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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27802662
· 쪽수 : 269쪽
책 소개
목차
서문
금빛 사나이와 밤하늘과 사회자
야쿠자의 개들
수염 난 여자
일본에 돈벌이 나온 아가씨들의 시대
싱크로나이즈 도깨비 코치
‘미소’의 파괴력에 대해
얄밉도록 태연한 그녀
스탠 바이 미
일반인의 섹스 아카데미상
안아줘
콘돔과 에이즈와 베트남 미녀
쓰루이즘
이브의 러브레터
하와이의 엄마
인플레 여자군단
화장지의 여인
고고한 화가
올리브 목걸이
성적으로 미숙한 인간
SEX 따위, 없으면 좋을 텐데
‘폭주 고양이’ 면허증
엄마가 암에 걸렸다
엄마가 암에 걸렸다 2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이런 사람들이 그리는 그림
이층에서 뱉는 침
나여서 미안하다……
9회말 1사 1, 3루
쌍둥이 학교
제대로 된 ‘바카본 파파’
일상 속의 비일상
얼음장 같은 미소
콩트 나라 사람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
세상이 뒤집어질 정도의 일은 아니다
그 이름은 릴리 마탕키
큰 부자가 되는 방법
프랑스 아저씨
원인이 대체 뭐야
레코드 회사 만드는 법 (전편)
레코드 회사 만드는 법 (후편)
첫 연락을 받아들이는 방법
그렇다고 싫은 건 아니다
사도(佐渡)의 진기한 동물
아미고들과 함께 불타오르던 나날
후기
후기의 후기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인간 존재는 소소한 것이다. 어렸을 때는 이 사회의 나사못 따위는 결코 되지 않겠노라고 목청을 높이지만 어른이 된 뒤에 돌아보면 완전 나사못이 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소한 나사못이라도 좋다. 문제는 그 가치다. 이를테면 지구에 구멍이 나고 거기서 철철철 독액이 흘러나와 자그마한 나사못이 된 내가 거기에 끼워져 지구의 위기를 밤낮으로 구원하고 있다고 하자. 사람들이 내 옆을 지나갈 때마다 말할 것이다.
“아, 릴리 군, 수고가 많네. 자네 덕분에 우리 지구는 살아났어. 자, 그럼 수고해!!”
이건 위대한 업적이다. 하지만 나는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해!!”
꼭 내가 아니어도 되는 것이다. 요는 개인의 존재 가치다. 일의 크고 작음이 아니다.
항상 생각하는 일인데, ‘열심히 해보려는 마음’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순수하게 뭔가에 열중하는 마음은 아름답다. 하지만 흔히 눈에 띄는 ‘열심히 해보려는 마음’의 대부분은 열심히 해보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저속한 야심을 불태우는 것이다. 그런 걸 본인은 ‘순수하게 열심히 해보려는 마음’이라고 착각하고 눈을 반짝이고 있다. 하지만 내 시선에는 그게 자꾸만 미친놈으로 보인다.
가로등에 몰려드는 나방처럼 그저 빛이 잘 드는 좋은 자리를 동경할 뿐이어서, 만일 거기서 홀랑 타버려도 그걸 도전이랍시고 당당히 가슴을 내민다.
하지만 본질 부분을 향해 날아갈 용기 따위는 갖고 있지 않다. 갖고 있지 않은 건 그나마 괜찮은 편이고, 그게 아예 보이지도 않는 나방이 대부분이다.
항상 평화의 사상에 젖어 있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이 계절에는 죽어도 괜찮을 사람이 자꾸 불어난다. 시시껄렁한 박애보다, 소중한 사람들만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쩌면 나 역시 죽어도 괜찮을 쪽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