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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32016641
· 쪽수 : 375쪽
· 출판일 : 2005-12-26
책 소개
목차
낡은 감정
난새의 경사
붉은 장미와 흰 장미
기다림
아샤오의 슬픔
황금 족쇄
경성지련
- 옮긴이 해설 : 석양의 사막에서 피어난 가시 꽃 한 송이 / 김순진
- 작가 연보
- 기획의 말
책속에서
스팡은 밥을 들고 건성으로 두 입을 먹었다. 그릇을 내려놓고 그대로 가버리기 불편하여 할 수 없이 화류구들 위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술이 올라 귀가 뜨거웠다. 갑자기 이상하게 노곤함이 느껴져 드러누웠다. 구름무늬로 돌돌 감긴 화류구들, 시원한 황색 등나무 속, 유자의 차가운 향기... 첩이 아이를 낳는다. 이것이 바로 그가 그려왔던 전통적인 중국인가... 그의 조용하고 정숙한 중국의 규수는 아편을 피운다! 그는 일어나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받쳤다. 참기 어려운 쓸쓸함이 느껴졌다.
그는 모자를 집어 들고 문을 나서며 심부름꾼에게 말했다.
"잠시 후에 윗분들께 말을 전해주게. 다음날 다시 찾아뵙고 감사드리겠다고!"
그는 벽돌을 간 마당을 지났다. 뜰 가운데 나무가 자라고 있었고 나무의 마른 가지는 도자기 표면에 있는 무늬 같은 흔적을 연푸른 하늘 위에 높다랗게 남겼다. 창안이 조용히 그를 따라 배웅하러 나왔다. 긴소매의 짙푸른 치파오에는 담황색 데이지 꽃이 있었다. 두 손을 맞잡고 얼굴에는 희미한 온유함을 띠고 있었다. 스팡이 몸을 돌려 말했다.
"지앙 양..."
그녀는 멀리 떨어져서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스팡은 가볍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 창안은 자신이 상당히 먼 거리에서 이 태양 속의 정원을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분명하고 친근하지만 간섭할 능력없이 높은 누대에서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뜰, 나무, 스산한 그림자를 드리운 두 사람, 말이 없었다. 많지 않은 추억을 수정 병 속에 채워 양손으로 받치고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녀의 첫사랑이 최후의 사랑이 되었다. -- '황금족쇄' 중에서