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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05553
· 쪽수 : 110쪽
책 소개
목차
1.
공터의 사랑 | 불우한 악기 | 불취불귀(不醉不歸) | 울고 있는 가수 | 정든 병 | 흰 꿈 한 꿈
마치 꿈꾸는 것처럼 | 연등 아래 | 상처의 실개천에 저녁해가 빠지고 | 저무는 봄밤
명동, 카바이드불 | 혼자 가는 먼 집 | 저 잣숲
2.
저 나비 | 무심한 구름 | 사랑의 불선 | 바다탄광 | 산수화 | 쉬고 있는 사람
아버지의 유작 노트 중에서 | 골목길 | 서늘한 점심상 | 먹고 싶다… | 씁쓸한 여관방
산수화 | 아직도 나는 졸면서 | 하지만 애처러움이여 | 갈꽃, 여름 | 늙은 가수
정처없는 건들거림이여 | 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 | 저 산수가
3.
저 누각 | 청년과 함께 이 저녁 | 도시의 등불 | 표정 1 | 가을 벌초 | 표정 2
꽃핀 나무 아래 | 봄날은 간다 | 기차는 간다 | 한 그루와 자전거 | 원당가는 길
4.
저 마을에 익는 눈 | 등불 너머 | 저 문은 어디로 갔을까요 | 나를 당신 것이라 | 거름비
불귀 | 시 | 남해섬엣 여러 날 밤 | 유리걸식 | 세월아 네월아 | 저이는 이제 | 산성 아래
내 속으로 | 백수광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카린같이 스며들던 상처야
박분(薄粉)의 햇살아
연분홍 졸음 같은 낮술 마음졸이던 소풍아
안타까움보다 더 광포한 세월아
순교의 순정아
나 이제 시시껄렁으로 가려고 하네
시시껄렁이 나를 먹여살릴 때까지 ('봄날은 간다', 본문 p.71 중에서)
[시인의 산문]
악기만 남고 주법은 소실되어버린 공후를 본다. 만 남고 用은 사멸되어버린 악기, 썩어 없어질 몸은 남고 썩지 않는다는 마음은 썩어버린 악기.
악기는 고정된 세계의 현현이다. 주법은 이 현현을 허물어뜨리려 한다. 그러나 주법은 진동의 미세한 입자를 시간 속에 끼워넣으며 악기의 경계와 세계 속의 경계를 건드릴 뿐인데 이 건드림, 이 건드림이 직조해내는 무늬, 진동의 미세한 입자들이 뿜어내는 숨과 그 숨의 웅숭거림이 천변만화해내는 세계,
나는 마음이 썩기를 원한다. 오로지 몸만 남아 채취되지 않기를, 기록되지 않기를, 문서의 바깥이기를.
이것이 마음의 역사이다. 그 역사의 운명 속에 내 마음의 운명을 끼워넣으려 하는 나는 언제나 몸이 아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