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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25579658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1-08-27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 세례명은 아나톨리, 후에 영국식으로 개명해 너새니얼, 줄여서 내트가 되었다. 키는 180센티미터, 얼굴은 늘 깨끗이 면도되어 있다. 숱 많은 머리는 조금씩 희끗해지기 시작한 참이다. 아내의 이름은 프루던스, 유서 깊은 법률 회사에서 런던 사무 변호사들의 파트너로 일한다. 주로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는 법률문제들을 다루는데, 보통 무료 사건 위주다. 체격은 호리호리한 편이다. 프루가 워낙 강단 있는 체형을 좋아한다. 스포츠라면 뭐든 좋아한다. 배드민턴에 더해 조깅과 달리기를 즐기며, 일주일에 한 번은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는 체육관에 나가 운동을 한다. 성격은 모나지 않은 편이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터라 이해심도 어지간하다. 전형적인 영국인의 외모와 태도를 지녔으며, 언제든 유창하고 설득력 있는 토론이 가능하다. 환경에 잘 적응하고 아름다운 여자에게 약한 편이다. 사무직같이 정적인 삶은 천성적으로 맞지 않는다. 그게 어디 사나이가 할 일인가. 규율을 싫어하고 고집이 센 편인데, 이는 결점이자 장점이리라. 이상은 지난 25년간의 고용주들이 쓴 비밀 보고서들에서 발췌하여 정리한 내용이다.
스테파니는 이탈리아 녀석들이랑 나갔다가 언제 돌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빠와 단둘이 나가는 게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의뭉스러운 과거를 시시콜콜 밝힐 생각은 없다. 그저 내가 진짜 외교관이 아니라 위장 신분으로 일하고 있으며, 베이징에 갔을 때도 기사나 대사 자격이 아니었다는 정도? 어쩌면 스테파니도 더 이상 묻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미 집에 돌아와 있는 데다 그 정도면 크게 거슬리는 문제도 아니지 않은가. 열네 살 생일 때 전화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얘기해 주고 싶다. 아직도 아이가 그 일로 꽁해 있는 것 같으니까. 당시 난 러시아 국경 너머 에스토니아 쪽에 앉아 있었다. 공작원이 통나무 더미 밑에 두텁게 쌓인 눈을 뚫고 무사히 국경을 건너기를 신께 기도하면서.
에드는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하게 시합을 치렀고, 또 패했다. 인 아웃 판정에 반박하지도, 재경기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아틸레티쿠스에서든 어디에서든 항의와 반발이 있기 마련이건만. 게다가 시합이 끝나자 활짝 미소를 짓기까지 했는데, 내게 접근한 이후 그런 미소는 처음이었다. 정말로 시합을 즐겼다는 얘기다. 별 기대가 없어서였을까? 덕분에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정말, 정말 좋은 시합이었습니다, 내트. 최고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