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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2169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3-10-03
책 소개
목차
슬픔만 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한식/ 폐병쟁이 내 사내/ 원폭수첩 2/ 남강시편 1/ 남강시편 3/ 달빛/ 유배일기/ 땡볕/ 별 노래/ 새/ 할리우드/ 이상하다 왜 이리 조용하지
혼자 가는 먼 집
공터의 사랑/ 불우한 악기/ 마치 꿈꾸는 것처럼/ 혼자 가는 먼 집/ 사랑의 불선/ 쉬고 있는 사람/ 먹고 싶다……/ 표정 1/ 한 그루와 자전거/ 저 마을에 익는 눈/ 시/ 유리걸식/ 백수광부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어느 날 눈송이까지 박힌 사진/ 머리에 흰 꽃을 단 여자아이들은/ 구름은 우연히 멈추고/ 그러나 어느 날 날아가는 나무도/ 내 마을 저자에는 주단집, 포목집, 바느질집이 있고/ 베를린에서 전태일을 보았다/ 두렵지 않다, 그러나 말하자면 두렵다/ 바다가/ 동천으로/ 모르고 모르고/ 이 지상에는/ 비행기는 추락하고/ 폭발하니 토끼야!/ 어느 눈 덮인 마을에 추운 아이 하나가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대구 저녁국/ 그때 달은/ 해는 우리를 향하여/ 새벽 발굴/ 연등빛 웃음/ 그해 사라진 여자들이 있다/ 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시간언덕/ 나무 흔들리는 소리/ 마늘파 씨앗/ 물지게/ 여름 내내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거짓말의 기록/ 수수께끼/ 글로벌 블루스 2009/ 비행장을 떠나면서/ 찬 물새, 오랫동안 잊혀졌던 순간이 하늘에서 툭 떨어지는 것을 본 양/ 열린 전철문으로 들어간 너는 누구인가/ 카라쿨양의 에세이/ 울음으로 가득 찬 그림자였어요, 다리를 절던 까마귀가 풍장되던 검은 거울이었어요(혹은 잠을 위한 속삭임)/ 사막에 그린 얼굴 2008/ 눈동자/ 여기는 그림자 속/ 삶이 죽음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그때처럼/ 추억의 공동묘지 아래/ 문장의 방문/ 사탕을 든 아이야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농담 한 송이/ 그 그림 속에서/ 이 가을의 무늬/ 이국의 호텔/ 포도나무를 태우며/ 병풍/ 딸기/ 포도/ 자두/ 오렌지/ 호두/ 목련/ 죽음의 관광객/ 내 손을 잡아줄래요?/ 우산을 만지작거리며/ 우리 브레멘으로 가는 거야/ 가짓빛 추억, 고아
함께한 시인들
허수경許秀卿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감꽃이 질 무렵 봄비는 적막처럼 내렸다
감꽃 천지
군화 발자욱이 그 위를 덮친다
집집마다 아픈 아이들
가위 눌린 잠 속으로 감꽃은
폭풍처럼 휩쓸고 다닌다
어린 살 속에 시린 날을 세우고
발진처럼 불거져 내리는 감꽃
대문 두드리는 소리
비명 소리
미친 듯 떨어지는 감꽃 꼭지
그 위에 적막처럼 봄비가 내린다
날이 밝으면
왜 이리 조용하지 이상하다
아버지는 쓴 입속으로 물을 넘긴다
먼 둔덕 애장터
오지 사금파리가 아리게 반짝이고
어른들은 화전을 부친다
오미자 물을 우려낸다
이상하다, 왜 이리 조용하지.
―「이상하다 왜 이리 조용하지」 전문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
썩었는가 사랑아
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에게로 간다
사랑은 그대를 버리고 세월로 간다
잊혀진 상처의 늙은 자리는 환하다
환하고 아프다
환하고 아픈 자리로 가리라
앓는 꿈이 다시 세월을 얻을 때
공터에 뜬 무지개가
세월 속에 다시 아플 때
몸 얻지 못한 마음의 입술이
어느 풀잎자리를 더듬으며
말 얻지 못한 꿈을 더듬으리라
―「공터의 사랑」 전문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혼자 가는 먼 집」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