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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현대철학 일반
· ISBN : 9788931023329
· 쪽수 : 824쪽
책 소개
목차
서문 _ 제롬 콘
카를 마르크스와 서구 정치사상의 전통
위대한 전통
20세기에 권위가 의미하는 것
로버트 허친스에게 보내는 편지
헝가리 혁명과 전체주의적 제국주의
전체주의
문화와 정치
전통 윤리에 대한 도전: 마이클 폴라니에 대한 답변
1960년 미국 전당 대회를 돌아보다: 케네디 대 닉슨
행위와 ‘행복의 추구’
자유와 정치에 관한 강연
냉전과 서구
민족 국가와 민주주의
케네디와 그 이후
나탈리 사로트
“담벼락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요아힘 페스트와의 인터뷰
노동, 작업, 행위
정치와 범죄: 서신 교환
제시 글렌 그레이의 《전사들》 서문
인간의 조건에 관해
근대 사회 위기의 특징
혁명과 자유에 관한 강연
미국은 본래 폭력적인 사회인가?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에 대하여
“자유롭기 위한 자유”: 혁명의 조건과 의미
상상력
그는 철저히 드와이트다
에머슨-소로 메달 강연
아르키메데스의 점
80세를 맞은 하이데거
마르틴 하이데거에게
전쟁 범죄와 미국의 양심
《뉴욕 리뷰 오브 북스》 편집진에게 보낸 편지: 구분
현대 사회의 가치들
한나 아렌트에 대한 한나 아렌트
발언
프린스턴대학교의 철학 자문 위원회 연설
로저 에레라와의 인터뷰
공적 권리와 사적 이익: 찰스 프랭클에 대한 답변
《정신의 삶》 머리말
전환
위스턴 오든 추모사: 1973년 9월 28일 밤 서거
감사의 말
수록 에세이 출간 정보
옮긴이 해제 및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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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아이히만에게는 내면의 목소리가 없었다. 아렌트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그는 ‘하나 안의 둘’이 아니었다. 이는 그에게 함께 사유할 동료가 없었다는 의미다. 사유할 동료란 자기 자신보다는 타자에게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적어도 세계에 재현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들을 수 없도록 너무도 빨리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해주는 사람이다. ‘아이히만은 헤아릴 줄은 알았으나 사유하지는 못했다.’
아이히만은 자신이 한 일 때문에 자신의 삶을 재판받는 특수한 개인이었다. 이 사안을 두고 양심의 역할에 관해 생각한다는 것은 유일한 양심이 나쁜 양심이며 이 양심은 다만 점잖은 신사와 숙녀에게만 말을 건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다. 실제로 나쁜 양심은 인간 존엄의 필수적인 조건이다. 이에 반해서 명료하거나 투명한 양심에는 목소리가 없으며 아무에게도 이 목소리가 필요하지 않다.
아렌트는 인간이 인간에게 행할 수 있는 일은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homo homini lupus”라는 고대 개념을 훨씬 능가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고 판단했다. 정치적으로 아이히만의 평범성은 그가 쓴 가면 배후에 어떤 결정을 하도록 만든 근원이 없음을 보여준다. 그의 가면은 선택이나 우연의 강풍이 데려간 곳이 어디든 일관성이나 기대 없이 바뀌었다. 아렌트는 아이히만 자신이 “악의 평범성”을 범하지 않았다는 기괴한 행위에 대해 아이히만의 책임이라고 명명했고, 우리는 여기에 동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