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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해방전후사/한국전쟁
· ISBN : 9788927880561
· 쪽수 : 548쪽
· 출판일 : 2024-08-15
책 소개
목차
서문
글머리에
제1장 해방 : 망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
제2장 제2차 세계대전 전시 회담 : 4대국 영수들의 꿈과 좌절
제3장 한반도 분단의 결정 과정 : 3성조정위원회의 젊은 장교들
제4장 신탁 통치 파동 : 돌아오지 않는 다리
제5장 중도파의 비극적 운명 : 송진우
제6장 장덕수의 소설 같은 삶
제7장 미소공동위원회 : 하지 장군의 꿈과 야망
제8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1) : 일제 시대와 해방정국
제9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2) : 좌우합작의 희생자들
제10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1) : 은원의 30년, 임시정부
제11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2) : 단독 정부를 둘러싼 갈등
제12장 백관수 : 한 애국자의 얼룩진 삶
제13장 친일 논쟁 : 그 떨쳐야 할 업장
제14장 박헌영 : 한 공산주의자의 사랑과 야망
제15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1) : 청년 마르크시스트의 탄생
제16장 세 번의 비극(1) : 대구 사건
제17장 남북협상(1) : 김구와 김일성의 다른 계산
제18장 남북협상(2) : 돌아오지 않은 사람, 홍명희
제19장 남북협상(3) : 돌아오지 않은 사람, 백남운과 이극로
제20장 한숨 돌려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제21장 세 번의 비극(2) : 제주 4·3 사건
제22장 세 번의 비극(3) : 여수·순천 사건
제23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2) : 한국전쟁
제24장 한국전쟁의 미스터리 : 미국의 함정이었나?
제25장 맥아더 : “미국의 시저”
제26장 자식을 가슴에 묻은 모택동
제27장 휴전 회담(1) : 후회하지 않는 전쟁은 없다
제28장 휴전 회담(2) : 밀사들의 막전 막후
제29장 휴전 회담(3) : 북방한계선(NLL)의 실체
제30장 죽산 조봉암의 해원
제31장 통일 논의를 둘러싼 허구들
제32장 무엇이 통일을 가로막는가?
색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해방정국의 갈등을 설명하면서 좌우익의 갈등이 비극을 낳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좌익 내부의 갈등과 우익 내부의 갈등이 좌우익 사이의 갈등보다 더 심각했고 더 적의(敵意)에 차 있었으며 잔혹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해방정국을 더욱 비극의 길로 몰아갔다는 점이다. 몽양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해방정국의 희생자들 가운데 대부분은 이념이 다른 적대 세력의 손에 희생된 것이 아니라, 우익은 우익의 손에 죽었고 좌익은 좌익의 손에 죽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이데올로기 집단 안에서도 중도 온건 노선을 배신이나 변절 또는 기회주의자로 보려는 극단적 도그마와 성숙하지 않은 이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점에서 해방정국에서 이념이나 노선의 문제는 당사자들이나 후세의 사가들에 의해 과장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난마와 같은 해방정국에서 “신탁 통치의 문제를 가슴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냉정과 이성으로 지혜롭게 고민하자”고 주장하던 고하나 설산이나 몽양은 좌우의 십자포화로 말미암아 희생되었다.
지금 일부 김구를 숭모하는 사람은 “이승만이 김구를 죽였다”고 내놓고 말하고 있고, 이에 질세라 이승만 측에서는 “김구가 장덕수와 여운형을 죽인 것”으로 믿고 있다. 이 진실을 밝히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암살의 배후란 본디 희미하며, 이와 같은 갈등과 마찰이 서로에게는 상처를 주며 누군가에겐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덮어야 한다.
격동기의 정치적 양상은 “질주”이다. 그것이 오른쪽으로 치닫든 왼쪽으로 치닫든, 격정의 소음 속에서 민중에게 호소하려면 먼저 크게 외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사태를 관망하며, 야심을 버리지 않고 처신을 조심하는 무리가 있는데, 해방정국에서 그들을 중도파라 부른다. 온건파(Moderate)라는 용어는 들어봤지만, 중도파(Middle-of-the-Road)라는 용어에 생소했던 미군정은 저들이 “왔다 갔다 하는 무리”(wobbler)인가 의심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우선 미국인들이 보기에 저들이 “뻘갱이”(pinko)인지 “퍼랭이”(blue)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낮에 보면 퍼랭이 같고 밤에 보면 뻘갱이 같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