 속에 녹아들고/모든 사악함이 내게서 멀어졌으니../
오늘은 죽기 좋은 날./나를 둘러싼 저 평화로운 땅/마침내 순환을 마친 저 들판/웃음이 가득찬 나의 집/
그리고 내 곁에 둘러앉은 자식들./
그래 오늘이 아니면 언제 떠나가겠나.
만약 오늘에야 터득한 모든 지혜를/이전부터 알고 있었다면/난 한평생 노인처럼 살았겠지요./
흘러가는 청춘말고 두려워할 건 아무것도 없어,/그렇게 말하는 노인들처럼./
그렇다면 그게 무슨 재미이겠습니까?/실수라는 건 저질러 보지도 않았을 텐데요./
차라리 난 이대로가 더 좋아요/이제 난 청춘이 다시 왔으면 하고 바라기도 하지요./
노년이랑 무엇이겠습니까? 비가 없어도 푸르른 들판이 얼마나 풍요로웠던가를/추억하는 일, 그거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