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강산 사거리

제1장 자식 덕, 자식 걱정
하이고, 우째 애를 그리 많이 낳으셨어요?
신월동의 별, 개천에서 용 나기
“야, 이 녀석아! 네 엄마 불쌍하지도 않냐?”
“말 잘 못하는 에미 때문에 애들이 불쌍해요”
“차라리 이 에미가 아팠으면……”
“추심전화 때문에 못 살겠어요. 도와주세요”
군 자살자도 국가유공자가 될 수 있게 해 달라?
“내 딸이 두 번 죽게 생겼어요!”

제2장 억하심정과 포한 풀기
“바로 베란다 앞이 깜깜절벽인데, 어디 살겠어요?”
“군인이 무슨 죄라고, 이런 데서 살아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우리 동네
사람들은 왜 억하심정을 품는가?
핑퐁 게임에 갇혀버린 민원 해결하는 법
“허허, 공무원들 머리가 이렇게 안 돌아가서야……”
“그 종교 단체가 동네에 들어오면 집값 떨어진다니까요”

제3장 그놈의 돈, 돈, 돈
“정 판사 미안해, 오늘이 민원의 날이라서……”
“돈도 돈이지만 차별대우가 문제라니까요”
“저 집은 놔두고 왜 우리 집만 벌금 때려요?”
“우리 천팔백 명 다 죽습니다. 끝장이라구요”
최연소 민원인,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요……”
최고령 민원인, “내 남편 한 좀 풀어줘”

제4장 행복으로 들어가는 낙타바늘귀
이건희 회장보다 더 부자인 사람들
“누님들, 예술 한번 합시다!”
“우린 무사하잖습네. 그 친구들 얼마나 힘들갔어요?”
“정말 미치겠네! 그 돈을 안 타먹었단 말예요?”
“2년 넘게 세 못 내는 그 여자 좀 어떻게 해봐요”
“당신들, 목동 같으면 감히 그럴 수 있었겠어?”

제5장 졸면 죽는다
‘쓰리쿠션 예산’의 비밀
“답답하시죠? 전 환장하겠습니다”
“대통령 못 모셔 오면 우린 끝장이다”
“그게 목동 땅입니까? 양천구 땅이지!”
내 처보다 나를 더 사랑한 여인

제6장 국회의원 헛방이다
국회의원 헛방이다
‘야동순재’에 대한 유감
“글쎄, 묻는 말에만 대답하세요”
우리 시대의 영웅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대한민국의 다섯 가지 기둥
국회의원이 이불 뒤집어쓰고 웃는 이유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의 소
윤도현과 모스크바대 여대생

제7장 말 말고도 글로 먹고사는 법
이 모든 게 제 탓입니다
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
청문회, 이러니 국민한테 욕 얻어먹지
자장면 다섯 그릇 먹기 시합

제8장 “민원의 날이 사람 잡습니다”
공수부대 훈련보다 더 힘든 민원의 날
내가 구의원인지, 법조 공무원인지 헷갈려
두드리라, 열릴 것이다
“에이구, 적당히 하세요, 적당히”

제9장 “의원님, 제발 우리 민원도 좀 들어주세요”
“아니, 이 사람이 병 주고 약 주나?”
나는야, 동네 경식이
나는 신월동 비서관이다
노처녀 별곡(別曲)
“남친 만들기도 어려운데 약혼이라니요?”
‘아침형 처녀’ 만드는 비법

추천의 글 1 - 야, 이런 동네도 다 있구나!
추천의 글 2 - 무식(?)하기 짝이 없는 민원의 날

민원의 날을 하다 보면 해결되는 일보다 해결되지 않는 일이 더 많다. 대개 국회의원 사무실로 들어오는 민원은 온갖 곳을 돌아다니며 하다하다 안 되어서 들어오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렇게 억울한 일이 있느냐며 펄펄 뛰시는 분들의 민원을 면밀히 조사하면, 현행법상으로나 제도상으로 도저히 안 되는 것들이 많다. 백번 양보해서라도 상식선에서 허용되지 않는 일도 상당수에 이른다. 그런데 왜 이 분들은 천하의 억울한 일이라며 억하심정을 가질까.
비밀은 거의 대부분 여기에 숨겨져 있다. 민원인들이 맨 처음 자신의 일이 해당사항 없음, 처리 불가, 재심의 논의 금지 등의 처분을 받았을 때 상황을 들여다보자. 검찰, 법원, 경찰, 세무서, 구청, 중앙부처 등 관공서에서 최초 통보를 받을 때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한다. 그저 안 된다는 소리뿐이다. 안 되는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덜 억울할 텐데 말이다. 자세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위압적인 자세에 짓눌린 민원인은 ‘아, 내가 힘이 없으니까 이런 일을 당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억하심정이 쌓이기 시작한다. 몇 번 더 관공서를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이제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문전박대가 이어진다. 이제 ‘이놈의 나라는 법도 없다’는 극도의 피해의식에 사로잡힌다. 민원인에게 논리적인 설득은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입장의 공유가 중요하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얘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것, 전후 사정을 조사한 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진심 어린 위로다.
- ‘사람들은 왜 억하심정을 갖는가?’ 中에서

한 청소부가 있었다. 이 사람은 언제나 웃으면서 일한다. 누가 가서 물었다.
“어떻게 당신은 힘들고, 더럽고, 냄새나고, 돈도 얼마 못 버는 일을 하면서 웃을 수 있는지요?”
청소부가 대답했다.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깨끗하게 하고 있소. 그러니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소.”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문턱까지 왔다. 그 견인차가 삼성의 갤럭시S2, 제네시스의 현대차라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미국의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말을 들어보시라. “세상 최고의 행복은 남모르게 선행했는데 우연찮게 드러나는 것”이라 했다. 속물근성이라 흉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대한민국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밑바닥에서 떠받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영웅들을 소개해야 하지 않겠는가.(2011년 7월 27일)
- ‘우리 시대의 영웅’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