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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14784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가시연 / 붉은 검 / 물가에서 단잠을 잤다 / 적막이라는 이름의 절 / 불멸 / 죽어가는 자의 고독 / 정약대의 대금 / 무진등 / 바람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 古宅 / 삼베옷을 입은 自畵像 / 붉은 시편 / 이하리를 지나다 / 참서를 뒤적이는 밤 / 국화잎 베개
제2부
천상열차분야지도 / 두웅 습지 / 섬천남성은 독을 품고 있다 / 자라지 않는 나무 / 무덤 / 거울 속의 산 / 天下圖 / 물 위의 길 / 맹점 / 내가 본 풍경이 / 파초등 / 신들린 여자 / 꽃들이 소리 없이 / 밤의 정수사 / 내 가슴 속에서 불타는 칼이
제3부
별의 관문을 통과한 나무들은 / 푸른 창문들 / 음계 / 검은 개의 행방 / 黑 / 용산성당 / 무언극 / 探梅行 / 청동거울의 뒷면 / 작은 새의 죽음 / 終生記 / 더 이상 시간은 / 검은여 / 어두운 사과나무 옆의 정원사
제4부
달과 배롱나무 / 亥月 / 봄산에서 흰 현호색을 만나다 / 침향무 / 몽산포 일기 / 까만 새 / 햇빛 따라가다 / 창의 전부 / 매월당 / 푸른 달을 한 입 베어 물면 / 달 / 치자꽃 근처 / 꽃 핀 오동나무 아래 / 부화석 / 마량 간다
해설 : 상처의 미학 _ 이혜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삼베옷을 입은 自畵像
폭우가 쏟아지는 밖을 내다보고 있는
이 방을 凌雨軒이라 부르겠다
능우헌에서 바라보는 가까이 모여 내리는
비는 다 直立이다
휘어지지 않는 저 빗줄기들은 얼마나 고단한 길을 걸어 내려온 것이냐
손톱이 길게 쩍 갈라졌다
그 사이로 살이 허옇게 드러났다
누런 삼베옷을 입고 있었다
치마를 펼쳐 들고 물끄러미 그걸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입은 두꺼운 삼베로 된 긴 치마
위로 코피가 쏟아졌다
입술이 부풀어올랐다
피로는 죽음을 불러들이는 독약인 것을
꿈속에서조차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일까
속이 들여다보이는 窓봉투처럼
명료한 삶이란
얇은 비닐봉지처럼 위태로운 것
명왕성처럼 고독한 것
직립의 짐승처럼 비가 오래도록 창밖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