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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지련

경성지련

장아이링 (지은이), 김순진 (옮긴이)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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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지련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경성지련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32016641
· 쪽수 : 375쪽
· 출판일 : 2005-12-26

책 소개

중국의 현대 문학 작가 장아이링(장애령.張愛玲)의 대표 소설집이다. 장아이링은 20대에 천재적인 문체로 주목을 받았다. 1949년에 수립된 중국 신정부를 거부하고 미국으로 이민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사장되었다가, 이국땅에서 쓸쓸히 숨진 이후에 열광적인 평가와 독자를 거느리게 된 여성 작가이다.

목차

낡은 감정
난새의 경사
붉은 장미와 흰 장미
기다림
아샤오의 슬픔
황금 족쇄
경성지련

- 옮긴이 해설 : 석양의 사막에서 피어난 가시 꽃 한 송이 / 김순진
- 작가 연보
- 기획의 말

저자소개

장애령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20년 중국 상하이의 몰락한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가부장적인 한량이었고 어머니는 진취적인 신여성이었다. 서당에서 고전 문학을 배웠고 열 살 때 어머니의 강력한 주장으로 미국 교회에서 운영하는 소학교에 들어가면서 영어 이름 아이린(Eileen)을 음차해 이름을 장아이링으로 개명했다. 열한 살 무렵 부모가 이혼하자 아버지와 살게 되며 계모와 불화를 겪었다. 1939년 런던대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지만 전쟁 때문에 입학할 수 없어 홍콩대학교 문학과에 진학했고 1940년 월간지에 첫 작품인 「천재의 꿈」을 발표했다. 1942년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홍콩대학교마저 휴교하자 상하이로 돌아가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스물네 살 때 친일 정부 관리인 후란청과 결혼해 이 년 후 이혼했다. 이 시기 대표적인 소설집 『전기』 등을 출간하고 평론가 푸레이의 비평에 반박하는 「나의 글」을 발표해 상하이 문단에 파란을 일으켰다. 장아이링은 후란청과의 결혼 때문에 한동안 친일파로 몰리고 공산당 정부에 적응하지 못해 미국으로 떠났다. 그의 작품은 중국 대륙에서 정치적 비난을 받으며 금기시되었고, 그 바람에 대만과 홍콩에서만 발표될 수 있었다. 1955년 미국으로 망명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 「색, 계」, 「정처 없는 발길」 및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오십 대 초반 로스앤젤레스로 거처를 옮겨 은거 생활을 시작했고 1995년 자택에서 사망했다. 개혁 개방 이후 중국에서 장아이링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중국 대륙은 물론 대만과 홍콩, 서양에서 다시 한번 조명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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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진 (옮긴이)    정보 더보기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중어중문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신대 중국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중국 현대소설과 여성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혁명시대의 연애』, 『첫 번째 향로』, 『복사꽃 피는 날들』, 『한눈에 보는 중국문화』, 『석류나무에 앵두가 열리듯』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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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스팡은 밥을 들고 건성으로 두 입을 먹었다. 그릇을 내려놓고 그대로 가버리기 불편하여 할 수 없이 화류구들 위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술이 올라 귀가 뜨거웠다. 갑자기 이상하게 노곤함이 느껴져 드러누웠다. 구름무늬로 돌돌 감긴 화류구들, 시원한 황색 등나무 속, 유자의 차가운 향기... 첩이 아이를 낳는다. 이것이 바로 그가 그려왔던 전통적인 중국인가... 그의 조용하고 정숙한 중국의 규수는 아편을 피운다! 그는 일어나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받쳤다. 참기 어려운 쓸쓸함이 느껴졌다.
그는 모자를 집어 들고 문을 나서며 심부름꾼에게 말했다.
"잠시 후에 윗분들께 말을 전해주게. 다음날 다시 찾아뵙고 감사드리겠다고!"
그는 벽돌을 간 마당을 지났다. 뜰 가운데 나무가 자라고 있었고 나무의 마른 가지는 도자기 표면에 있는 무늬 같은 흔적을 연푸른 하늘 위에 높다랗게 남겼다. 창안이 조용히 그를 따라 배웅하러 나왔다. 긴소매의 짙푸른 치파오에는 담황색 데이지 꽃이 있었다. 두 손을 맞잡고 얼굴에는 희미한 온유함을 띠고 있었다. 스팡이 몸을 돌려 말했다.
"지앙 양..."
그녀는 멀리 떨어져서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스팡은 가볍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 창안은 자신이 상당히 먼 거리에서 이 태양 속의 정원을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분명하고 친근하지만 간섭할 능력없이 높은 누대에서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뜰, 나무, 스산한 그림자를 드리운 두 사람, 말이 없었다. 많지 않은 추억을 수정 병 속에 채워 양손으로 받치고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녀의 첫사랑이 최후의 사랑이 되었다. -- '황금족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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