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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허수경 시선집)

허수경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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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허수경 시선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2169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3-10-03

책 소개

2023년 10월 3일 허수경 시인의 5주기 기일에 맞춰 그의 대표작을 엄선한 시선집을 출간한다. 허수경 시인은 1987년 시단에 나와 꼬박 31년의 시력 동안 여섯 권의 시집을 남겼다. 이번 시선집 수록작은 특히, 2000년대 이후 데뷔해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쉰여섯 명의 시인이 직접 선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더한다.

목차

슬픔만 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한식/ 폐병쟁이 내 사내/ 원폭수첩 2/ 남강시편 1/ 남강시편 3/ 달빛/ 유배일기/ 땡볕/ 별 노래/ 새/ 할리우드/ 이상하다 왜 이리 조용하지

혼자 가는 먼 집
공터의 사랑/ 불우한 악기/ 마치 꿈꾸는 것처럼/ 혼자 가는 먼 집/ 사랑의 불선/ 쉬고 있는 사람/ 먹고 싶다……/ 표정 1/ 한 그루와 자전거/ 저 마을에 익는 눈/ 시/ 유리걸식/ 백수광부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어느 날 눈송이까지 박힌 사진/ 머리에 흰 꽃을 단 여자아이들은/ 구름은 우연히 멈추고/ 그러나 어느 날 날아가는 나무도/ 내 마을 저자에는 주단집, 포목집, 바느질집이 있고/ 베를린에서 전태일을 보았다/ 두렵지 않다, 그러나 말하자면 두렵다/ 바다가/ 동천으로/ 모르고 모르고/ 이 지상에는/ 비행기는 추락하고/ 폭발하니 토끼야!/ 어느 눈 덮인 마을에 추운 아이 하나가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대구 저녁국/ 그때 달은/ 해는 우리를 향하여/ 새벽 발굴/ 연등빛 웃음/ 그해 사라진 여자들이 있다/ 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시간언덕/ 나무 흔들리는 소리/ 마늘파 씨앗/ 물지게/ 여름 내내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거짓말의 기록/ 수수께끼/ 글로벌 블루스 2009/ 비행장을 떠나면서/ 찬 물새, 오랫동안 잊혀졌던 순간이 하늘에서 툭 떨어지는 것을 본 양/ 열린 전철문으로 들어간 너는 누구인가/ 카라쿨양의 에세이/ 울음으로 가득 찬 그림자였어요, 다리를 절던 까마귀가 풍장되던 검은 거울이었어요(혹은 잠을 위한 속삭임)/ 사막에 그린 얼굴 2008/ 눈동자/ 여기는 그림자 속/ 삶이 죽음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그때처럼/ 추억의 공동묘지 아래/ 문장의 방문/ 사탕을 든 아이야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농담 한 송이/ 그 그림 속에서/ 이 가을의 무늬/ 이국의 호텔/ 포도나무를 태우며/ 병풍/ 딸기/ 포도/ 자두/ 오렌지/ 호두/ 목련/ 죽음의 관광객/ 내 손을 잡아줄래요?/ 우산을 만지작거리며/ 우리 브레멘으로 가는 거야/ 가짓빛 추억, 고아

함께한 시인들
허수경許秀卿

저자소개

허수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뮌스터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학교라는 제도 속에서 공부하기를 멈추고 글쓰기로 돌아왔다. 그뒤로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산문집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너 없이 걸었다』, 장편소설 『모래도시』 『아틀란티스야, 잘 가』 『박하』, 동화책 『가로미와 늘메 이야기』 『마루호리의 비밀』, 번역서 『슬픈 란돌린』 『끝없는 이야기』 『사랑하기 위한 일곱 번의 시도』 『그림 형제 동화집』 『파울 첼란 전집』 등을 펴냈다. 동서문학상, 전숙희문학상, 이육사문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 10월 3일 뮌스터에서 생을 마감했다. 유고 산문으로 『가기 전에 쓰는 글들』 『오늘의 착각』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 유고 시집으로 『만일 그대가 나보다 먼저 간다면』이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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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감꽃이 질 무렵 봄비는 적막처럼 내렸다

감꽃 천지
군화 발자욱이 그 위를 덮친다

집집마다 아픈 아이들
가위 눌린 잠 속으로 감꽃은
폭풍처럼 휩쓸고 다닌다

어린 살 속에 시린 날을 세우고
발진처럼 불거져 내리는 감꽃

대문 두드리는 소리
비명 소리
미친 듯 떨어지는 감꽃 꼭지
그 위에 적막처럼 봄비가 내린다

날이 밝으면
왜 이리 조용하지 이상하다
아버지는 쓴 입속으로 물을 넘긴다

먼 둔덕 애장터
오지 사금파리가 아리게 반짝이고
어른들은 화전을 부친다
오미자 물을 우려낸다

이상하다, 왜 이리 조용하지.
―「이상하다 왜 이리 조용하지」 전문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
썩었는가 사랑아

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에게로 간다
사랑은 그대를 버리고 세월로 간다

잊혀진 상처의 늙은 자리는 환하다
환하고 아프다

환하고 아픈 자리로 가리라
앓는 꿈이 다시 세월을 얻을 때

공터에 뜬 무지개가
세월 속에 다시 아플 때

몸 얻지 못한 마음의 입술이
어느 풀잎자리를 더듬으며
말 얻지 못한 꿈을 더듬으리라
―「공터의 사랑」 전문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혼자 가는 먼 집」 전문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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