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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 ISBN : 9788901159294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1부 그대는 내 마음의 언더그라운드
추억을 통해 인생은 지나간다 │ 천양희 │ 9
아마도 중얼거림 │ 김경주 │ 17
마음이 즐거워지는 네이밍 │ 이근화 │ 23
먼 그대에게 │ 박정대 │ 31
비밀의 서랍을 열듯, │ 이민하 │ 43
너에게 │ 김언 │ 53
이상하고 외로운 소실점 │ 이제니 │ 63
꿈처럼 오련하게 사레들리네 │ 이재훈 │ 73
나는 안녕하지 않습니다 │ 유형진 │ 81
첫사랑을 향한 연서 │ 박후기 │ 89
봄의 묵서 │ 조용미 │ 99
나의 첫사랑에게 │ 윤성택 │ 109
피와 눈빛과 입술의 일 │ 이혜미 │ 117
잘 지내고 있나요 │ 유희경 │ 125
도망가고 싶었던 마음 │ 이영주 │ 135
당신은 내게 사랑을 말했죠 │ 윤성학 │ 143
공작새가 깃들어 있다지요? │ 조윤희 │ 153
당신은 혹시 내가 아는 모든 사랑이 아니던가 │ 강정 │ 163
하필(何必), 이라는 말 │ 박연준 │ 171
에로 테쿰 │ 김영승 │ 181
2부 우리는 미래에 당도해 있는 연인
스무 통의 손 편지 │ 19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여운이 남는 종소리처럼 첫, 사랑만은 그 여운만이라도 살아남기를, 그리고 다시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천양희)
고양이처럼 나는 이제 겁을 먹으면 어디로든 잘 숨을 줄 압니다. 내내 야위고 있는 기억들, 우리가 나눈 시간 속에서도, 나는 잘 숨을 줄 압니다.(김경주)
너는 나와 함께하고 있어. 툭 털어냈는데 도로 와서 앉고는 해. 그건 너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서 날마다 조금씩 다른 너와 만난다.(이근화)
나는 지금 그대의 숨결로 펄럭이고 싶은
단 하나의 심장, 단 하나의 눈먼 육체를 가졌나니……(박정대)
아프시면 안 돼요. 꼬깃해진 낡은 책처럼 주름이 늘어도 괜찮아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절대 흐릿해지지 않는 활자들처럼, 저를 단번에 알아보실 두 눈만은 함부로 늙으시면 안 돼요.(이민하)
너로 인해서 생겨난 그 빛은 그때 그 장소에서 여전히 우리를 불러 모으고 있다. 적어도 한 사람의 기억을 붙들고 있다. 더도 덜도 말고 그 빛만 기억하라고. 그 빛의 순간만 기억하라고.(김언)
누구에게도 발각되지 않는 빛, 둘만의 암호와도 같은 이름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이제니)
나에게 사랑시는 없습니다. 사랑으로 가는 길목의 지난함만이 있을 뿐. 사랑이라고, 첫사랑이라고 생각하면 사레들릴 것 같습니다.(이재훈)
편지를 마치면서도 나는 여전히 안녕하지 못한 채 비바람 속에 서 있습니다.
한편으론 다행입니다.(유형진)
죽을 때까지 입 다물고 있어야 첫사랑의 완성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겨우 그리워진대서야 어찌 사랑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박후기)
당신은 잘 지내나요?
그렇다면 다음 생에 만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짧은 인연이라 어여뻤습니다. 완성은커녕 채 시작도 되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조용미)
만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을 때 만나고 사랑하는 것. 그것만큼 절실한 풍경이 어디 있을까. 그 비밀을 간직하지 못하는 심장은 타인의 기억에서 박동하지 않는단다. 그러므로 진정한 사랑은 전 생애를 비밀에 걸었을 때에만 이루어지지. 우리는 살아갈수록 비밀이 되어야 해.(윤성택)
H, 나는 줄이 끊어져 일렁이는 두 개의 기둥을 상상합니다.
그건 분명 안타까운 모습이지만, 놓아두어야 하는 풍경이기도 합니다.
인연은 왕복이 아닌 편도로만 짜여진 긴 여정입니다.(이혜미)
울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어요. 나 때문이야, 난 너무 멍청하구나. 속으로 몇십 몇백 번이나 되뇌었던 말. 생각해보니 그때 나는 자책이라는 단어를 하나 배우게 되었던 거군요.(유희경)
어둠 속에 완고하게 놓여 있던 계단. 날카로운 모서리로 남겨진 그림자. 도망가고 싶었던 제 마음. 참혹함이라는 단어를 알려준 뒷모습. 그러한 것이 첫사랑이라면, 첫사랑은 참혹한 이별의 예감을 품고 있는 얼마나 슬픈 단어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이영주)
버스에 오르는데 외투주머니 안으로 뭔가 선득한 것이 재빠르게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버스 안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천 원짜리 대여섯 장이었죠. 덜컹이는 눈물 너머 나는 당신에게 오래오래 손을 흔들었습니다.(윤성학)
지금 생각하니 꿈속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분명 현실로 존재했었던 날들조차도요. 하지만 그 벽이 누렇게 변색되고 그 속의 나도 퇴색되어가리라는 것을 우린 알지요. 그리고 마침내 떼어내 버려진다는 것을요.(조윤희)
나는 실제로 당신을 겪었을 수도, 아니었을 수도 있소. 첫사랑이란 걸 의식적으로 상기하려 하자마자 나는 우두커니 당신을 떠올렸고, 당신이 언젠가 보냈을지도 모를 (또는, 어느 미래에 내가 받게 될지도 모를) 편지 한 통을 읽는 기분에 사로잡혔소.(강정)
사랑의 뿌리는 아주 약하고 흔들리고 움직이기도 하지만, 마음과 마음이 서로 잘 포개지면 그 뿌리를 공중에서도 오래 붙들고 살아갈 수 있는 일다고 믿을래요. 그게 더 진짜 같아요.(박연준)
ero tecum(Ex 3, 12) 즉,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출애굽기 3장 12절)
저도 당신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김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